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우건설은 정원주 회장과 임직원들이 텍사스주 댈러스를 방문해 오리온 리 캐피탈(Orion RE Capital)이 추진 중인 프로스퍼(Prosper)시 개발사업 부지를 둘러보고 1단계 사업 공동 협력 양해각서(MOU)와 조인트벤처 텀 시트(JV Term-sheet)를 체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오리온 리 캐피탈이 추진 중인 복합개발사업으로 1단계 타운하우스 개발을 시작으로, 주택과 호텔 및 오피스까지 총 5단계로 추진된다. 프로스퍼 지역은 워렌 버핏, 제리 존스 댈러스 카우보이스 구단주 등 억만장자들이 토지를 다수 소유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또한 중간가구 연평균 소득수준이 약 19만달러 정도로 댈러스-포트워스 광역생활권 내에서 상위지역으로 평가받는 등 신흥 부촌으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대우건설은 텍사스주가 법인세 혜택 등으로 기업 이전이 이어지는 점에 주목해 개발사업 진출 지역으로 유력하게 검토해왔다.
정 회장은 “대우건설은 과거 재무적 투자자로 미국 시장에서 약 20건의 개발사업에 참여해 성과를 거뒀으며, 향후에는 중흥그룹과 함께 미국 시장에서 실질적인 개발사로 참여하기를 원한다”며 “프로스퍼 개발사업의 협업은 K-건설의 경험과 저력을 보여드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도 결실이 이어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에너빌리티와 함께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신규 건설 최종 계약에 참여하며 ‘팀코리아’의 일원으로 25조원 규모의 대형 원전 사업에 시공 주간사로 참여했다. 체코 정부가 향후 추가 원전 건설을 검토 중인 만큼, 이번 계약은 대우건설이 유럽 원전 시장 교두보를 마련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특히 정 회장은 체코 원전지역을 사전 방문해 소방 인프라를 지원했고, 지역 생활에 관심을 기울였다. 또 대우건설은 ‘한-체 원전건설포럼’을 개최하기도 했고, 600여개 체코 현지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맺어 화제가 된 바 있다.
중앙아시아 시장에서도 성과가 두드러진다. 대우건설은 지난 5월 투르크메니스탄 국영화학공사와 약 1조 810억 원 규모의 ‘미네랄 비료플랜트’ 본계약을 단독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10월 낙찰자로 선정된 이후 올 4월 체결된 기본합의서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대우건설은 이번 수주를 통해 신규 시장인 투르크메니스탄을 비롯해 중앙아시아 지역에 첫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프로젝트는 투르크메니스탄의 수도 아슈하바트 동쪽으로 450㎞ 떨어져 있는 투르크 제2의 도시 투르크메나밧에 위치한 미네랄비료 플랜트로 연산 35만 톤의 인산비료, 연산 10만 톤의 황산암모늄 생산설비 및 부대시설을 건설하는 공사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하노이의 강남’을 표방한 베트남 스타레이크 신도시 개발에 참여 중이다. 스타레이크시티는 국내 건설사의 해외 부동산 개발에서 주요 성공사례로 평가된다. 대우건설이 독자적으로 기획·시행·시공·운영까지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하노이 구도심 분산과 균형 있는 도시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는 초대형 개발사업이다.
정 회장의 글로벌 행보는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2335억원으로 전년 동기 2195억원보다 139억원(6.3%) 증가했다. 특히 대우건설 보유 현금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4629억원으로 지난해 말 1조1617억원보다 3011억원(25.9%) 증가해 국내 대형건설사 중에서도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건설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대우건설은 해외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효율적인 재무관리와 리스크 대응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북미 복합개발 사업을 포함해 투르크메니스탄, 인도네시아 등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고, 하반기 베트남 타이빈성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 등 준비된 해외 대형 프로젝트의 수주가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단순 도급 형태의 시공 분야 외에도 투자를 동반한 개발사업을 확대해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한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