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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MPASS] 솔리다임 상장이 소환한 SK그룹 지배구조 잔혹사 데자뷰

이성규 기자

lsk060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14 06:30

SK하이닉스 주주과실 분산 우려…실트론·C&C·스퀘어 사례 유사, 거버넌스 논란 지속
‘코리아 디스카운트’ 수출, 장기 자금 조달력 약화…글로벌 빅테크와 정반대

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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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SK하이닉스 손자회사인 솔리다임 상장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과거 SK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오버랩 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막대한 현금흐름이 그룹 전반 계열사로 흩어지는 구조가 과거 사례와 유사해 보인다. 이는 결국 거버넌스에 이은 디스카운트로 직결되고 장기적으로는 SK하이닉스가 경쟁력을 상실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29일 올해 2분기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예상대로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지만 시장이 기대한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이다.

컨콜 한달 전 SK하이닉스 주가는 주당 30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컨콜 시점에는 150만원을 하회하는 등 불과 한달만에 주가가 ‘반토막’ 났다. 단기간 과도한 주가 상승에 따른 결과라 할 수 있지만 컨콜 이후에도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컨콜이 끝나고 SK하이닉스 대응에 실망했다는 지적도 상당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주주 설득을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에 대한 ‘믿음’을 주지만 SK하이닉스는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던 탓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테슬라다. 지난 2024년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는 단순 전기차 기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로 테슬라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주를 이루는 시기였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FSD) 등을 거론하면 인공지능(AI), 로봇 기업임을 강조했다.

실적만으로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없는 시장 상황을 ‘미래 방향성’ 하나로 바꾼 것이다. SK하이닉스의 덩치는 글로벌 빅테크들과 견주는 수준이 됐지만 컨콜 진행과 주주설득 측면에서 “아직 멀었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기업은 벌어들인 이익을 적재적소에 사용해야 추가 도약할 수 있다. 성장을 위한 투자는 물론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 등을 통해 자본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SK하이닉스가 컨콜을 통해 보여준 모습은 성장을 위한 투자 집중이다. 그러나 시장과의 약속도 지켜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기준 주당 배당금으로 3000원을 지급했다. 고정 배당금 1200원과 잉여현금흐름(FCF)의 5%에 해당되는 1826원을 합친 수준에 부합한다.

올해 1분기에는 375원을 지급했다. 고정 배당금(분기 기준 300원)에 FCF의 5%를 적용하면 주당 약 1610원이 도출돼 현저한 격차를 보인다. 신규 배당 정책(연간 고정 1500원/4) 영향으로 시장 기대치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다. 올해 2분기 컨콜에서 주주환원 관련 명확한 로드맵이 없었던 점에 대해 주주들이 더 큰 실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약속 저버린 주주환원, SK하이닉스 신뢰↓

출처=더 컴퍼스(THE COM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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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이 자체 구축한 인공지능(AI) 플랫폼 ‘더 컴퍼스(THE COMPASS)’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투하자본수익률(ROIC)은 71.3%(1분기 실적 단순 연환산 기준)다. ROIC는 영업자산으로 거둔 수익을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의 실질적인 영업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더 컴퍼스는 ROIC 산식에서 분모에 해당되는 투하자본(IC) 산출 시 현금 및 현금성자산만 차감한다. 기업들이 단순 금융자산에 자금을 묶어두거나 유휴자산을 방치하는 것에 대해 엄격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연 71.3%’ ROIC는 전례 없는 수준일 정도로 높다.

ROIC가 높아도 자금조달 관련 비용부담이 크다면 기업가치 제고는 먼나라 얘기다. SK하이닉스의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은 22.8%(1분기 실적 단순 연환산 기준)다. ROIC 대비 49%포인트 낮은 만큼 기업가치 제고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더 컴퍼스는 WACC 구성 항목 중 하나인 자기자본비용 산출 시 전통 방식인 자본자산가격결정모형(CAPM)을 사용하지 않는다. 분석 주체별 주관 개입에 따른 편차가 있어 객관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신 현재 FCF가 향후 10년간 몇 % 성장해야 현재 시가총액에 도달하는지를 역산한 수치를 쓴다.

이 방식은 주가가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자기자본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경계하거나 기업 입장에서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자본을 배치해야 한다.

만약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올랐다면 자기자본비용 증가에 따른 WACC 상승으로 일종의 ‘버블’이라는 경고를 하는 셈이다. 올해 시장이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SK하이닉스의 ROIC와 WACC를 보면 고평가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만큼 SK하이닉스 FCF 규모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 FCF는 무려 18조4647억원으로 단순 연환산 기준 74조원에 달한다. 역대급 실적이지만 주주환원 정책은 미흡한 수준이다.

SK그룹 ‘불투명한’ 지배구조 악몽 데자뷰

출처=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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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반드시 주주환원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를 통해 기업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주주환원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인색한 주주환원에 대한 불만은 솔리다임 상장 가능성이 겹치면서 지배구조 문제로 재확산되고 있다.

SK㈜,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SK하이닉스의 미국 법인이자 솔리다임 모회사인 ‘SK hynix NAND Product Solutions Corp’(이하 SK낸드)에 출자를 결정했다.

SK하이닉스는 기존 낸드 사업을 솔리다임에 이관하고 SK낸드는 그룹 차원 미국 AI 전문 투자·솔루션·법인(AI 컴퍼니)로 전환하고 있다.

계열사들의 SK낸드 출자는 SK낸드 성장과 솔리다임 상장 시 유입되는 현금흐름이 SK그룹 전체로 분산되는 구조다. 이는 단순 중복상장을 넘어 SK하이닉스가 그 과실을 온전히 가져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과거 SK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를 떠올리게 한다. 우선 SK실트론이다. 과거 SK㈜는 SK실트론 지분 51%를 인수한 후 남은 잔여 지분(29.4%)를 추가 매입해 100% 자회사로 만들면 향후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이익을 독점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SK㈜는 잔여 지분 인수를 포기했고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회장 개인(TRS 계약)이 취득하면서 사업기회 유용 등 거센 비판을 받았다. SK하이닉스가 낸드 사업을 100% 소유해 성장 과실을 독점할 수 있다. 그러나 SK그룹 계열사들이 개입하면서 SK실트론의 ‘부의 이전’ 논란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또 SK스퀘어 인적분할과도 닮은 꼴이 있다. SK스퀘어는 SK텔레콤에서 분할 설립되는 과정에서 그룹의 ‘신성장 동력 담당’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SK스퀘어의 야심찬 계획(11번가, 원스토어 등)은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다른 국내 기업을 인수하려면 지분 100%를 소유해야 한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는 국내 M&A나 계열사 간 공동투자 등을 추진하는 데 법적 제약이 있었다. SK스퀘어는 투자회사이자 중간지주사 역할을 맡게 됐고 산하에 SK하이닉스를 두게 됐다.

현재 SK그룹 계열사들의 미국 AI법인 출자는 과거 SK스퀘어 출범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규제를 피한다는 ‘공통 분모’로 계열사를 지배하는 방식이다. 과거 SK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논란이 된 부분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빅테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덩치가 커졌다. 하지만 복잡한 지배구조가 재현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장기 시계열 측면 자금조달 등에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역시 이러한 부분들을 지적하고 있다. 이날 포럼은 논평을 통해 ‘5단 중복상장’(SK-SK스퀘어-SK하이닉스-SK낸드-솔리다임) 추진을 즉시 중단하고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 100% 자회사로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예측 가능한 주주환원 정책을 복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FCF의 5%를 재무 건전성 핑계로 유보할 것이 아니라 주주와의 약속을 지키고 잉여 현금을 투명하게 배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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