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철저한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수수료·플랫폼 수익과 투자금융자산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압도적인 고객 활동성을 수익으로 전환했다.
또한 중·저신용자와 소상공인 대상 포용금융을 늘리며 금융접근성 제고에 힘썼다. 건전성 지표는 일부 악화했지만 소호대출 급증을 감안하면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는 분석이다.
6일 카카오뱅크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637억원으로, 전년 동기(2314억원) 대비 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53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3182억원) 대비 11% 늘었다.
이번 실적 성장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비이자수익 비중 증가 ▲대출·투자·지급결제 플랫폼 역량 강화 ▲자금운용 수익 확대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정부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로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그동안 가계대출 중심으로 외형을 키워왔으나 대출 한도가 크게 줄면서 여신 확대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카카오뱅크는 비이자이익을 확대하며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카카오뱅크는 대출, 투자, 지급결제 등 다양한 부문에서 플랫폼 역량을 키워왔으며 펌뱅킹·오픈뱅킹, 광고 수익 등도 고르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상반기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전년 대비 8.3% 증가한 1535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여신이자수익 감소와 시장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순이자마진(NIM)은 0.25%p 하락한 1.92%에 그쳤다.
카카오뱅크는 “고객 트래픽 및 수신의 성장과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 여신이자수익이 감소했음에도 비이자수익의 성장이 이를 보완하며 전체 영업수익 증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기준 총자산은 71조9138억원으로, 전년 대비 17.8% 성장했으며 고객 수는 2586만명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신규 고객은 약 100만명이었다.
고객 활동성도 역대 최대 트래픽을 달성했다. 2분기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전분기 대비 약 100만명 증가한 1990만명, 주간활성이용자수(WAU)는 1450만명으로 나타났다.
새롭게 출시한 앱테크 서비스, AI 검색, 신규 투자 서비스 등이 고객 유입과 이용 확대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5.2%로 전년 동기(35.4%) 대비 소폭 개선됐으며 ROE는 8.09%로 전년 대비 0.61%p 상승했다.
카카오뱅크는 상반기에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중·저신용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포용금융을 확대했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기준 총 원화대출금은 44조8010억원으로, 전년 동기(42조5510억원) 대비 5.29% 증가했다.
특히 '금리 사각지대'에 놓인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포용금융을 지속했다.
소호대출은 2조539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070억원) 대비 무려 80.45% 급증했다. 지역 신용보증재단 협약 확대 및 보증료 지원 등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을 줄이고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온 결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 측은 “은행권의 소상공인·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감소하는 등 문턱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운영과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등 면밀한 리스크관리 역량을 통해 소상공인 자금 공급을 지속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4분기 중 '개인사업자 담보대출'을 출시해 소상공인 대상 금융 상품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개인사업자의 금융 생활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도 꾸준히 선보여 사업자 전용 플랫폼으로서의 역량을 갖춰나간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의 핵심 건전성 지표는 소폭 하락했지만 포용금융 확대에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분기 중·저신용 대출 잔액 비중이 33.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2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0.52%로, 전년 동기 대비 0.04%p 상승했지만 전년 말과는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07%p 증가한 0.54%를 나타냈으며 NPL커버리지비율은 1.43%p 하락한 219.07%를 기록했다. 다만 절대 수치 기준으로는 여전히 충분한 충당금 적립 수준으로 평가된다.
자본적정성 지표는 다소 악화했다. CET1은 24.33%, BIS비율은 25.45%로 각각 3.35%p, 3.37%p 하락했다. 업계 평균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자본 여력을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앞으로도 데이터 분석 기반의 신용리스크 정책과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해 건전성 관리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최근 선보인 AI 검색, AI 금융계산기에 이어 모임통장 등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에 AI 기술을 접목해 고객의 금융생활 혁신을 선도할 계획이다.
해외 진출도 순항 중이다. 동남아시아 최대 슈퍼앱이자 IT 플랫폼인 ‘그랩’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지분 투자를 단행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는 차별화된 상품 및 서비스로 고객 수 300만명을 돌파했다. 카카오뱅크의 아이디어가 담긴 신규 서비스도 인도네시아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태국 금융지주사 SCBX(SCB X Public Company Limited)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태국 가상은행 인가를 획득했다. 태국판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오프라인 지점 없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 참여 컨소시엄은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하반기 대고객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우한나 한국금융신문 기자 han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