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오현 SM그룹 회장이 AI 전환과 제조·건설 부문 혁신을 앞세워 미래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SM그룹은 건설·해운·제조·서비스 등을 아우르는 54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SM그룹은 그동안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을 키워온 대표적인 그룹이다. 건설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뒤 해운과 제조, 서비스·레저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계열사 간 연결과 내실경영 강화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계열사 간 사업 연계를 확대하는 동시에 AI 기반 업무 혁신과 자동화 시스템 구축으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 우오현 회장, AI·계열사 연계 시너지 등 혁신 주문
우 회장은 최근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 내 생산공장을 직접 찾아 제조부문 계열사 대표들과 사장단 소통 자리를 가졌다.이 자리에는 ▲SM벡셀 ▲남선알미늄 ▲티케이케미칼 등 제조부문 계열사 대표이사와 그룹 임원진 30여명이 참석했다. 우 회장은 생산 현장을 점검하며 로봇·AI 기반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강하게 주문했다.
그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여건 속에서 어떻게 생존하고 성장해야 할지 답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자동화 시스템으로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미래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우 회장은 특히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AI 산업 확대, 소비 패턴 변화 등을 언급하며 “과감한 변화로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개발(R&D) 기능 통합도 주문했다. 계열사별로 흩어진 연구소를 연계해 시너지를 높이고 미래 먹거리 발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성수 SM하이플러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 서밋 서울 2026’에서 연사로 무대에 올라 자사의 AWS 클라우드 전환 성과와 차세대 모빌리티 금융 플랫폼으로의 도약 비전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 /사진제공=SM그룹
이미지 확대보기◇ GWS·제미나이 도입…‘AI 그룹’ 전환 속도
SM그룹은 최근 그룹 차원의 AI 전환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전체 계열사 54곳 가운데 38곳에 클라우드 기반 협업 플랫폼 ‘구글 워크스페이스(GWS)’를 우선 도입했다. 단순한 업무 툴 교체가 아니라 그룹 전체를 데이터 기반 ‘지능형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는 설명이다.
김성수 SM하이플러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 서밋 서울 2026’에서 연사로 무대에 올라 자사의 AWS 클라우드 전환 성과와 차세대 모빌리티 금융 플랫폼으로의 도약 비전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 /사진제공=SM그룹
이미지 확대보기이를 위해 그룹 경영지원부문 산하에 AI 연구 태스크포스팀(TFT)도 신설했다.
SM그룹은 GWS를 기반으로 파편화된 업무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계열사 간 정보 장벽을 낮출 계획이다. 동시에 구글의 기업용 AI 플랫폼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를 활용해 보고서 작성과 자료 취합 등 반복 업무를 줄이고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특히 본사와 현장·지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통합 분석해 업무 생산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제조와 건설·해운·서비스 등 그룹 전반의 운영 효율성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AI 전환의 컨트롤타워는 SM하이플러스가 맡는다. SM하이플러스는 지난해 자체 서버 기반 시스템을 AWS 클라우드로 전환하며 IT 인프라 현대화를 진행했다.
SM그룹은 향후 경영진이 직접 AI 도구를 활용하는 ‘리더십 AI 컨퍼런스’를 열고, 부서별 핵심 인력을 중심으로 AI 활용 문화를 빠르게 확산할 계획이다.
◇ 건설·물류·제조 연계…포트폴리오 다변화
SM그룹은 최근 계열사 간 사업 연계 확대에도 힘을 싣고 있다.현재 건설 부문에는 경남기업과 동아건설산업·삼환기업·우방 등이 있다. 해운 부문에는 대한해운과 SM상선, 제조 부문에는 남선알미늄과 티케이케미칼, SM벡셀 등이 포함돼 있다.
업계에서는 건설과 물류, 제조 부문의 연결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SM그룹 관계자는 “건설부문에서 사업을 진행하면 알미늄 사업부문 계열사가 샷시를 담당하는 등 계열사 간 시너지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아직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점진적으로 연계 사업 확대에 힘쓰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최근 건설업계는 주택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물류센터와 산업시설, 데이터센터, 복합개발 등 비주택 사업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SM그룹 역시 해운·물류 계열과 건설 계열 간 연계 사업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건설 계열사와 제조 계열사 간 협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SM그룹은 철강·소재 관련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어 건설자재와 산업시설 분야에서 내부 공급망 구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경남기업·SM벡셀…계열사 실적 개선 흐름
SM그룹 내 주요 계열사 실적도 일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경남기업은 최근 공공 발주 중심 수주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민간 자체사업보다 공공 공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안정적인 현금흐름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 경남기업은 지난해 LH 발주 공사를 잇달아 확보했다. 양주옥정 LH 아파트 건설공사는 1208억원, 부산강동 LH 아파트는 669억원, 수원당수 LH 아파트는 676억원 규모다.
대한해운의 영업이익도 증가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대한해운 영업이익은 744억원을 기록했다. 직전인 2025년 4분기와 비교하면 46% 증가한 수준이다.
SM벡셀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하며 3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방산용 리튬 앰플전지 공급과 하이브리드 차량용 엔진 부품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방산과 하이브리드 부품은 기존 사업 대비 수익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경북 구미시 남선알미늄 자동차사업부문의 자동차 부품 생산공장에서 로봇팔을 활용한 공정을 참관하며 운영현황을 살피고 있다. 이 자리에서 우 회장은 로봇, 인공지능(AI)의 적극적인 도입을 통한 시스템 자동화로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사진제공=SM그룹
이미지 확대보기◇ “기본에 충실”…건설부문 내실경영 강화
우 회장은 최근 건설부문 계열사 현장소장 간담회에서도 내실경영과 안전관리 강화를 재차 강조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경북 구미시 남선알미늄 자동차사업부문의 자동차 부품 생산공장에서 로봇팔을 활용한 공정을 참관하며 운영현황을 살피고 있다. 이 자리에서 우 회장은 로봇, 인공지능(AI)의 적극적인 도입을 통한 시스템 자동화로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사진제공=SM그룹
이미지 확대보기그는 “불확실성이 뉴노멀이 된 시대일수록 기본에 충실한 경영이 중요하다”며 “내실 있는 현장 운영과 선제적인 리스크 대응으로 흔들리지 않는 체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안전을 그룹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우 회장은 “안전은 단순한 사업 목표가 아니라 건설산업이 존립하는 기초”라며 중대재해 예방과 예방 중심 안전관리 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모듈러 주택 확대도 언급했다. 우 회장은 건설부문 계열사들에 모듈러 주택 도입에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하며 “공급과 수요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SM그룹이 최근 AI 전환과 제조 혁신, 건설부문 내실경영을 동시에 추진하며 미래 성장 기반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M그룹 관계자는 “현재 그룹 내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과 AI 기반 체질 개선에 힘쓰고 있다”며 “계열사 간 협업 규모가 아직 크지는 않지만 연계 사업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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