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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개방’ vs 카카오 ‘슬림’…정반대로 가는 네카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정채윤 기자

chaeyun@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06 00:00

네이버, 이사수 상한선 없애
‘글로벌 거버넌스’ 기준 충족

카카오 11→7인 축소 ‘정예화’
경영효율화·사업구조조정 박차

핵심지표 준수율은 카카오 앞서
네이버, 의장·경영 분리 미준수

▲ (왼쪽부터) 최수연 네이버 대표, 정신아 카카오 대표 사진 = 생성형AI로 인물 합성

▲ (왼쪽부터) 최수연 네이버 대표, 정신아 카카오 대표 사진 = 생성형AI로 인물 합성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국내 IT(정보기술) 플랫폼 양대 산맥 네이버와 카카오가 9월 상법 개정에 맞춰 ‘집중투표제 도입’이라는 지배구조 개선에 뜻을 모았다.

다만, 정관 변경 세부 설계에서는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이사 수 상한을 없애 이사회를 전면 개방한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이사 총수를 제한하는 방어벽을 세웠다.

네이버 86.7%, 카카오 93.3%

네이버와 카카오 최근 3개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핵심 지표 준수율 정량적 수치에서는 카카오가 네이버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15개 핵심지표 중 카카오는 2023년 13개, 2024년과 2025년 14개 항목을 준수했다. 준수율은 각각 86.7%, 93.3%, 93.3%다. 카카오는 2024년 함춘승 사외이사 의장 체제로 전환하며 ‘사외이사 의장 선임’ 항목 미준수를 해결했다.

업계에서는 계열사 경영 불확실성과 노사 갈등으로 도마에 올랐던 카카오가 고강도 인적 쇄신과 내부 통제 강화의 가시적 성과를 시장에 입증하기 위해 지표 관리에 사활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네이버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카카오에 다소 뒤처졌다. 네이버는 15개 핵심지표 중 2023년 12개, 2024년과 2025년은 13개를 준수했다. 준수율은 각각 80.0%, 86.7%, 86.7%다.

네이버는 2024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 기준일 관련 조문을 개정하며 ‘현금배당 예측 가능성 제공’ 지표를 충족했다. 이에 따라 당해 결산배당부터는 배당 기준일 전에 주주가 배당 규모를 미리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올해 네이버는 보통주 1주당 2630원을 지급하겠다고 공시했으며, 배당금 총액은 3936억 원이다.

그러나 2024년과 2025년 보고서에서 ‘사외이사 의장 선임’ 항목은 여전히 미준수 상태로 남아 있다. 네이버는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경영진과 이사회 간 완전한 분리를 요구하는 거버넌스 규범상 요건을 여전히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외형적 수치와 지표 개선 속도만 놓고 보면, 전방위적 거버넌스 쇄신을 추진한 카카오가 정량적 평가에서 모범생 자리를 차지한 모습이다.

9월 ‘집중투표제’ 도입…상반된 ‘이사회 개방’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오는 9월 상법 개정안 발효에 대응해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가결했다. 두 회사 모두 지배구조 핵심지표 중 미준수 항목이던 집중투표제를 전격 수용하며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집중투표제는 소액주주들이 연대해 자신들이 원하는 이사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는 제도다. 소수 주주 권익을 보호하는 상징적 장치로 통한다.

다만 정관 개정 과정에서 함께 조정한 ‘이사의 수’ 규정에서는 두 회사 전략적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네이버는 이사회 구성원 수에 대한 별도 상한 규정을 두지 않는 방식을 유지했다. 향후 소수 주주나 외부 기관이 추천한 인사가 집중투표제를 통해 이사회 진입을 시도하더라도, 이사회 전체 규모를 유연하게 확장해 수용할 수 있는 구조적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반면 카카오는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는 동시에 이사 총수 상한을 기존 11인에서 7인 이내로 축소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집중투표제는 한 번에 선임하는 이사의 수가 많을수록 소수 주주가 표를 결집해 사외이사를 진입시키기 용이하다.

반대로 선임 대상 인원이 적으면 대주주가 지분 우위를 바탕으로 표를 분산하기 쉬워 소수 주주 이사회 진입이 어려워진다.

카카오가 이사 총수를 7인 이내로 제한한 것은 지배구조 보고서상 지표를 충족하면서도, 대외 환경 변화에 대응해 경영권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방어적 거버넌스 전략으로 분석된다.

실속 챙긴 네이버 vs 신뢰 얻어낸 카카오

이와 같은 이사회 구조 설계 차이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직면한 사업 환경, 거버넌스 리스크 현주소를 반영한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네이버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비즈니스의 글로벌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와 체결한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에 이어, 최근에는 국방부와 협력해 다양한 AI 기술을 개발하는 등 보안이 필수적인 국방 AI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같은 비즈니스 성과와 더불어 매년 자사주를 소각하는 주주환원 정책이 시행되면서 대외적 경영권 방어 기반을 구축했다는 분석이다. 정관상 이사 수 상한을 두지 않은 것 역시 지배구조 유연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거버넌스 기준을 충족해 자금 유입을 유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카카오는 내부 통제 시스템 안정화와 인적·물적 쇄신이 최우선 과제다. 최근 경영 효율화를 위해 비핵심 자산인 두나무 지분을 매각하는 등 자산 효율화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불거진 노조 파업 리스크와 경영진 리스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여건에서 카카오가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을 93.3%까지 끌어올린 것은 금융당국과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다만 노조 갈등 수습과 비핵심 사업 구조조정 등 당면 현안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정관 변경을 통해 이사회 규모를 7인 이내로 슬림화하고, 의사결정 체제 정예화와 경영권 안정성을 도모했다는 분석이다.

결국 정부 밸류업 기조와 지배구조 개선 압박 속에서 네이버는 거버넌스 개방성과 유연성을, 카카오는 지표 준수를 통한 신뢰 회복과 경영권 안정을 각각 선택한 것으로 요약된다. 개정 상법이 발효되는 9월 이후 두 회사의 상반된 이사회 운용 체제가 향후 기관 투자자 자금 유입과 기업가치 평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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