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오는 5일 8377만5566주에 달하는 물량이 보호예수에서 해제된다. 현재 상장주식의 약 21%에 달하는 규모다.
보호예수가 해제 시 모든 물량이 바로 시장에 출회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명 ‘오버행 이슈’로 작용해 주가에 지속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실적 성장과 주주환원이다. 문제는 낮은 수익성이다. 현재 케이뱅크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 수준에 불과하다. 케이뱅크가 ‘ROE 두 자릿수 이상’을 주주환원 기준으로 내세운만큼 주가 부양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케이뱅크 주가는 상장 이후 크게 하락해 전일 기준 5650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8300원) 대비 약 32% 하락한 수준이다.
역으로 보면 공모가가 절대 싼 가격이 아니었음을 뜻한다. 통상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최종 공모가에 ‘할인율’이 적용된다. 할인율은 상장 기업의 초기 유동성 위험, 피어그룹 대비 규모 및 성장성 격차, 공모 투자자 유인 등을 위해 적용되는 일종의 안전마진이다.
할인율 적용은 투자자 입장에서 동종 업계 대비 낮은 가격에 투자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단기내(약 3~6개월) 공모가 하회는 근본적으로 가치산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
시장 친화 가면 뒤에 숨은 ‘IRR 8%’ 수호 작전

케이뱅크 상장 이후 주가 추이./출처=딥서치
최종 정정증권신고서 기준 케이뱅크는 주가순자산비율(PBR)로 희망 공모가 밴드를 도출했다. 비교 대상 기업으로는 카카오뱅크와 일본 라쿠텐 은행 2개사를 선정했다. 카카오뱅크 PBR 1.54배, 라쿠텐은행은 PBR 3.59배에 시장 조정계수 0.57를 반영(2.04배)해 가중평균한 PBR 1.80배를 적용했다.
그 결과, 주당 평가가액은 1만287원으로 도출됐다. 할인율은 7.65~19.32%로 주당 희망공모가 밴드는 8300~9500원으로 산출됐다.
일반적인 공모가 산정 절차와 다른 부분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BC카드는 지난해 11월 FI에 차액을 보전하는 이례적인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최대 1100억원 한도로 확정 공모가와 차액만큼 보상하는 것이다.
FI들이 취득한 케이뱅크 주당 가격은 6500원으로 전체 가치는 약 7250억원이다. FI들은 케이뱅크 상장 시 연 8%(복리기준) 내부수익률(IRR)을 보장받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 기한은 올해 7월까지였다.
FI들이 투자한 기간(4년 8개월)에 IRR 8%를 적용하면 공모가는 9300원, 전체 가치는 1조원 규모다. 이는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에 근접하는 수치다. 하단인 8300원과 비교하면 앞서 언급한 ‘보상액 1100억원’ 만큼 차이가 난다.
여기서 다시 할인율을 볼 필요가 있다. 통상 할인율은 IPO 시장 전반 평균(20~30%)을 사용하지만 케이뱅크에는 이보다 낮은 수준이 적용됐다. 할인율은 기업 가치평가와는 별개다. 기업과 주관사 재량에 맡겨지는 만큼 케이뱅크 할인율은 ‘정해진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역산 방식으로 해석된다.
성장을 위한 실탄 절반은 FI로…NH·삼성, 주관 평판 우려
케이뱅크는 IPO 삼수생이다. 시장 반응은 싸늘했고 그만큼 몸값도 크게 낮아졌다. 그럼에도 최종 상장 당시까지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는 구주매출에 있었다.케이뱅크 최종 공모는 신주와 구주가 각각 3000만주로 동일했다. 구주매출 비중(50%)이 높을수록 신규 투자자 입장에서는 할인 요구가 더 커지게 된다. 매각 주체의 자금회수 니즈와 할인율이 비례한다는 것은 IPO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거래에서도 통용되는 논리다.
구주 매출은 주주 교체에 해당된다. 케이뱅크는 기업 성장을 위한 자금조달이 절반 수준에 그쳤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할인율은 평균보다 높거나 적어도 평균 수준에 있어야 한다. 기존 투자자와 신규 투자자간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밸류에이션이기 때문이다.
케이뱅크 상장 주관은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공동으로 담당했다. 기업 밸류 산정에서 주관사들의 프라이싱 능력은 다음 딜(deal)로 이어진다. 케이뱅크가 빠른 시일내에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면 주관사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가치산정 관련 문제가 누적될 경우 해당 주관사들이 담당하는 딜에 대해 투자자들이 외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3개월 락업 잔량 처분 시작…계속되는 오버행 이슈
케이뱅크 2대 주주인 우리은행은 전략적투자자(SI)다. 우리은행이 보유한 물량은 3739만4971주로 전체 주식수 대비 9.22%다. 보호예수 해제 대상이지만 우리은행 입지를 고려하면 해당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은 극히 낮은 편이다. 그러나 NH투자증권(2072만1904주)과 FI를 포함한 4634만943주는 언제든 출회될 수 있다.케이뱅크의 올해 반기보고서 주주현황을 보면 기존 주주들의 이탈 조짐이 포착된다. 상장 직후 FI들의 잔여 지분은 7247만6156주였으나 현재는 7069만5368주로 줄었다. 해당 물량은 상장 후 3개월 락업 조건에 해당되며 구주매출 이후 잔여지분을 보유한 FI들이 추가 매각을 개시한 것이다.
현재 주가는 FI들의 취득가액인 6500원 대비 낮지만 BC카드의 보상계약 등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타격은 크지 않다. NH투자증권의 평균 취득단가는 5373원으로 현재 케이뱅크 주가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정작 손실은 신규투자자를 포함한 소액투자자들이 고스란히 감내하는 모습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중복상장 이슈가 IPO 시장을 위축시켰다고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그간 업계에서 과도하게 높은 밸류를 책정한 것이 원인”이라며 “적정 밸류는 미래만이 알고 있는 것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기업과 주관사간 관계 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상장 후 단기내 주가가 하락하는 기업이 많을수록 시장에 돌아오는 것은 불신과 위축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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