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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성장펀드’ 닻 올랐는데… 성장금융, 수장 공백에 ‘산은 색채’ 짙어지나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15 14:41 최종수정 : 2026-04-15 16:04

5월 본격 가동 앞두고 대표이사 공모 착수… 8개월 ‘직무대행’ 마침표
국민 자금 섞인 정책펀드, ‘안정성’ 내세운 관료·산은 인사 전면 배치 관측
민간 전문성 위축 우려도… 정책 목표와 시장 대응력 ‘시험대’

성장금융은 최근 임기 3년의 대표이사 공개 모집에 착수하며 8개월 이상 이어진 대표 공백 해소에 나섰다. 성장금융은 지난해 8월 허성무 전 대표 임기 만료 이후 사실상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돼 왔다. 사진=성장금융

성장금융은 최근 임기 3년의 대표이사 공개 모집에 착수하며 8개월 이상 이어진 대표 공백 해소에 나섰다. 성장금융은 지난해 8월 허성무 전 대표 임기 만료 이후 사실상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돼 왔다. 사진=성장금융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가 본격적인 운용 단계에 들어가면서 정책금융 생태계 전반이 재편 국면에 돌입했다. 펀드 운용 구조 확정과 함께 운용 주체인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성장금융)의 대표 공백 장기화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정책자금 컨트롤타워를 둘러싼 인사·조직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10일 국민성장펀드 자펀드 운용사 선정 기준을 확정하고 오는 5월부터 본격 운용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해당 펀드는 한국성장금융(재정모펀드), 한국산업은행(첨단전략산업기금), 공모펀드 운용사 등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구조로 설계됐다.

특히 이번 펀드는 정부 재정과 산업은행 자금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이 공모 펀드 형태로 참여해 수익을 공유하는 ‘국민참여형’ 구조를 띠고 있다. 정부가 후순위 출자를 통해 국민들의 손실 완충 장치(손실 우선 분담)를 마련함으로써 안정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며, 이는 정책 자금 집행에 대한 투명성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핵심은 운용사별로 중점 투자 분야를 사전 제안받아 특정 업종 쏠림을 방지하는 방식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정책자금 배분의 투명성과 함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선 사실상 대규모 정책 모험자본의 ‘통합 운용 체계’가 가동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구조 변화 속에서 성장금융 내부 인사 구도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대표이사 선임이다.

성장금융은 최근 임기 3년의 대표이사 공개 모집에 착수하며 8개월 이상 이어진 대표 공백 해소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지원 접수는 오는 4월 27일까지 진행되며, 이후 서류 및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성장금융은 지난해 8월 허성무 전 대표 임기 만료 이후 사실상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돼 왔다.

VC 업계에서는 국민성장펀드 본격 가동을 앞두고 의사결정 지연이 불가피했다는 점을 들어, 대표 선임을 통한 조직 정상화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특히 6월 예정된 설립 10주년 행사와 신규 자펀드 출자 일정 등을 고려하면, 신임 대표 체제 출범이 사실상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인사 구도 변화의 또 다른 축은 산업은행 및 관료 출신 인사의 전면 배치 가능성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신임 대표 후보군으로 금융당국 출신의 관료(모피아)나 산업은행 요직을 거친 인사들의 이름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이는 대규모 정책 자금 관리의 안정성을 꾀하려는 당국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조직 내부와 업계에서는 균형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성장금융이 민간형 전문 운용사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정책금융 및 관료 출신 비중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투자 의사결정의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민간 VC 생태계의 생리를 잘 아는 순수 금융인 출신이 배제될 경우 성장금융 특유의 모험 자본 공급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국민성장펀드 출범은 단순한 자금 집행을 넘어, 정책금융 구조와 조직 인사 체계를 동시에 재편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자금의 흐름뿐 아니라 ‘누가 의사결정을 쥐는가’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성장금융은 정책 목표와 시장 대응력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시험받게 될 전망이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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