올해 부동산 시장은 비규제 지역의 활약상이 두드러졌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 강도 높은 규제가 이들 지역에 풍선효과로 이어져 반사이익을 보게 된 것이다.
비규제지역은 청약통장 가입 후 6개월 이상에 예치금 조건만 충족되면 누구나 1순위 청약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세대원도 청약 접수가 가능하며, 청약 재당첨제한도 없다. 추첨제 비율도 규제지역보다 높아 가점이 낮은 실수요자들도 ‘내 집 마련’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다. 또한 규제지역에 비해 비교적 주택담보대출이 용이하다는 게 강점이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비규제지역 대부분 작년보다 청약 경쟁률이 배로 뛰었다. 부산은 1년 사이 5배 이상(6.9:1→37.1:1), 울산의 경우 3배 이상(4.1:1→12.5:1) 청약 경쟁률이 치열해졌다.
부산의 경우에는 작년 11.6 대책 이후 모든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며 청약 시장이 활기를 되찾았다는 평가다. 규제에서 벗어나자마자 해운대구에서는 수 백대 일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가 나왔다. 지난 3월 분양에 나선 ‘쌍용 더플래티넘 해운대’는 88세대 모집에 1만 9,928명이 몰려 평균 226.5:1을 기록했다.
이어 6월 ‘쌍용 더플래티넘 거제아시아드’가 평균 230.7: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흥행을 이어갔다. 이 단지가 속한 연제구는 지난 2018년 12.28 대책 이후 조정대상지역으로 해제된 바 있다.
울산도 역대 최고 청약경쟁률을 경신한 단지가 나오면서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최근 분양한 울산 남구 야음동 ‘더샵 번영센트로’는 189세대 모집에 1만 4,000여 개의 청약 통장이 접수되어 타입별 최고 경쟁률 149.8:1, 평균 경쟁률 74.4:1로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을 마감했다.
이 외에 비규제 지역인 전남(0.4:1→26.6:1), 충남(0.7:1→3.3:1), 강원(3.1:1→5.5:1) 등도 작년보다 청약경쟁률이 큰 폭으로 뛰었다.
이러한 상황 속 비규제 지역의 똘똘한 단지들이 잇따라 분양에 나서면서 올해 하반기 청약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9월에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지방광역시의 전매제한 강화가 예고돼 있어 이전에 승인을 완료하는 울산, 부산 등 비규제 지역 지방광역시 분양 단지들의 청약 열기가 뜨거워 질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분양되는 단지 중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는 울산 중구의 '번영로 센트리지'와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부산 연제구의 '레이카운티', 한양이 시공하는 대구 달서구의 '대구 송현 한양수자인'이 이러한 분위기 속 주요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내 집 마련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수요자들이 비규제지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며 “하반기 분양시장은 비규제지역에 전매제한 강화도 적용되지 않는 단지들이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