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리아 왕돈까스버거. /사진=손원태기자
롯데GRS(대표 차우철)이 운영하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지난달 29일부터 ‘왕돈까스버거’를 정식 출시했다. 이 제품은 롯데리아가 지난해 12월 테스트 메뉴로 선보였던 것으로, 당시 2030세대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고물가 기조에 한 끼 식사가 부담되는 만큼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려는 젊은 고객들을 적확하게 파고들었다.
왕돈까스버거는 지난해 12월 13일부터 2주간 16개 매장에서 시범적으로 판매됐다. 당시 제품 4000개가 팔려나갔고, 목표 판매량의 110%를 달성했다. SNS나 유튜브 등의 제품 시식 영상이 유행하면서 젊은 고객들의 관심을 샀다. 그 결과, 구매고객의 77%가 2030세대로 나타났다. 롯데리아는 사전 테스트에서 취합한 고객 의견을 토대로 이번 제품을 보완했다. 여기에 매운 소스를 활용한 ‘매운왕돈까스버거’도 함께 공개했다.
롯데리아는 앞서 1999년 국내 최초 쌀로 만든 번인 라이스버거를 출시했다. 이후에도 오징어버거, 라면버거, 마라버거 등 일반 햄버거와 다른 메뉴들을 내놓았다. 당대 트렌드를 접목한 이색 제품이었다. 혹자는 롯데리아의 이러한 전략을 무근본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롯데리아는 소기 성과를 보였다. 가장 최근만 하더라도 전주비빔 라이스버거는 출시 한 달 만에 80만개나 판매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새로 나온 왕돈까스버거도 보는 재미를 확실히 잡았다. 패티가 번보다 큰 것은 종종 보았으나, 번을 감싼 적은 처음이었다. 한 입도 모자로 한 손에 넣는데도 어려울 정도였다. 제품에는 돈까스 소스가 따로 동봉했으며, 포장지에는 햄버거 먹는 방법이 기재됐다. 이름처럼 돈까스가 메인인 제품이었다. 돈까스 위에는 양배추, 피클 등이 올려져 있었다. 소스를 빵 위에 뿌려 먹으니 경양식 돈까스와 같은 맛이 났다. 또한, 칼로리만 948kcal 달해 한 번에 다 먹기에도 힘에 부쳤다. 반 정도 먹다 보면 배가 남산만큼 부풀어 오른다. 롯데리아는 자체 분석에서 이 제품을 구매한 고객 중 남성이 73%를 차지한다고 했다. 이에 제품 중량을 10g 더 늘렸다고 한다. 주력 타깃층을 남성에 맞춰 제품 외형보다는 가성비 쪽으로 튼 것이다.가격도 단품 7500원, 세트 9400원으로 1만원 밑이다.
각종 SNS에서 소비자들은 “소스가 따로 있어 눅눅하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햄버거와 돈까스를 동시에 먹어볼 수 있는 게 신선했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럴 거면 가격대도 크게 차이가 나질 않는 수제 돈까스를 먹을 것 같다”, “생각보다 돈까스의 씹는 질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등의 평도 나왔다.

롯데리아 이색 버거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우엉버거, 라면버거, 밀리터리버거, 전주비빔 라이스버거 제품 이미지. /사진=롯데리아
롯데리아 관계자는 “브랜드가 40여년 넘다 보니까 리브랜딩 차원에서 다양한 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이색적인 제품을 지속해서 선보이고 있다”라며 “왕돈까스버거도 고물가 시대 가성비 제품으로 두 달여 기간 정식 판매하게 됐다”라고 했다. 이어 “참신한 제품 경쟁력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여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