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과 송창현 현대차∙기아 첨단차플랫폼(AVP)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 / 사진=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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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핵심 계열사 포티투닷은 최근 핵심 포트폴리오 중 UMOS(도심 모빌리티 운영체제) 사업을 연내 분리하기로 했다. UMOS 사업은 스마트시티·모빌리티 통합 솔루션을 비롯해 ▲포티투닷 모빌리티 서비스 '탭(TAP!)' ▲FMS '플레오스 플릿(Pleos Fleet)' ▲AI 기반 TMS '카포라(Capora)' ▲RaaS 기반 클라우드 WMS 등으로 구성된다.
포티투닷은 UMOS를 자회사로 분사하고 SDV와 자율주행 개발에 더욱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포티투닷 관계자는 “포티투닷이 자율주행, SDV 등 기술 중심 기업으로 입지를 다짐과 동시에 UMOS 사업도 독립적인 한 축으로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업 개편을 두고 송창현 사장의 자율주행 SDV 상용화를 위한 초강수로 평가한다. 현대차그룹이 포티투닷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없는 만큼 기술 개발에 보다 무게를 두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1968년생인 송창현 사장은 오하이오주립대학(학사), 파듀대학교(석사)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국내외 빅테크에서 경력을 쌓은 소프트웨어 전문가다. 대표적으로 그는 NHN에서 기술혁신센터장,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거쳤다. 2017년에는 네이버의 기술 연구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랩스 대표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2019년 포티투닷을 설립과 동시에 현대자동차의 20억원 시드투자를 끌어내며 주목받았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미래모빌리티’ 비전을 가진 정의선 회장과 송창현 사장의 ‘미래 이동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 비전에서 공감대가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
나아가 2022년 현대차그룹은 약 4308억원(현대차 2767억원, 기아 1541억원)을 투자해 포티투닷을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현대차그룹은 초기 투자를 비롯해 2023년 5월, 2024년 6월, 올해 8월 등 포티투닷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1조978억원을 투자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 금액만 약 1조5000억원이다.

현대차그룹, 포티투닷 투자/출자 현황.
하지만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아직 송창현 사장과 포티투닷에 대한 기대보단 우려와 의문이 더 높은 상황이다.
먼저 포티투닷의 확실한 성과 부재다. 포티투닷은 2022년 현대차 인수 이후 UMOS를 비롯해 탑재형 자율주행 모듈 'AKit' 등 자율주행 솔루션 상용화에 연이어 실패했다. 또 자율주행 사업화를 위해 시작한 자율주행차 호출·탑승 플랫폼 'TAP!'도 시범 서비스 시작 약 2년 만에 중단됐다.
연이은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와 사업화가 실패하자 포티투닷 실적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포티투닷의 영업손실은 2020년 약 204억원에서 지난해 1761억원으로 내년 증가했다. 현대차에 인수된 2022년부터 누적영업손실은 3256억원에 이른다.
실제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서는 “투자는 하는데 성과의 실체가 없고, (송창현 사장) 말 자체를 못 믿겠다” 등의 반응이 올라오기도 했다.
송창현 사장은 자신을 둘러싼 내외부 압박가운데 2027년 자율주행 SDV 상용화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9일 열린 국토교통부·한국교통안전공단·국제교통포럼 공동주최 '글로벌 모빌리티 콘퍼런스'에서 “전략적 파트너 구글 웨이모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아이오닉5가 자율주행 서비스 '웨이모 원'에 투입될 예정이고 실도로 테스트는 올해 시작된다”며 “웨이모 협업과 별개로 내년 자체 엔드투엔드 자율주행 기반 ‘아트리아 AI’가 적용된 SDV페이스카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SDV, 자율주행 인재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서울대학교를 직접 찾아 학생들과 소통하며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비전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 포티투닷은 올해 초 글로벌 소프트웨어 전문가 리차드 첼민스키를 수석 기술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