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그룹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금융 당국의 중복상장 규제 영향권에 들어왔다. 사진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과 보스턴다이나믹스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 사진=생성형 AI
이미지 확대보기이 때문에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적분할 자회사 규제는 비껴갔지만, 당국의 중복상장 교차 규제와 모회사 주주 권익 보호 사이 고난도 절차적 타당성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금융당국, 자회사 물적분할‧중복상장 칼날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6일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을 위한 세부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개정안은 오는 14일까지 예고기간을 거친 뒤,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의결을 통해 이르면 이달 말 최종 시행될 예정이다.개정안의 핵심은 물적분할 자회사 IPO에 대한 주 주동의 의무화다. 우선 자회사를 물적분할해 상장할 경우 모회사 일반주주의 동의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최대주주 의결권을 발행주식 총수의 3%로 제한하는 이른바 ‘3%룰’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는 우호지분 확보가 취약한 대기업 특성상 주주총회 통과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또 모회사 이사회에는 자회사 상장 시 주주 영향평가 등 5대 주주충실의무가 부과된다. 5대 주주충실 의무는 ▲주주 영향평가 실시 ▲충분한 주주보호 방안 마련 ▲주주소통 진행 확인 ▲이사회 찬반 결의 및 자회사 통지 ▲의무이행 사항 단계별 공시다. 이는 자회사를 해외거래소에 상장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예외 조항으로 저비중 자회사(매출·영업이익·자산이 모회사 대비 10% 미만 등)의 경우 이사회 결의가 있다면 주주 동의 의무에서는 제외된다.
이번 개정안은 정부의 주주 보호 기조 일환으로 국내 증시 문제점으로 꼽히는 쪼개기 상장을 막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동안 국내 대기업들은 핵심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별도 법인으로 만든 뒤, 이를 증시에 재상장시켜 공모 자금을 조달했다. 이 과정에서 모회사 주주들은 알짜 사업의 지분 가치가 희석되는 '모회사 디스카운트' 피해를 떠안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개정안은 중복상장의 유형을 '물적분할 자회사'와 M&A 등으로 편입된 '일반 자회사'로 이원화해 규제 체계를 촘촘히 짰다. 상법 개정을 통해 명시된 '이사회의 주주 보호 의무'를 심사 프로세스에 직접 연계함으로써 기업 지배주주 이익만을 위한 독단적인 상장 결정에 제도적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자본시장 역사상 강력한 규제 중 하나로 꼽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부 기조 아래 증권시장은 주주가치 훼손에 눈높이가 맞춰져 있다”며 “이번 개정안은 상장사가 자회사를 지배하고 있으면서 해당 자회사를 추가로 상장시키고자 할 때, 한층 엄격해진 지배구조 심사와 주주 보호 절차를 통과하지 못하면 상장 승인 자체를 내주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 인수 자회사 ‘보스턴다이나믹스’ 영향권
정부 개정안으로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장재훈 부회장을 필두로 TF를 구성하는 등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을 위한 사전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보스턴다이나믹스는 현대차의 기존 사업부를 쪼개서 만든 회사는 아니다. 지난 2021년 소프트뱅크로부터 지분 80%를 약 1조 원에 인수한 ‘외부 인수합병(M&A) 법인’으로 이번 개정안에서는 ‘일반 자회사 중복상장 심사 대상’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물적분할 자회사 중복상장 경우보다는 비교적 주주 동의 의무에서 자유롭고 증권신고서 검증만 통과하면 국내외 상장이 가능하다. 여기에 예외 조항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현대차그룹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오히려 해외 상장에 탄력이 붙었다는 의견도 있다.
문제는 증권신고서 통과다. 정부 당국이 주주 권익 보호에 눈높이를 맞추고 있는 만큼 증권신고서 수리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상장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올해 1월 CES 2026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공개하며 로봇 기업 전환을 선언했다. 이후 현대차를 비롯해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을 보유한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를 비롯해 현대자동차그룹 로봇 관련 계열사 주가도 폭등했다.
일반 소액주주들이 현대차그룹 주식을 매수했던 배경에는 단순히 자동차를 잘 팔아서 고배당을 받겠다는 목적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보유한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아틀라스)의 성장 잠재력이 현대차의 주가에 '미래 프리미엄'으로 먼저 반영돼 있었기 때문이다.
미래 성장 동력을 보고 현대차에 투자한 주주들 입장에서는 알짜 자산이 별도로 상장될 경우 모회사의 주가 디스카운트(가치 희석)를 겪을 수 있다.
실제 비슷한 사례가 LS그룹이다. LS그룹은 미국에서 인수해 키운 '에식스솔루션즈'를 국내 증시에 상장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강력한 중복상장 논란과 소액주주 반발에 부딪혀 상장을 철회했다.
현대차로서는 미래 로보틱스 전환 가속화와 주주 권익 보호 사이 복잡한 셈법에 놓인 셈이다.
여기에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은 단순 자회사 상장이 아닌 향후 정의선닫기
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그룹 승계와 순환출자형 지배구조 해소의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약 22% 보유한 정의선 회장이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을 통해 지분을 현금화하거나, 향후 현대모비스 등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는 데 이 자금을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재계 관계자는 “정부 당국이 구축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은 역설적으로 현대차가 이사회 중심의 선진적 지배구조와 주주 친화 정책을 증명하게 만들었다”며 “결국 핵심은 현대차가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 시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얼마나 진정성 있는 대책을 들고나오느냐에 달렸다”고 평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보스턴다이나믹스 향후 상장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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