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우형 케이뱅크 대표
최우형기사 모아보기 행장이 이끄는 케이뱅크가 상장 이후 스테이블코인과 인공지능(AI)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삼고 미래금융 인프라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그동안 케이뱅크의 성장 공식이 업비트 제휴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자산 고객 유입과 비대면 여신 확대에 가까웠다면, 앞으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송금·결제망과 AI 운영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원화·유로 스테이블코인 연계…해외송금 실험 확대
케이뱅크는 한국과 유럽 은행권이 공동 추진하는 스테이블코인 협력 프로젝트 ‘판게아(Pangea)’에 참여한다.
판게아는 국내 은행권과 EU 스테이블코인 발행 추진 법인 키발리스(Qivalis), SWIFT, 체인링크 등이 참여해 차세대 해외송금 모델을 검증하는 프로젝트다. 핵심은 원화(KRW) 스테이블코인과 유로(EUR)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연계해 해외송금과 정산 구조를 실험하는 데 있다.
이는 기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중심 논의에서 한발 더 나아간 시도다. 국내 고객이 원화를 기반으로 송금하면 해외 수취 단계에서 유로 등 현지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또는 법정화폐로 정산되는 구조를 검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중개은행을 거치는 기존 해외송금망보다 속도와 비용, 정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점검하는 단계다.
리플(Ripple)과의 협력도 같은 맥락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4월 리플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기술검증(PoC)에 착수했다. 양사는 별도 앱 기반 송금 구조와 고객 계좌·내부 시스템을 가상 연계한 송금 안정성 등을 단계별로 검증하고 있다.
공모자금 100억 투입…디지털자산 인프라 선점
상장 이후 확보한 공모자금은 디지털자산 사업 확대의 실탄이 되고 있다. 케이뱅크는 약 100억원을 투입해 스테이블코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관투자자 거래 확대에 대비한 인프라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가상자산 연계 서비스가 아니라 송금·결제·정산을 아우르는 금융 인프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사전 준비도 진행 중이다. 케이뱅크는 ‘K-STABLE’, ‘Kbank Wallet’ 등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월렛 관련 상표권을 출원하고,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를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6월부터 이어온 실명계좌 기반 디지털자산 거래 지원 경험과 업비트 제휴 고객 기반을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관건은 제도화 속도다. 케이뱅크의 자체 자료도 디지털자산 관련 내용이 아직 검토 단계이며 향후 사업전략이나 제휴사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결국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와 은행권 취급 범위, 발행·보관·결제 관련 규율이 정비되는 시점에 맞춰 실제 서비스화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AI 데이터센터·GPU 플랫폼 구축…‘AI 은행’ 기반 강화
AI 분야에서도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 케이뱅크는 AI 데이터센터와 GPU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며 금융 특화 AI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인프라를 마련하고 있다. 새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뱅킹 시스템 중심 데이터센터와 별도로 운영되며, AI 연산과 대규모 데이터 처리에 특화된 구조로 설계될 예정이다.GPU 플랫폼 구축도 병행한다. 생성형 AI와 거대언어모델(LLM) 활용이 확대되면서 금융권에서도 GPU 확보와 운영 효율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케이뱅크는 자체 AI 인프라를 통해 추가 LLM 도입과 신규 AI 서비스 개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서비스 적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케이뱅크는 금융 특화 프라이빗 LLM을 기반으로 고객 질문의 의도와 맥락을 분석하는 ‘AI 통합검색’을 도입했고, 고객센터 상담 직원을 지원하는 ‘고객센터 AI 비서’도 구축했다. 광고 심의 업무를 돕는 ‘AI 광고심의 어시스턴트’ 등 내부 업무 자동화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케이뱅크의 행보가 인터넷은행 경쟁의 축을 단순 고객 수 확대에서 미래 금융 인프라 경쟁으로 옮기는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생활금융 플랫폼과 비대면 여신 경쟁력을 앞세우는 가운데, 케이뱅크는 디지털자산 실명계좌 경험과 상장 후 자본력을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AI 분야에서 차별화된 성장 경로를 모색하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상장 이후 확보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지털자산과 AI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과 AI를 중심으로 차세대 금융 서비스와 기술 인프라 고도화를 지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앱 생태계 대신 플랫폼 제휴…케이뱅크식 수익 다변화
케이뱅크가 이처럼 플랫폼 경쟁력 끌어올리기에 매진하는 것은 경쟁 인터넷은행들과의 수수료 수익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1분기 케이뱅크의 수수료수익은 160억원으로 카카오뱅크(808억원)와 큰 차이를 보였다. 예대마진 중심 성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새로운 수익원 확보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토스뱅크처럼 자체 앱 생태계를 확장하는 방식보다는 외부 플랫폼과 연결되는 BaaS와 디지털자산을 미래 사업 축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 각 부문 핵심 인력을 중심으로 디지털자산TF를 꾸리고 'K-STABLE'과 'Kbank Wallet' 등 스테이블코인·디지털지갑 관련 상표권도 잇달아 출원했다.
향후 3년간 약 100억원을 투입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시스템 구축과 기관투자자 거래 확대에 대비한 인프라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케이뱅크는 BaaS도 확대하는 중이다. 올해 3분기 무신사 고객 대상 제휴통장과 체크카드 출시를 준비 중이며, 네이버와는 개인사업자 대상 공동심사 신용대출을 추진하고 있다. 플랫폼 제휴를 통한 고객 기반 확대와 수익원 다변화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이다.
케이뱅크는 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디지털자산 활용도가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현지 금융기관 및 관련 기관들과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송금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단순 아이디어 차원을 넘어 실제 활용 가능한 송금 모델 구축에 초점을 맞춘 행보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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