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율 ‘서고동저’ 심화…서울도 적정손해율 넘어
3일 보험개발원이 시도별 자동차보험 경과손해율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가장 높은 곳은 광주(100.5%, 책임보험 기준)로 집계됐다. 평균 손해율인 79.2%에 비해 21.3%나 높은 수치다. 이어 전북(90.6%), 인천(86.6%), 전남(84.8%) 순이다.
반면, 울산(72.2%), 경북(72.9%), 경남(73.0%), 부산(73.9%) 순으로 손해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쪽지역은 높고 동쪽은 낮은 ‘서고동저’의 모습이 뚜렷하다. 손보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의 적정손해율을 77~78% 정도로 보고 있어 서쪽지역에서는 손해를 동쪽지역에서는 이익을 보는 셈이다. 16개 지역 중 적정손해율을 초과하는 지역은 서울(79.0%), 대구(81.6%), 인천(86.6%), 광주(100.5%), 대전(80.6%), 강원(79.0%), 충북(81.7%), 충남(80.5%), 전북(90.6%), 전남(84.8%) 등 10곳으로 전반적으로 손해율이 여전히 높다. 문제는 이 같은 지역별 손해율 차이가 지속적으로 심화된다는 점이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79.0%를 기록해 적정손해율을 넘겼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7%p 높아진 수치다. 손해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들 역시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울산의 경우 2011년 65.3%였던 손해율이 2012년 68.3% 2013년 72.2%로 해마다 3%p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손해율이 가장 좋지 못한 광주의 경우 증가폭은 더 크다. 광주는 2008년 적정손해율을 하회하는 71.6%를 기록했지만 2009년 81.7%로 10%p 이상 손해율이 폭등했으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다 2012년 91.7%, 2013년 100.5%로 폭증하며 독보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 ‘지역별 차등화’ 도입 목소리 높지만 “어려울 것”
지역별로 손해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보험업계에서는 지역별 보험료 차등화 도입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으나 번번이 좌절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지역의 경우 손해율이 높아 보험사들의 기피지역으로 꼽힌다”며, “지역별로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나, 많은 문제가 얽혀 있어 도입이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고 토로했다.
국토교통부는 2012년 지역별 자동차보험료 차등화 제도 도입을 추진과제에 포함시켜 2016년까지 추진한다고 밝힌바 있으나 현재 손을 놓고 있는 형국이다. 국토교통부 자동차운영과 관계자는 “이전부터 논의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현재 구체적인 실행단계나 추진 계획은 없다”며, “지역감정이나 지자체반대 등의 문제도 있지만 지역별로 교통 SOC 투자가 형평성 있게 되어있지 않아 보험료를 차등화 하는데 있어 고려해야할 부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앞서 2006년 금융감독위원회, 2008년 행정안전부에서도 비슷한 방안을 발표했었으나 손해율이 높은 지자체의 빈발과 정치적 부담 등에 부딪혀 실행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이해관계들이 상충된다고 해서 시행해야할 제도를 시행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보험료 형평성과 교통시설 인프라 확충 측면에서도 제도가 시행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