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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은 구체적으로 ‘유심보호서비스’ 안내 문자 지연, 유심 재고가 교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생긴 물량 부족 현상 등 이번 유심 해킹 사태 수습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들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그는 “SKT 사이버 침해 사고로 고객들과 국민들께 불편을 초래했다”며 “사고 이후 일련의 소통과 대응이 미흡했던 점에 대해서도 저를 비롯해 경영진 모두가 뼈아프게 반성한다”고 전했다.
앞서 SKT는 지난달 19일 오후 11시경 악성코드로 인한 고객 유심 관련 일부 정보 유출 정황을 파악했다. 같은 달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민관합동조사단과 함께 조사에 착수했으며, 이달 3일 서버에서 추가 악성코드가 발견됐음이 밝혀졌다.
최태원 회장은 “SKT는 국가기관 통신 사업자이며 요즘은 반도체도 중요한 국가 전략 물자처럼 여겨진다”면서 “이번 사태가 단순한 기업의 정보 유출이라기보다는 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의 인프라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도록 최고 한도로 보안을 높이겠다”며 “고객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국가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최태원 회장은 이번 사태 해결책 마련을 위해 정보보호혁신위원회 구성을 밝혔다. 그는 “정보보호혁신위원회는 수펙스추구협의회(SK그룹 최대 의사결정 위원회) 산하에 마련할 계획이며, SK그룹 내부 인원과 함께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위원회 형태로 구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통신사 해지 위약금 면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최태원 회장은 “SKT가 이 상황을 놓고 계속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영업 현장, 고객 간 형평성, 법적, 재무적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의 대국민 사과 발표 후 SKT 관계자들의 일일 브리핑이 이어졌다.
다만 SKT 관계자는 “현재 로밍서비스와 유심보호서비스의 동시 가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기술적 부분에 힘써 14일 혹은 15일 후에는 두 서비스의 동시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향후 유심 교체 전망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SKT 관계자는 “다음주 유심 물량이 더 들어온다”며 “5월과 6월 각각 500만개를 수급할 예정으로 예약 고객분들께 순차적으로 교체해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위 관계자는 이심(eSIM) 셀프 개통 개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재 이심 셀프 개통 시 입력해야 하는 정보량이 지나치게 많고 그 과정이 복잡하단 지적이 나온다. 또 셀프 개통 과정에서 스마트폰 통신에 오류가 생기는 불편함도 있다.
이에 SKT 관계자는 “차주 중으로 이심 셀프 개통 시 불필요한 정보 입력 과정을 없애고 간소화해 오류를 막겠다”며 “체계가 완벽히 갖춰지면 고객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발송해 안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8일 열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SKT 유심 해킹 사건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는다. 국회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청문회 당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를 대비한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대미 통상 관련 행사가 예정돼 있다는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