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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에서 ‘수익성’으로…‘효율’ 찾아 나선 쿠팡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26 16:15

쿠팡 묶음배송 특허 출원 '주목'
물류 효율화, 수익성 고려 전략?

로저스 대표와 염 의원이 배송체험에 앞서 택배물품 상차 등 준비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쿠팡

로저스 대표와 염 의원이 배송체험에 앞서 택배물품 상차 등 준비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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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쿠팡이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고도화와 물류 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하며 전략 재편에 나선 모습이다. 엔비디아와 협력해 물류·추천 시스템 고도화를 예고한 데 이어, 로켓배송에 묶음배송 도입을 검토하고 무료배송 기준도 조정했다.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여파로 4분기 실적이 둔화되면서 성장 중심에서 수익성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전략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지식재산정보 검색 서비스 키프리스(KIPRIS)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1월 묶음배송을 위한 특허를 출원했다. 해당 특허는 일정 지역 내 복수의 주문을 한데 모아 처리한 뒤 한번에 배송하는 방식이 핵심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여러 건을 묶어 상품을 동시에 피킹(창고에 보관된 상품을 주문서 기준으로 찾아 꺼내어 집품하는 작업)하고, 이후 한번에 수거·배송하는 구조다. 배송 횟수를 줄여 물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설계로 풀이된다.

물류 효율화 착수?…묶음배송 전환 가능성은

쿠팡 물류센터 이미지. /사진=쿠팡

쿠팡 물류센터 이미지. /사진=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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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특허 출원을 두고 업계에서는 쿠팡이 물류 효율화에 본격 착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금까지 쿠팡은 고객이 여러 상품을 주문할 경우 각기 다른 물류센터에서 상품이 출고되는 구조를 유지해 왔다. 한번에 상품을 주문해도 여러 개의 박스로 나뉘어 배송되는 이유다. 이는 배송 속도를 높이는 데는 유리하지만, 작업 인력 부담과 포장재 사용 증가 등 비용 측면에서는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반면 묶음배송이 도입되면 주문을 일정 단위로 통합해 최소한의 물류 거점에서 한번에 배송할 수 있어 배송 횟수와 포장 비용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물류 처리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되는 구조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특허 출원을 실제 사업화로 연결 짓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없지 않다. 특허 출원은 기업이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과정인 만큼, 실제 적용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 특성상 특허를 먼저 출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쿠팡의 묶음배송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쿠팡이 ‘롤모델’로 삼는 아마존이 이미 묶음배송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에서 묶음배송이 비용 효율화를 위한 표준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특허 출원만 했을 뿐인데…주목 이유는

단순한 특허 출원에 불과하지만 업계가 이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이유는 최근 쿠팡의 수익성 지표 변화와 맞물려 있어서다. 지난해 11월 말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4분기 실적이 둔화되면서, 그간 성장에 집중해온 쿠팡이 비용 효율화에 보다 무게를 두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는 묶음배송 검토와 무료배송 기준 조정 등 일련의 움직임이 단순한 운영 개선이 아닌 전략 전환의 일환일 수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쿠팡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88억3500만 달러(약 12조8103억 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했다. 하지만, 이 기간 영업이익은 800만 달러(약 115억 원)에 그치며 97%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0.09%까지 떨어졌다. 더욱이 순손익은 2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 16일 쿠팡은 일반회원 대상으로 무료 로켓배송 기준을 최종 결제금액 기준으로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그간 ‘할인 적용 전 판매가 1만9800원 이상’일 경우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오는 4월 중순부터는 ‘쿠폰·즉시할인 적용 후 최종 결제금액 1만9800원 이상’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쿠팡은 이번 조치가 상품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풀리는 일부 판매자 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유료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소비자가 장바구니에 담아야 할 금액이 사실상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는 쿠팡의 핵심 경쟁력이었던 ‘초고속 배송’ 전략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배송 단위를 묶는 구조가 확대될 경우 일부 상품의 배송 속도가 조정될 수 있어서다. 다만 업계에서는 속도 경쟁력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선택적으로 효율화를 병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쿠팡이 엔비디아와의 협력에 나선 것도 물류·배송 경쟁력 강화를 위한 행보다. 쿠팡Inc는 엔비디아와 함께 전자상거래 물류·배송 전반에 걸쳐 혁신을 가속화하는 ‘AI 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상품 수요 예측부터 재고 배치, 배송 동선 최적화까지 전 과정에 AI를 적용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그동안 속도를 기반으로 시장을 키웠다면, 이제는 효율을 통해 수익성을 관리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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