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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보험업계를 돌아보다(1)] ‘간난신고(艱難辛苦)’의 2014, 아듀!

김미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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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12-25 22:18 최종수정 : 2014-12-2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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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보험업계를 돌아보다(1)] ‘간난신고(艱難辛苦)’의 2014, 아듀!
‘간난신고(艱難辛苦)’. 몹시 고되고 어렵다는 뜻으로 직장인들이 올 한해를 돌아보며 꼽은 사자성어다. 보험업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올해 초 카드사의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로 불똥이 튀면서 TM영업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을 시작으로 저금리·저성장 장기화는 역마진과 실적저조, 손해율 악화와 맞물리며 보험업계를 더욱 옥좼다. 수익악화로 경비절감을 위해 업계 전체에 구조조정 광풍이 몰아치기도 했다.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은 새주인 찾기에 애를 먹었으며, 손보업계 골칫거리인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기록 중이다.

생보업계는 역마진 진화 노력에도 기준금리 인하, 투자수익률 악화 등으로 외려 역마진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RBC 규제 강화, IFRS4 Ⅱ도입 등 시장환경 변화도 큰 부담인데다 마땅한 자산운용처 찾기도 하늘에 별 따기다. 유일한 돌파구로 여겨지는 해외진출 성공사례 역시 아직까지 요원한 상태. 이같은 간난신고를 겪으며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맞고 있는 보험업계를 되짚어 새로운 봄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편집자주>

◇ 당기순익 늘어도 영업효율은 악화

올해 3분기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보험사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누적 당기순이익이 5조1053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613억원) 대비 25.7%(1조440억원) 증가했다. 생보사들은 3조79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5983억원(24.1%), 손보사들은 2조260억원으로 4457억원(28.2%)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삼성생명의 삼성물산 주식처분(4768억원) 등 일부 일회성 손익효과를 제하면,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 판매감소로 보험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095억원 감소했으며, 손보사의 경우 전년대비 737억원 개선됐으나 보험영업이익의 적자폭을 감소시키는데 그쳤을 뿐이다.

운용자산 증가에 따른 투자영업이익으로 적자를 면하고 있지만 최근 기준금리 인하의 후폭풍과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점에서 이 같은 ‘돌려막기’가 언제가지 가능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역마진으로 수익기반 자체가 악화되면서 최근 수익이 나는 부분은 사실상 보험영업이 아니라 채권 등을 팔아서 낸 이익이 거의 대부분”이라며, “구조조정 등으로 비용을 절감하며 수익을 겨우 맞추는 꼴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 손보업계…차보험 적자 1조원, 장기보험 손해율 악화 ‘이중고’

업권별로 살펴보면, 손보업계는 고질적 문제인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올해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2010년에 이어 4년 만에 1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적정 손해율은 77~78% 수준이지만, 올해 1월 86.9%를 기록한 평균 손해율은 80% 이상을 지속하다 8월 이후부터는 90%를 넘어선 상태로 지속적인 적자 행보를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있었던 만큼 인상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나면 손해율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국토부가 자동차 책임·의무보험 보상한도를 1.5배 확대하는 내용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2016년 4월 시행한다고 발표한데다, 정부 방침이 자동차보험에서는 수익이 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어서 고질적인 손해율 문제가 해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장기보험 수익을 통해 자동차보험 손해를 메우던 것도 옛말이 됐다.

FY2012(2012년4월~2013년3월)까지 손보사들의 주요 성장동력이었던 장기보험 성장률이 크게 감소한데다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 증가와 같은 보험금지급 증가, 보험료적립금 부담 확대로 장기보험 손해율 역시 상승 추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

특히 세제혜택 축소로 인해 장기 저축성보험 증가율이 급감한 것이 장기보험의 성장률 하락의 주 원인으로 꼽힌다. FY2008~FY2012 연평균 35.7%의 증가율을 기록했던 장기 저축성보험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각각 -2.8%, 0.9%를 기록하는 등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해 크고 작은 이슈들로 인해 재해보험 등 일반보험이 주목을 받는 듯 했으나 아직까지는 뚜렷한 성장 요인이 없는데다 실손보험 시장 포화로 신계약이 감소하는 등 보장성보험 성장률도 동반하락하면서 손보업계 전체의 저성장 기조 회복은 내년에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형사들의 경우 수익악화 조짐은 더욱 뚜렷하다. 장기보험 위험손해율이 100%를 넘어서며 상위사들에 비해 20%p 이상 벌어져 실적차이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는 경쟁 심화로 인해 적정 수준 이하의 가격 설정과 언더라이팅(가입심사)을 완화한데 따른 것이다. 운용자산 규모 증가로 올해 상반기 2조6000억원의 투자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저금리 지속으로 인해 운용자산이익률은 하락 추세다.

국내 일반 손보사들의 운용자산은 올해 6월말 기준 국공·특수채가 27.5%, 금융·회사채가 12.3%로 채권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기타대출금(20.8%), 주식·수익증권(13.5%) 순으로 나타나고 있어 비교적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투자수익 제고를 위해 고수익-고위험 자산 편입 비중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는데, 보험영업 손익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중소형사에서 더욱 유인이 높아 손익변동성 확대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건전성 지표인 RBC비율은 9월말 260.1%로 전년 대비 상승했지만 이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이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신용리스크 신뢰수준 상향 등 추가적인 RBC 규제 강화와 장기보험 위험액 증가에 따른 요구자본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RBC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안심할 수는 없는 상태다.

◇ 생보업계…저금리 장기화 ‘역마진’ 부담 지속

생보사들의 경우 올해 다양한 이슈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타격을 입힌 것은 단연 ‘역마진’이다. 과거 ‘우려’에 그쳤던 역마진 위협은 어느새 생보업계를 가장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했다. 역마진 타개책으로 보장성보험 확대에 집중하고 있지만 저금리 지속, 경기부진, 인구증가율 둔화, 가계부채 부담 가중 등 생보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와 가입 포화로 인한 신규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보시장은 오랜 기간 저축성보험이 성장을 주도해온 만큼 보장성보험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세제혜택 감소로 저축성보험 성장 유인이 축소되고 수익성부담이 커짐에 따라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확대 움직임을 보이던 보장성보험 비중은 올해 상반기 32.0%까지 늘어나며 전년 대비 3.2%p 높아졌다.

고령화로 노후대비를 위한 연금상품을 중심으로 저축성보험 역시 성장세 전환이 기대되지만 금리연동형상품들까지 역마진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산운용이익률 저하 등과 맞물려 제한적 수준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생보사들의 경우 운용자산의 60% 이상을 현금 및 예치금, 국공채, 특수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 자산배분을 하고 있다. 그러나 FY2010 5.9%에 달했던 운용수익률이 올해 상반기 4.6%까지 떨어지는 등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6월말 현재 5.0% 이상 고금리 확정이율 계약 비중이 33.1%에 달한다. 적립금 평균이율이 5.1%로 운용수익률을 상회하고 있어 이차역마진 부담은 앞으로도 가장 큰 성장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반면, 노후소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올해 고령자 및 유병자를 위한 상품들이 대거 출시되며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향후 연금을 통한 저축성보험의 회복과 새로운 틈새시장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고령화로 다양한 보장성상품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보장성상품이 이자율에 대한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신규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고 수익의 안정성 및 질적 수준 제고 차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 新 성장동력?…“소비자 신뢰 회복” 한목소리

성장의 정체기에 놓여있는 만큼 업계 내 경쟁도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는 설계사 이동과 맞물리며 GA(법인보험대리점)와의 갈등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GA의 대형화로 보험사의 대리점 판매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GA의 입지가 강화되자 보험사가 반격에 나선 것.

그러나 자칫 이 같은 경쟁구도가 소비자의 보험산업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가장 확실한 성장동력 마련 방법이 바로 ‘소비자보호와 신뢰회복’에 있기 때문이다.

자살보험금 미지급에 따른 신뢰도 하락 역시 이와같은 맥락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서 국내 보험산업의 성장세 회복을 불가능한 미션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라며, “당국과 대형 보험사들이 해외진출을 보험산업의 유일한 성장전략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글로벌 보험사와의 경쟁을 위해서는 자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먼저”라고 꼬집었다.

이어 “소비자와 보험사, 소비자와 소비자간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 보험의 효용이 발휘될 수 있다”며, “보험사와 소비자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소비자 중심 경영이 뿌리내리도록 보험사가 먼저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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