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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만에 –40%…현대모비스 ‘로봇 환상’ 깨지나 [Z-스코어 기업가치 바로보기]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06 00:00

현대차 ‘뒷배’ 벗어나 로봇전환 시동
아틀라스 공개 ‘반짝’ 후 주가 내리막
중국발 우려 ‘배터리 잔혹사’ 떠올라

한달만에 –40%…현대모비스 ‘로봇 환상’ 깨지나 [Z-스코어 기업가치 바로보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다. 객관적 평가를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한국금융신문은 ‘알트만 Z-스코어’를 통해 기업이 현재 처한 상황과 대응, 재무건전성 등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 숨어있는 의미를 심층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현대모비스는 현대자동차그룹 주력 부품 계열사다. 현대차와 기아에 모듈과 부품을 공급하며 안정적 매출 흐름을 보인다. 기업 재무 리스크 예측 모형인 ‘알트만 Z-스코어’ 추이를 살펴보면 ‘안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를 달리 보면 그룹사 의존도와 완성차 판매 사이클에 연동되는 사업 구조적 한계도 명확하다는 얘기가 된다. 완성차 부품 계열사로서 장점이 크지만, 고점을 돌파하는 밸류업은 수년째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최근 현대모비스에 고점 돌파를 위한 큰 선물이 하나 주어졌다. ‘로봇’이다. 완성차 부품사에서 액추에이터 등 로봇 부품사로서 밸류업 전환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무난한 모범생

한국금융신문이 자체 구축한 AI 데이터 분석 플랫폼 ‘더 컴퍼스(THE COMPASS)’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Z-스코어는 ▲2021년 3.09 ▲2022년 2.94 ▲2023년 3.11 ▲2024년 2.84 ▲2025년 3.18로 집계됐다. 2.84~3.18 범위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구조로, 대체로 안전 구간으로 복귀하는 패턴을 보였다.

Z-스코어는 기업 부도 가능성을 예측하는 모형으로, 재무제표 항목(X1(운전자본/총자산) + X2(이익잉여금/총자산) + X3(영업이익/총자산) + X4(시가총액/총부채) + X5(매출액/총자산))을 기반으로 산출된다. 제조업 기준, 3점 이상이면 안정권, 1.8점 미만이면 위험 구간으로 평가한다.

현대모비스 박스권 횡보는 회사 사업 구조 특성을 반영한다. 매출 비중 77.4%인 모듈·부품 제조사업은 현대차·기아에 대한 높은 의존도(각각 37.6%, 37.1%)를 바탕으로 안정적 매출 흐름을 유지하는 반면, 완성차 판매 사이클에 연동되는 구조적 한계도 동시에 갖고 있다.

이 회사 Z-스코어 구성 값 중 ‘시가총액 대비 총부채 비율(X4)’ 기여도가 30.2%로 가장 두드러진다. 현대차와 기아라는 든든한 ‘뒷배’로 안정적 현금력과 수익이 창출되는 만큼, 이익잉여금·영업이익·매출 등 다른 재무 지표들도 완만한 추이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모비스 영업이익은 2021년 약 2조 원 수준에서 매년 확대돼 지난해 3조3574억 원까지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도 약 34조 원에서 45조 원으로 약 11조 원 증가했다. 반면 부채비율은 매년 43~44%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실적과 별개로 사업 환경이나 회사 성장 기대치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 현대모비스 Z-스코어가 2점대로 하락한 2022년과 2024년은 모두 X4 수치 하락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현대모비스 X4 수치는 2021년 1.49에서 2022년 1.07로 떨어졌고, 2023년 1.24로 반등했다가 2024년 다시 1.07로 하락했다.

로봇 부품사 전환

결국, 현대모비스 Z-스코어는 회사 주가, 즉 밸류업 성과에 따라 향후 고점을 뚫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월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공개 이후 로봇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8년부터 북미 생산 거점 아틀라스 투입을 시작으로 공장 자동화 및 타 산업으로의 확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완성차 부품사에서 로봇 부품사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차량용 부품 설계 역량과 축적된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로봇용 액추에이터 시장에 우선 진출하기로 했다.

액추에이터는 제어기로부터 신호를 받아 동작을 수행하는 핵심 구동장치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제작하는 재료비의 약 60%를 차지하는 주요 부품이다.

현대모비스는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아틀라스 액추에이터를 생산·공급하겠다고 발표하며 든든한 고객사 확보를 공개했다.

현대모비스가 자동차 부품 공급사에서 로봇·반도체·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부품 생태계 핵심축으로 포지셔닝을 전환하면, 시장이 이를 재평가하는 과정에서 X4 비율이 상승할 여지는 충분하다.

장밋빛 전망은 금물

문제는 이런 장밋빛 미래가 실제로 펼쳐질 수 있느냐다.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현대모비스가 시장 기대만큼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일단 생산 능력. 현대차는 2028년 아틀라스를 연간 3만 대 수준으로 생산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대모비스가 아틀라스에 액추에이터를 공급할 계획이긴 하지만, 정확한 생산 규모 등을 공개한 적은 없다.

수익성이 지속할지 여부도 알 수 없다. 로봇 시장이 확대되면서 부품 단가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액추에이터 개당 평균 판가는 2027년 2000달러에서 2028년 1000달러, 2032년 599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5년만에 약 30% 수준으로 낮아지는 것이다.

로봇 굴기를 선언한 중국 공급과잉 가능성도 경계 요소다. 태양광·전기차·배터리 등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던 선례는 차고 넘친다.

가장 최근 사례가 배터리 산업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확보하며 성장했지만, 이후 중국 제조사들 대량생산과 낮은 단가 공세로 점유율과 수익성에서 압박을 받았다.

실제 중국 로봇 산업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에 따르면 2022~2024년 공개된 66종 로봇 가운데 중국 기업이 만든 모델이 40종으로 전체의 61%를 차지했다.

한화투자증권 김성래 연구원은 “로봇이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면서 성능·신뢰성·비용(QCD)에 맞는 제품 구현 역량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래 가치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의 결과는 현대모비스 주가를 보면 알 수 있다. 로봇 전환 기대 효과가 축소되고 상용화 이후 과제 등이 부각되면서 최근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해 37만3000원에서 출발한 현대모비스 주가는 CES 이후 지난 6월 1일 82만2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3일 종가는 49만4000원. 한달 만에 39.9% 급락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 성과 연동과 향후 로봇 원가 경쟁 등 새로운 과제들이 대두되고 있다”며 “최근 주가 흐름도 상용화 이후 상황 등을 고려한 투자자들이 확신을 잃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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