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금융신문이 자산 기준 상위 10개 저축은행(SBI, 한국투자, OK, 웰컴, 애큐온, 신한, DB, 다올, 하나, 페퍼)의 2024년 경영공시를 분석한 결과, 페퍼저축은행이 14.83%로 가장 높은 NPL비율을 기록했다.
NPL비율은 총여신 중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로 저축은행의 문제여신 보유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다. 해당 비율이 낮을수록 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여신의 건전성이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
10개 저축은행의 단순 평균 NPL비율은 9.38%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98%p 상승한 수치다. 부동산 시장 불황과 주 채무자인 중저신용자와 소상공인의 채무상환능력 회복이 더뎌지며 부실채권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SBI저축은행의 올 1분기 말 NPL비율은 6.30%로 10개사 중 두 번째로 낮았다. 전년 동기(6.97%)와 비교하면 0.67%p 하락한 수치다. 연체율 또한 같은 기간 5.59%에서 0.98%p 하락한 4.61%로 나타났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채권 매각과 경기 불황으로 인한 신규대출 축소로 NPL 비율 개선이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저축은행이 관리에 고전을 겪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취급 규모가 작은 점도 영향을 끼쳤다. SBI저축은행의 올 1분기 말 부동산PF 신용공여액은 698억원으로 10개 저축은행 평균인 3227억원 대비 약 5분의 1 수준이다. 총여신 내 PF 비율도 0.62%로 상당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10개 사 중 가장 높은 NPL비율을 기록했으나 개선세를 보였다. 이에 지난 3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 유예를 받은 이후 건전성 개선에 집중했다.
올 1분기 말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NPL비율은 14.83%로 전년 동기(16.83%) 대비 2.0%p 하락했다. 연체율도 같은 기간 12.40%에서 1.62%p 하락한 10.78%로 나타났다.
페퍼저축은행은 꾸준히 부실채권을 상매각해 고정이하 분류 여신(NPL) 규모를 줄여온 바 있다. 올 1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 분류 여신은 3108억원으로 전년 동기(5313억원) 대비 41.5% 감소했다. 부동산PF 규모도 같은 기간 2246억원에서 867억원으로 61.4%의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올 1분기에도 1068억원 규모의 채권을 대손상각처리하며 꾸준히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와 체질 개선에 집중해 온 결과, 주요 건전성 지표가 꾸준히 개선 중"이라며 "대출 재개 후 손익 구조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자산 건전성 지표 등을 긴밀히 모니터링하며 실적 반등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올 1분기 NPL비율은 10.59%로 전년 말(10.66%) 대비 0.07%p 하락했다. 업권 전체와 비교했을 때도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연체율 또한 같은 기간 20.96%에서 21.25%로 0.29%p 상승했다.
이같은 건전성 저하는 부동산 관련 대출에서 부실이 발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매각과 상각을 통해 부동산 관련 대출 규모를 줄여왔으나 연체가 계속 발생하면서 연체액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이러한 건전성 저하로 인해 지난 6월 금융위원회는 경영개선요구를 부과했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경영실태평가 결과에서 종합평가등급이 4등급으로 나와 ‘경영개선요구’가 부과된 것이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대한 경영개선요구는 건전성 관리 강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영업정지 등의 조치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조치 이행 기간인 12개월 동안에도 정상적으로 영업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향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건전성 개선을 위한 상매각을 이어가며 오는 9월 금융당국 요구 수준에 도달할 계획이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관계자는 "4월 흑자전환을 이뤘고, 6월 중앙회 펀드 매각 등이 반영될 예정으로 9월에는 금융당국 요구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소송관련 충당부채 제외 시 실질적으로 BIS비율 10% 이상 유지 중으로 자산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