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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상장 트라우마?’…HD현대로보·LS에식스 등 ‘3%룰’ 영향권

정진아 기자

기사입력 : 2026-07-07 14:32

금융위·거래소, 중복상장 세부기준 예고…‘3%룰’ 주주동의 의무
매출·영업이익·자산 10% 미만 ‘저비중 면제’도 미적용
HD현대로보틱스 ‘시장과 소통’·LS에식스솔루션즈 ‘철회 유지’

(왼쪽부터) 정기선 HD현대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각사

(왼쪽부터) 정기선 HD현대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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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진아 기자] 물적분할로 설립된 자회사는 모회사 대비 규모가 작아도 일반 주주 동의 없이는 상장할 수 없게 됐다. 대기업 계열사들이 사업부를 떼어내 세운 비상장 자회사들이 직접 영향권에 들면서, 주요 계열사 기업공개(IPO)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모회사 이사회 ‘5대 의무’·‘3%룰’ 부과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6일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의 세부기준을 담은 거래소 규정 개정안과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제정안을 발표하고, 오는 14일까지 의견수렴(예고기간)에 들어간다. 이후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 정례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시행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자회사 상장을 추진하는 모회사 이사회엔 ▲주주 영향평가 ▲주주보호 방안 마련 ▲주주소통·주주동의 확인 ▲이사회 찬반 결의 및 자회사 통지 ▲단계별 공시 등 ‘5대 의무’가 부과된다. 이후 거래소가 중복상장 전용 특례심사를 진행한다.

주주동의에는 상법상 감사위원 선임에 준하는 ‘3%룰’이 적용된다. 이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것으로, 일반주주의 영향력을 높였다.

이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자회사 설립 방식에 따라 주주동의 여부가 달라진다. 인수합병(M&A)이나 신설을 통해 편입된 일반 자회사는 주주동의를 받지 못해도 거래소 개별심사로 상장 길이 열려 있고, 매출·영업이익·자산이 모두 모회사의 10% 미만인 ‘저비중 자회사’는 주주동의 자체가 면제된다.

그러나 물적분할 자회사는 중복상장 시 모회사 디스카운트 등이 우려돼 일반주주 보호 필요성이 가장 크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금융위는 “저비중 자회사에 해당하더라도 물적분할된 자회사인 경우는 주주동의 의무화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적용 주요 기업 현황. /자료=각사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적용 주요 기업 현황. /자료=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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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로보틱스·LS에식스솔루션즈 등 영향권

기업공개(IPO)가 예정된 기업 중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 기업은 HD현대로보틱스다. HD현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HD현대로보틱스는 2020년 5월 HD현대의 로봇사업부문이 물적분할해 신설된 회사로, 현재 HD현대가 지분 81.82%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HD현대로보틱스 연결 매출은 2630억 원으로 HD현대 연결 매출 71조2594억 원의 0.4%에 그친다. 영업손실은 지난해 218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매출 718억원, 영업손실 50억원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공시자료를 통해 제품·기술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 확대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규모만 보면 전형적인 저비중 자회사지만, 물적분할로 설립돼 면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향후 상장을 진행하려면 3%룰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일반 주주를 설득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LG화학에서 물적분할된 LG에너지솔루션이 2022년 상장한 후 모회사 주가가 장기간 짓눌린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로봇 사업은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받아 분리 상장 시 모기업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HD현대는 피지컬 AI 투자 확대 기대감 속에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이 올해 61만9000대 규모로 약 7.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기대가 커질수록 알짜 사업 분리 상장에 대한 모회사 주주들의 견제 심리도 함께 커질 수 있는 구조다.

이에 HD현대로보틱스 관계자는 “주주 가치를 최우선으로 해서 시장과 소통해 나갈 것”이며 “지침이 어제 공개돼 당장은 정부 지침에 맞춰 준비하고 확인해야 할 것이 많아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 인수·합병(M&A)으로 편입된 자회사를 둔 LS그룹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지만, 마찬가지로 시장 상황을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다. 앞서 LS 산하 권선(전자장치에 감는 피복 구리선) 업체 LS에식스솔루션즈는 지난 1월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그룹 내 다른 자회사의 IPO 예정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S그룹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LS에식스솔루션즈 상장 철회 상태에서 변화한 것은 없다”며 “정부 방침에 충실히 따르고 주주 보호와 소통을 넓혀 나갈 것으로, 상장 여부나 일정은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한화모멘텀·한화로보틱스, 상장 진행할 경우 영향…한화에너지 ‘영향권 밖’

한화그룹에서는 ㈜한화가 2024년 7월 모멘텀 부문을 물적분할해 세운 이차전지 장비사 한화모멘텀과 2023년 FA사업부를 물적분할한 한화로보틱스가 향후 상장을 추진할 경우 영향권 안에 들게 된다.

양사는 오는 15일 ㈜한화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8월 1일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되는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칭)’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해당 법인엔 한화모멘텀과 한화로보틱스뿐 아니라 한화비전·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 등 자회사 관리 부문이 편입되며, 8월 25일 유가증권시장 재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기존 주주에게 지분율대로 신주를 배정하는 인적분할 재상장은 이번 중복상장 규제 대상이 아니지만, 신설 지주사 산하로 옮겨가는 두 자회사가 향후 상장에 나설 경우 주주동의 의무는 그대로 적용된다.

다만 양사는 현재까진 상장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모멘텀, 한화로보틱스 등의 상장 가능성이나 계획은 아직 들은 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화에너지는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비상장사로, 상장 모회사의 자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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