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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도시' 외치는 과천시, '데이터센터'부터 지지부진…대토보상 원주민들 "행정이 피해 키워"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06 09:27

신계용 과천시장이 공약을 발표하는 모습./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신계용 과천시장이 공약을 발표하는 모습./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과천시가 인공지능(AI)·AX(Artificial Intelligence Transformation) 기반 도시를 핵심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데이터센터 건립 인허가는 장기간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공공사업에 협조한 대토보상 원주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과천주암지구 한 대토보상 원주민에 따르면, 원주민들은 최근 과천시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지구단위계획에서 허용된 시설임에도 인허가가 민원을 이유로 지연되고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른 신속한 행정 판단을 요구했다.

과천주암지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과천동·주암동 일대에 추진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다. 원주민 160여 명은 공공주택 공급을 위해 토지를 수용당한 뒤 대토보상을 선택했다.

원주민들은 당초 공동주택용지를 공급받기로 했지만, LH의 사업 변경으로 공급이 무산됐다. 이후 지난해 9월 업무시설용지 8개 필지로 변경 계약을 체결했고, 해당 부지에서 리츠(REITs)를 통한 업무시설과 엣지(마이크로) 데이터센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원주민 측은 해당 사업이 현행 법령과 지구단위계획에 모두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해당 부지는 준주거지역이자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국토교통부와 LH·과천시 협의를 거쳐 방송통신시설(데이터센터)이 허용용도로 지정돼 있고, 과천시 조례상 불허 시설에도 포함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설계를 맡은 건축사사무소 역시 현행 법령상 인허가에 특별한 제한은 없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허가는 수개월째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에 원주민들은 인근 아파트와 재개발 예정지 주민들의 민원이 행정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민원은 전자파와 소음·진동, 화재 위험, 열섬현상, 부동산 가치 하락 등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원주민 측은 이번 사업이 대규모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건물당 10MW 미만 규모의 엣지 데이터센터라는 점을 강조한다. 일반 아파트나 오피스와 같은 22.9kV 공용 배전방식을 사용해 초고압 송전선이나 송전탑 설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측정 결과에서도 데이터센터 전자파는 인체 보호기준의 1% 수준으로 확인됐으며, 주민 우려 해소를 위해 시뮬레이션 용역과 주민설명회, 준공 후 전자파 상시 공개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주민들은 특히 과천시 행정의 일관성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과천시는 AI·디지털 산업 육성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며 'AX 기반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인접한 양재 AI·ICT 특구와의 연계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AI 산업의 핵심 기반시설인 데이터센터 인허가는 장기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상황이다.

원주민 측은 법적으로 허용된 시설에 대한 건축허가는 행정청 재량이 제한되는 기속행위에 해당하는 만큼, 민원을 이유로 판단을 미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사례도 있다. 김포시는 데이터센터 착공신고를 반려했다가 행정심판에서 패소해 결국 승인을 내줬고, 서울 영등포구는 민원을 이유로 착공신고 처리를 지연했다가 대법원 판결로 88억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했다.

과천주암지구의 한 대토보상 원주민은 "공공사업을 위해 삶의 터전을 내준 사람들은 원주민인데 정작 피해도 우리가 떠안고 있다"며 "환경과 주민 안전을 해치는 시설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법이 허용한 범위 안에서 개발을 추진하는 만큼 과천시가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다른 원주민은 격앙된 목소리로 "과천시가 서초구민을 위해 일하는지, 수십 년 세금 내며 살아온 과천 원주민을 위해 일하는지 묻고 싶다. 입으로는 'AX 기반도시'를 외치면서 그게 무엇인지, 데이터센터가 왜 필요한지 알기나 하는지 의문이다. 옆 동네의 지역 이기주의에 우리 재산권이 짓밟히는데도, 과천시장은 정치적 눈치만 보며 행정을 미루고 있다"고 피력했다.

또 원주민 측은 인근 주민들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며 객관적인 검증과 설명에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행정이 법적 근거 없이 인허가를 장기간 미룰 경우 공공사업에 협조한 원주민들의 재산권과 신뢰가 침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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