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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함께' 토론···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하반기 전략은 '몰입·실행' [2026 하반기 경영전략회의]

김성훈 기자

voice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07 07:00

'메타인지·레드팀' 앞세워 전략 검증···'AI 네이티브' 속도
야성·무용담 등 진취적 단어 선택···몰입 통한 성과 강조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2026 하반기 경영포럼에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제공 = 신한금융지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2026 하반기 경영포럼에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제공 = 신한금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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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성훈 기자] “AI 시대, 경영진은 매니저가 아닌 조정자가 돼야 합니다.”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하반기 경영포럼에서 던진 메시지는 지금까지의 디지털 전환 주문과는 달랐다.

리더가 직접 AI를 활용해 역량을 높이고, 조직의 실행을 조율하며, 시장 경쟁을 다시 주도해야 한다는 당부였다.

진 회장은 “단순히 의지와 결기만으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며 차별적 상품·서비스 개발과 몰입, 팀워크를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경기도 용인 신한은행 블루캠퍼스에서 그룹 경영진 약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 하반기 경영포럼’을 열었다. 슬로건은 ‘생동하는 신한, 압도적 몰입’이었다.

이번 포럼의 특징은 AI를 토론의 대상이 아니라 토론의 참여자로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신한금융이 자체 제작한 AI 에이전트는 토론의 ‘레드팀’으로 활용돼 실시간 반론과 대안을 제시했고, 사전 과제 피드백과 조별 발표안 평가에도 투입됐다.

단순히 “AI를 잘 쓰자”는 선언에 그치지 않고, AI를 경영진의 의사결정과 전략 검증 과정에 적용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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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전략회의, 진짜 혁신과 리더의 의무 강조

올해 1월 상반기 경영전략회의 당시 신한금융은 예년보다 일정을 하루 늘려 2박 3일간 회의를 진행했다. 핵심은 ‘가짜 혁신’을 진단하고 ‘진짜 혁신’ 과제를 도출하는 것이었다.
경영진은 사전 과제로 작성한 ‘나만의 가짜 혁신 보고서’를 바탕으로 실패 사례를 공유하고 원인을 분석했다. 이어 ‘우리회사, 진짜 혁신하기’를 주제로 시간 제한 없는 끝장토론을 진행했다. 혁신을 구호로 소비하지 않고, 각자가 경험한 실패와 관성을 먼저 드러내는 방식이었다.

진 회장이 특히 강조한 것은 리더의 의무였다. 그는 2박 3일간 회의를 별도 사회자 없이 직접 주재했고, 리더들이 혁신 추진에 대한 주체적 사고와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AX·생산적 금융·밸류업, 실행 단계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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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이후 가장 빠르게 구체화된 축은 AX와 디지털자산이다. 진짜 혁신을 강조한 만큼, 미래금융 기반 구축에 속도를 낸 것이다.

신한금융은 AI 에이전트와 AX 내재화를 그룹 차원의 과제로 끌어올렸고, 신한 슈퍼SOL 개편을 통해 은행·증권·카드·라이프 기능을 단일 앱으로 통합했다. 새 슈퍼SOL에는 AI 에이전트가 도입돼 고객이 자연어 대화로 상품 추천, 가입, 관리 등을 지원받을 수 있고, 대화로 처리 가능한 업무가 50여 가지에 달한다.

외부 협력도 이어졌다. 신한금융은 씨티그룹과 예금토큰 등 디지털자산 기반 사업과 국경 간 통화결제 인프라 구축 전략을 논의했으며, 비자와는 AI 기반 금융서비스·디지털자산·B2B 결제 혁신·글로벌 플랫폼 연계 사업 등 미래금융 분야 협력 가능성을 공유했다.

신한카드도 마스터카드와 AI 에이전트 페이 실거래에 성공했고, 솔라나 재단과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술 및 Web3 결제 생태계 확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AX가 내부 업무 효율화에 머물지 않고 결제·커머스·디지털자산 인프라로 확장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그룹 내 전담 추진단을 신설하며 강력한 실행 의지를 보인 생산적 금융 부문에서는 ‘선구안’ 체계를 구축했다.

초혁신 산업 대상 생산적 금융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산업별 밸류체인 기반 영업 체계를 전담하는 ‘선구안 팀’을 출범, ‘선구안 맵–성장성 신용평가–선구안 팀’으로 이어지는 내부 시스템을 마련했다.

기존의 개별 기업·지역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산업 생태계 전체를 보고 유망 기업과 협력 네트워크를 발굴하는 방식이다.

금융지원도 이어졌다. 1000억원 규모 민간벤처모펀드를 출범시켜 청년·지방 창업기업의 초기 자금 공백 해소에 나섰고, 총 운용 규모는 1조원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바이오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생산적 금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술보증기금, 서울대병원과 K-바이오 벤처기업 공동 발굴·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신한은행은 산업은행과 공동으로 2410억원 규모 전남 영광 90MW급 태양광 발전사업 PF 금융약정도 완료했다.

‘혁신 의지’에서 ‘시장 경쟁’으로

하반기 포럼은 상반기 전략회의의 반복이 아니었다.

상반기 회의가 “진짜 혁신이 무엇인가”를 묻는 자리였다면, 하반기 포럼은 “실제로 시장 경쟁을 주도할 수 있는가”를 따진 자리로 읽힌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첫날 오프닝이다. 신한금융은 ‘2030년 신한금융그룹이 시장에서 사라진 상황’을 가정한 영상으로 포럼을 시작했다. 이어 외부 시각에서 바라본 신한의 현주소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며 “지금 바꾸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했다.

상반기 회의의 ‘가짜 혁신 보고서’가 실패를 드러내는 장치였다면, 하반기 포럼의 ‘메타인지 노트’와 ‘리부트 노트’는 실행을 점검하고 다시 설계하는 장치였다. 경영진은 자신의 업무 추진 내역과 시행착오를 점검하고, 전략 실행을 가로막는 장애요인과 해결 방안을 구체화했다.

특히 'AI 에이전트 레드팀'은 하반기 회의의 지향점을 가장 잘 보여준다.

이번 포럼에서는 신한금융이 자체 제작한 AI에이전트가 경영진의 논리를 검증하고, 반론을 제기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사전 과제 피드백과 조별 발표안 평가까지 모든 과정에서 활용되며 논의의 객관성과 완성도 제고에 큰 역할을 했다.

이는 신한금융이 말하는 AX가 단순 업무 자동화가 아니라 의사결정 방식의 변화까지 포함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둘째 날 진행된 AX 진단은 그룹 AX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수준을 점검하고, AI Native Company로의 도약을 위한 하반기 추진 계획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자회사별 AI 에이전트 사례 발표와 현장 체험부스 운영도 함께 이뤄졌다. 상반기 이후 각 계열사가 추진한 AX 사례를 그룹 차원에서 다시 점검하고, 하반기 실행 과제로 끌어올린 셈이다.

즉 이번 하반기 포럼은 AX를 포함한 각 부문의 '실행력'을 점검하고 성과를 높이기 위한 실질적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진 회장이 “신한 고유의 야성”과 “위기 돌파를 위한 리더의 절박함”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반기에 공감대를 이룬 '혁신'을 실행해 성과로 연결해야 한다는 압박이 더 강해진 것이다.

상반기 전략회의가 ‘미래 신한을 위한 담대한 서사’를 쓰기 시작한 자리였다면, 하반기 포럼은 그 서사가 실제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첫 중간고사였다고 볼 수 있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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