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국민성장펀드 성공을 위한 합동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제공=금융위원회(2025.10.01)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에 장기 자금을 공급하는 정책형 상품 성격이 강한 만큼 단순 수익률보다 투자 기간과 환매 제한, 산업 변동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 공모펀드와 다른 '정책형 장기투자' 구조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는 일반 국민이 가입하는 공모 형태 상품이지만 내부 구조는 일반 공모펀드와 다르다. 일반 공모펀드가 운용사별 투자 전략에 따라 주식·채권·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하는 구조라면, 국민성장펀드는 정책 목적이 정해진 자금 흐름에 참여하는 성격이 강하다.
국민 자금과 정부 재정을 모아 모펀드를 만든 뒤 이를 다시 10개 자펀드에 투자하는 사모재간접공모펀드 방식으로 설계된 점도 특징이다. 공모펀드 운용사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삼성자산운용·KB자산운용이 선정됐으며, 실제 첨단산업 투자는 자펀드 운용사들이 맡는다.
투자 대상 역시 일반 공모펀드보다 제한적이다. 일반 공모펀드가 국내외 주식·채권·리츠·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반면, 국민성장펀드는 AI·반도체·바이오·미래차·이차전지 등 첨단전략산업 중심으로 자금이 흘러가도록 설계됐다.
실제 자펀드는 결성금액의 60% 이상을 첨단산업 관련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이 가운데 30% 이상은 비상장기업과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사 등에 신규 자금 공급 방식으로 투자된다. 반면 코스피 투자 비중은 10% 이내로 제한된다.
이는 일반 공모펀드처럼 시장에서 이미 거래되는 자산 가격 상승을 추종하기보다 첨단산업 기업 성장 과정에 직접 자금을 공급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의미다. 정부가 첨단기술 기업의 스케일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금 공백, 이른바 '죽음의 계곡' 해소를 목표로 내세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 손실 우선부담, 원금보장과는 달라
정부 재정이 손실 일부를 먼저 부담하는 구조는 국민성장펀드의 핵심 특징으로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재정 1200억원을 후순위 출자 형태로 투입해 각 자펀드 손실의 최대 20% 범위 내에서 우선 부담하도록 설계했다. 일반 공모펀드에서는 보기 어려운 구조다.
다만 이를 원금보장 상품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금융위 역시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는 운용 결과에 따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정부 재정은 손실을 줄이는 완충 장치 역할을 하는 것이지, 예금처럼 원금을 보장하는 구조는 아니다. 손실 위험을 일부 낮추는 구조와 원금보장은 다른 개념이라는 의미다.
세제 혜택은 일반 공모펀드보다 강한 편이다. 3년 이상 투자 시 투자금액에 따라 최대 18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배당소득에는 9%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투자일로부터 5년간 2억원 한도 내에서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다만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전용계좌를 통해 가입해야 한다. 직전 3년 중 한 차례라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였던 경우에는 전용계좌 가입이 제한된다. 혜택이 큰 만큼 가입 조건과 투자 기간 제한도 함께 따라오는 구조다.
"수익률보다 5년 먼저 봐야"
시장에서는 국민성장펀드와 일반 공모펀드의 가장 큰 차이가 환매 구조에서 갈린다는 분석도 나온다.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는 만기 5년의 폐쇄형 펀드다. 중도 환매가 불가능하며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더라도 유동성이 낮아 실제 거래가 어렵거나 기준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위는 만기까지 보유 가능한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주식형·채권형 공모펀드가 환매 신청을 통해 비교적 자유롭게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것과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국민성장펀드는 세제 혜택과 손실 완충 장치가 있는 대신 장기 보유를 전제로 설계된 상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AI·반도체·바이오 같은 첨단산업은 성장 가능성이 큰 반면 변동성 역시 높은 분야로 꼽힌다. 단순히 '정부가 만든 펀드'라는 이유만으로 접근하기보다, 해당 산업의 장기 성장성과 변동성을 함께 감내할 수 있는지 먼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성장펀드는 일반 공모펀드보다 세제 혜택과 손실 완충 장치가 강화된 대신, 투자 기간·환매 구조·가입 조건 등도 함께 제한되는 상품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직접투자·저리대출 병행하는 운용 구조
국민성장펀드는 투자 방식에서도 일반 펀드와 차이를 보인다. 일반 공모펀드가 상장주식·채권 투자 중심이라면, 국민성장펀드는 직접투자·저리대출·인프라투융자를 함께 활용한다.실제 올해 1~4월 승인된 사업에는 리벨리온·업스테이지 직접 지분투자뿐 아니라 삼성전자·네이버 대상 저리대출, 국가 AI컴퓨팅센터·신안우이 해상풍력 인프라투융자 사업 등이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평택 AI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사업에 2조5000억원(첨단기금 2조원·5대 시중은행 5000억원) 규모 저리대출을 지원받고 있으며, 네이버 역시 AI 데이터센터 '각 세종' 증설과 GPU 서버 도입 자금으로 4000억원(첨단기금 3400억원·산업은행 600억원) 규모 저리대출을 받는다.
정부는 최근 미래차 생태계 전환 지원 방안에서도 향후 5년간 약 15조원 규모 정책금융 공급 계획을 밝히는 등 투자 범위를 첨단산업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
결국 국민성장펀드는 일반 공모펀드처럼 단순 금융상품이라기보다 정책금융과 국민 참여형 투자를 결합한 구조에 가깝다. 수익률 중심 상품보다는 첨단산업 성장 과정에 장기 자금을 공급하는 정책형 장기투자 상품 성격이 더 부각될 전망이다.
지다혜 한국금융신문 기자 dahye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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