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유진투자증권
이미지 확대보기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1분기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월 상장을 추진하던 다수의 기업이 일정을 철회하거나 연기를 결정하면서 1분기 IPO 공모금액이 전년 동기보다 60% 이상 급감했다.
8일 한국거래소와 유진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장기업은 총 14개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스펙(기업인수목적) 5개사와 재상장한 케이씨씨글라스, 이전상장한 위세아이텍을 제외하고 단 7개 기업만이 신규 상장했다.
1분기 국내 증시에 상장한 14개 기업이 공모한 금액은 총 3172억원으로 전년 동기(7975억원) 대비 무려 60.2% 감소했다. 기업 수와 공모금액 모든 면에서 2015년(10곳, 2985억원) 이후 5년 만의 최저치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처럼 공모금액이 급감한 것은 상장을 추진하던 많은 기업이 IPO 일정을 철회하거나 연기했기 때문이다. 특히 상장이 예정돼있던 일부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일정을 철회하거나 연기해 공모기업 수 및 공모금액이 예상보다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3월 수요예측 예정이었던 6개 기업(압타머사이언스·노브메타파마·에스씨엠생명과학·엔에프씨·엘에스이브이코리아·메타넷엠플랫폼)은 모두 공모 철회를 결정했다.
SK증권 중소성장기업분석팀은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른 기업설명회 부재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기업설명회 없이는 투자자의 적극적인 공모 참여가 이뤄질 수 없을뿐더러 상장 후 증시가 부진할 시 동반 하락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832대 1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지난 2017년부터 3개년간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기관 수요예측을 거친 기업은 8개 기업으로 IPO 공모 시장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라며 “이는 또한 IPO 공모 시장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 및 금액 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주가가 동반 급락하면서 올해 1분기 상장기업의 주가 수익률도 매우 부진했다.
전문가들은 올 2분기에도 국내 IPO 시장의 위축 상태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종선 연구원은 코로나19 상황 지속으로 올해 2분기 국내 IPO 시장은 소강 상태에 빠져 있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 2년간 2분기 상장 기업 수는 각각 18 개와 20개였다”라며 “따라서 올해 2분기는 지난 2년 내 동기 대비 감소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현재 상태에서 안정화된다면 2분기 IPO 예정 기업 수는 10여개 초반일 가능성이 높다”라며 “2분기 공모시장은 지난 2년간 2분기 평균 금액 수준보다 소폭 낮은 3000억원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 또한 “4월 IPO 시장은 증시에 대한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이 계속된다면 수요예측 및 상장 후 주가는 부진할 것“이라며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설명이 부재한 상황에서 기관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수요예측 및 청약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