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텔의 어메니티 트렌드는 ‘친환경’이다.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 용기로 변경하고 패키지 인쇄 최소화, 재활용이 용이한 재료 사용 등 ‘친환경’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처럼 ‘일회용 어메니티 없는 호텔=서비스 부족’이라는 인식이 아닌 ‘친환경 호텔=가치 있는 소비’라는 인식이 확산한 영향이다.
각 호텔이 어메니티 브랜드를 선정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글로벌 호텔 체인의 가이드에 따라 정하는 방법과 직접 다양한 후보군을 놓고 품질과 친환경 등 여러 가지 조건에 맞춘 브랜드를 찾는 방법 등이다. 어메니티 브랜드 역시 호텔 경험 중 하나인 만큼 각 호텔은 소비자 만족을 높이기 위해 적합한 브랜드를 선정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 호텔신라, ‘몰튼브라운’와 ‘제주인디’
서울 신라호텔과 제주 신라호텔은 영국의 친환경 브랜드인 ‘몰튼 브라운’을 2011년부터 제공하고 있다. ‘몰튼 브라운’은 1973년 시작한 고급 화장품 브랜드로 영국 왕실 인증을 받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금은 ‘몰튼 브라운’이 유명해졌지만 2011년 신라호텔이 도입한 당시에는 국내에서 희소성 있는 브랜드로 알려져 주목받았다. 서울 신라호텔은 1층에 ‘몰튼 브라운’ 매장을 별도로 운영, 만족도가 높은 이들이 쇼핑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다.
또 호텔신라가 운영 중인 신라스테이는 제주 지역을 제외한 전국 15개 지점이 올해 4월 프랑스 브랜드 ‘록시땅’으로 새롭게 교체했다. ‘록시땅’의 대표 컬렉션인 ‘버베나(Verbena)’ 라인을 채택했다. 록시땅은 1976년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에서 설립된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프로방스 지역에서 자란 자연 유래 성분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바디 케어, 핸드 케어, 헤어 케어 등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신라스테이 제주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제주 로컬 브랜드 ‘제주인디’ 어메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 지역성을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온 가족이 사용할 수 있는 안전등급의 제주도 인증 화장품이다.
◆ ‘딥디크’에 ‘PB 브랜드’ 더한 롯데호텔앤리조트
롯데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시그니엘(서울·부산)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니치 향수 브랜드 ‘딥디크’를 어메니티로 꾸렸다. 시그니엘 오픈 당시 국내 희소성을 보유한 브랜드로,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시그니엘의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와 부합해 선정했다.
또 롯데호텔은 호텔과 리조트 브랜드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담아 호텔에서 자체 개발한 어메니티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호텔의 에미서리.73(Emissary.73) ▲L7 호텔 바이 롯데의 데페이즈모(Depaysmo) ▲롯데시티호텔의 컨포이즈(Con:Poise) ▲롯데리조트의 그랑드리(Ground're) 등으로 총 4가지 라인을 갖췄다.
제품은 국내 업계 최다 국제 인증 보유사인 코스맥스(COSMAX)와 함께 제작했으며, 용기는 롯데케미칼의 재활용 소재(ECOSEED r-PP)를 사용해 지속가능성도 고려했다. 또 피부 자극 테스트를 완료하고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획득하는 등 품질에 대한 신뢰를 더했다.
◆ 조선호텔앤리조트, ‘바이레도’와 ‘네추라비세’ 선봬
조선호텔앤리조트는 ESG 비전 중 하나인 ‘의미있는 머무름(Mindful Stay)’ 콘셉트 아래 각 호텔 경험에 맞춰 다양한 브랜드를 활용하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운영 중인 조선 팰리스는 전 객실이 니치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의 ‘르 슈망’을 가져왔다. 르 슈망은 럭셔리 컬렉션 전용으로 제작돼 조선 팰리스 호텔에서만 제공된다. 르 슈망은 프랑스어로 ‘길’을 뜻하는데 여행을 떠나 맞닥뜨리는 모험과 희망을 상징한다.
웨스틴 조선 서울과 웨스틴 조선 부산은 ‘화이트 티 알로에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웨스틴 호텔의 시그니처 브랜드로, 몸과 마음을 차분하고 편안하게 회복시켜 주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명차 ‘화이트 티’의 특징을 살렸다. 화이트 티 컬렉션은 친환경 용기와 비건 원료를 사용해 친환경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레스케이프 호텔에서는 ‘네추라비세’를 채택했다. ‘네추라비세’는 1979년 스페인에서 탄생한 세계적인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다. ‘개인적인 공간에서도 스파를 즐기는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슬로건으로 유명하다.
◆ ‘바이레도’ 그리고 ‘산타마리아노벨라’ 택한 파르나스호텔
파르나스호텔이 운영 중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바이레도를 사용 중이다. 바이레도는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룹(IHG)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으로, ‘발다프리크’ 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발다프리크는 바이레도의 창시자 벤 고헴이 아버지의 아프리카 여행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향으로, 네롤리와 레몬, 바이올렛, 머스크, 앰버, 베티베르, 시더우드 향을 결합했다.
파르나스 호텔 제주는 이탈리아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엔젤 디 피렌체 라인을 선택했다. 복숭아, 오렌지, 마린노트의 조합으로 달콤함 향을 늘낄 수 있다. 특히 ‘엔젤 디 피렌체’에 함유된 청정한 해안가 절벽에서 자생하는 식물 록샘파이어 추출물은 외부자극으로부터 피부를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파르나스 호텔 관계자는 “산타 마리아 노벨라는 파르나스 호텔 제주의 콘셉트와 고객층에 가장 부합하면서도, 글로벌 수준의 품질과 지속가능성을 갖춘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 호텔 ‘발망’으로 교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11월 전 호텔 어메니티를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망’으로 바꿨다. 어메니티 교체를 위해 6개월간 ▲브랜드 인지도 ▲품질 ▲친환경 등을 주요 기준으로 삼고 60여 종의 제품을 평가해 발망으로 결정했다. 어메니티 제품은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 ▲바디로션 등 총 4종(객실별 상이)이다.
발망 제품은 ‘노르딕 스완(Nordic Swan)’ 가이드에 맞춰 개발되고 있다. 노르딕 스완은 공신력 높은 북유럽의 친환경 인증 제도다. 지속 가능한 재료 사용과 화학물질 사용 규제 등 엄격한 기준을 통해 인증 마크를 부여한다. 제품의 80%는 해당 가이드에 맞춰 개발되며 100% 재활용 페트로 만든 용기에 제공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어메니티 교체와 함께 고객들의 브랜드 경험 확대를 추진한다. 전 지점 로비에 더 플라자의 시그니처 향이 담긴 발향 시스템을 적용해 통일된 분위기를 선사한다. 시그니처 향은 유칼립투스 향과 우디 향을 조합해 평온한 숲속을 연상케 한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