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빠진 앱토즈에 ‘소방수’로 나선 한미약품
9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 3일 앱토즈 인수를 최종 완료했다. 이번 인수는 지난해 경영진이 체결한 계약상 의무 이행에 따른 것이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앱토즈와 함께 최종 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했다.앱토즈는 캐나다 바이오 기업으로 지난 2021년 한미약품이 투스페티닙을 기술수출했던 회사다. 당시 기술수출 계약 규모는 총 4억2000만 달러였다. 한미약품은 앱토즈로부터 계약금과 단계별 기술료, 판매 로열티를 받는 구조로 계약을 맺었다.
한미약품은 기술수출 이후 앱토즈에 지분 투자와 함께 자금을 대여했다. 2023년부터 글로벌 바이오 투자 시장이 위축되며 앱토즈가 자금 조달에 실패했고, 임상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자금난에 빠졌기 때문이다. 결국 앱토즈는 누적 적자만 5억 달러를 넘기며 지난해 말 완전자본잠식에 빠졌고, 올해 4월 나스닥에서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됐다.
이에 한미약품은 기존 대여금 약 568억 원을 포함해 총 700억 원 상당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잔여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기술수출 파트너사가 파산 위기에 처하자 투스페티닙의 임상 중단을 막기 위해 한미약품이 소방수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재무 압박 감수…투스페티닙 임상 성공에 ‘집중’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가 한미약품의 재무적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앱토즈는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인수에 투입된 700억 원을 비롯해 앞으로 들어갈 투스페티닙 연구개발(R&D) 비용까지 생각하면 한미약품에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물론 한미약품의 기초체력은 탄탄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2578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고, 이익잉여금은 5년 새 두 배 이상 늘어난 8365억 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별도의 현금 흐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장폐지 기업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은 한미약품의 재무체력에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투스페티닙이 아직 임상 1/2상 단계에 머물러 있어, 상업화 성공까지 투입돼야 할 R&D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다.
재무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한미약품이 이번 인수를 단행한 것은 투스페티닙의 미래가치를 높게 평가한 때문으로 보인다. 투스페티닙은 경구용 다중 키나아제 저해제로, 하루 한 번 먹는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다. 기존 치료제(베네토클락스)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군에서도 객관적 반응률(ORR) 30~40% 수준의 의미 있는 항암 활성과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했다.
혈액암 치료제는 개발 난도가 높은 만큼 임상 성공 시 프리미엄 약가를 적용받아 든든한 수익원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한미약품이 임상 2상 이후 데이터를 바탕으로 과거보다 유리한 조건에 글로벌 빅파마와 대규모 기술수출을 성사시킨다면 투입 자금을 거둬들이고도 남을 가능성이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투자금을 보호하는 동시에 투스페티닙 개발을 안정적으로 완주하기 위한 전략적인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앱토즈 인수를 두고 한미약품이 북미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미약품은 미국 자회사 ‘HS 노스아메리카’를 통해 앱토즈를 사들였다. 하지만 HS 노스아메리카는 지난 2025년 설립된 뒤 자본금만 출자된 서류상의 지주사 성격을 띄고 있다.
반면, 앱토즈는 나스닥 상장사로서 오랜 기간 현지에서 임상 네트워크와 규제 당국 대응 인프라를 쌓아온 만큼, 향후 현지 임상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현지 임상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확보하는 건 글로벌 제약사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전략”이라며 “앱토즈 인수 또한 북미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 측면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앱토즈를 통한 북미 진출 계획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현재까지 논의된 바가 없다”면서 “투스페티닙 개발 완주에 집중하되, 향후 현지 임상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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