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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창이 사라진다…무신사가 바꾸는 쇼핑의 공식 [AI가 바꾸는 유통현장 ②]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06 00:00

AI가 먼저 읽는 트렌드…‘검색’서 ‘발견’으로
스타일챗으로 대화형 쇼핑…AI가 탐색 지원

인공지능(AI)이 유통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과거 재고 관리나 수요 예측 등 내부 업무에 활용되던 AI가 이제는 계산, 상품 추천, 고객 응대 등 소비자 접점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유통기업들은 AI를 활용해 운영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AI가 유통 현장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기업과 소비자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 무신사 AI 트렌드 큐레이션 도입.

▲ 무신사 AI 트렌드 큐레이션 도입.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옷을 사고 싶을 때 검색창에 브랜드명이나 상품명을 입력하던 쇼핑 형태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AI가 실시간 트렌드를 분석해 소비자의 취향과 상황에 맞는 스타일을 먼저 제안하는 서비스가 등장하면서다. 패션 커머스의 경쟁력도 ‘검색 정확도’에서 ‘AI 제안 능력’으로 확장하고 있다. 무신사는 AI 트렌드 큐레이션과 대화형 AI 쇼핑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며 패션 커머스의 탐색 방식을 바꾸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패션 커머스는 그동안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직접 검색하거나 카테고리와 필터를 조합해 찾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AI 추천 기능도 주로 과거 구매 이력이나 클릭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슷한 상품을 제안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에는 AI가 실시간 트렌드와 소비 맥락을 분석해 먼저 상품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잘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도 미처 인식하지 못한 최신 트렌드를 먼저 보여주는 ‘발견형 쇼핑’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이 같은 변화를 대표하는 사례가 무신사다. AI 트렌드 큐레이션과 대화형 AI 쇼핑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며 ‘검색’ 중심이던 패션 커머스를 ‘발견’과 ‘대화’ 중심으로 전환하는 실험에 나서고 있다.

검색보다 발견…AI가 먼저 읽는 패션 트렌드

무신사는 최근 소비자가 직접 트렌드를 검색하거나 조건을 설정하지 않아도 AI가 글로벌 패션 트렌드를 분석해 상품을 제안하는 ‘AI 트렌드 큐레이션’을 선보였다.

기존 AI 추천이 사용자의 구매 이력이나 클릭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슷한 상품을 제안하는 데 집중했다면, AI 트렌드 큐레이션은 실시간 트렌드를 먼저 분석해 소비자가 새로운 상품을 발견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정 목적 없이 최신 스타일을 둘러보려는 ‘발견형 소비자’를 겨냥한 서비스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재 AI 트렌드 큐레이션은 캡·야구모자 카테고리에 시범 적용되고 있다. 기자(여)가 직접 서비스를 이용해보니 별도의 검색어를 입력하지 않아도 AI가 최근 인기 키워드를 분석해 ‘얼굴 소멸 모자’, ‘메쉬 트러커 캡’, ‘컬러포인트’, ‘한여름 햇빛 차단’, ‘올데이 올블랙’, ‘아웃도어 캠프캡’ 등 테마를 먼저 제시했고, 각 키워드에 맞는 상품을 한 번에 모아 보여줬다.

평소에 원하는 스타일이지만 어떤 키워드로 검색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에 사용하기에 적합했다.

그뿐 아니라 트렌드에 기반한 취향에 맞는 상품들을 다양한 선택지에서 고를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했다.

기자의 계정 기준으로는 여성 소비자 취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 상품들이 우선 추천됐다.

기존처럼 검색어를 입력하거나 필터를 여러 차례 설정하기보다 AI가 이용자 특성과 실시간 트렌드를 함께 고려해 탐색 경로를 제시하는 구조였다.

무신사는 AI가 플랫폼 외부에서 생성되는 패션·뷰티 트렌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상품과 연결하는 ‘선제적 큐레이션’ 방식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는 복잡한 검색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구조다.

이 같은 시도는 패션 플랫폼의 경쟁력이 ‘검색’에서 ‘발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원하는 상품을 직접 찾기보다 AI가 먼저 탐색 방향을 제시하는 방식이 새로운 쇼핑 경험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모습이다.

다만 현재 AI 트렌드 큐레이션은 캡·야구모자 카테고리에만 적용돼 있어 활용 범위는 제한적이다. 실제 서비스의 경쟁력은 향후 패션 전 카테고리로 확대됐을 때 얼마나 정확한 추천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 무신사는 현재 서비스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으로, 향후 전 카테고리 도입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무신사는 AI를 특정 서비스에 한정하지 않고 쇼핑 전 과정으로 넓혀 나가고 있다. 초개인화 추천 엔진과 AI 이미지 피팅, AI 기반 상품 속성 추출 및 태깅(Tagging), 상품 후기 요약, AI 기반 고객상담(CS) 등 다양한 영역에 AI를 적용해 고객 경험을 고도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 테크는 AI 기술 자체보다 이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조직의 DNA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AI 네이티브(Native) 인재 확보와 기존 구성원의 AI 활용 역량 강화를 통해 고객 쇼핑 경험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검색 대신 대화…AI가 답하는 쇼핑

무신사는 최근 오픈AI(OpenAI)의 대화형 AI 플랫폼 서비스인 ‘챗GPT(ChatGPT)’에 전용 앱을 선보였다.

기존처럼 원하는 브랜드나 상품명을 검색하는 대신 상황이나 취향을 자연어로 입력하면 AI가 상품과 스타일링을 함께 추천하는 서비스다. 생성형 AI를 쇼핑 과정 전반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AI 트렌드 큐레이션과는 또 다른 방향의 실험으로 평가된다.

이 또한 기자가 직접 서비스를 이용해보니 단순히 상품을 나열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30대 여성인데 내일 점심 미팅에서 입을 옷을 추천해줘”라고 질문하자 AI는 비즈니스 캐주얼 콘셉트를 제안하며 블라우스와 셔츠, 슬랙스, 로퍼 등 여러 스타일의 상품을 가져왔다. 단순히 상품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추천 이유와 스타일링 팁까지 함께 제시했다.

AI는 ‘하늘색 셔츠+차콜 슬랙스+블랙로퍼’를 1순위로 추천하면서 상세한 상품명까지 기재했다. 여기에 추천 이유도 상세하게 설명했고, 코디팁도 제안했다. “핏이 깔끔하고 기자들이 하루 종일 입기에도 편안한 편이라며 셔츠 첫 단추를 하나 정도만 풀라”고 답했다.

이어 2순위로는 좀 더 여성스러운 분위기의 옷을 추천하며, 헤어스타일과 가방, 액세서리 등까지 잇달아 제안했다. 예를 들면 “로고가 큰 명품백보다 심플한 디자인이 기자 이미지와 잘 맞다”라고 조언하거나 작은 실버 귀걸이, 시계 하나 등을 얘기하는 방식이었다.

직접 사용해본 결과 가장 큰 차이는 ‘검색’보다 ‘대화’에 있었다. 기존에는 원하는 상품을 먼저 떠올린 뒤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해야 했다면, 챗GPT 무신사앱에서는 이용자의 상황과 취향, 목적을 먼저 이해한 뒤 이에 맞는 상품을 제안했다. 단순히 원하는 상품을 찾는 것을 넘어 무엇을 사야 할지 고민하는 과정까지 AI가 함께하는 셈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이번 서비스 출시는 기존의 검색 중심 커머스를 대화형 패션·뷰티 커머스로 전환하기 위한 로드맵의 일환”이라며 “향후 글로벌 사용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는 동시에 자체 AI 기술 고도화를 통해 고객의 패션·뷰티 탐색 경험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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