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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GRS 차우철 “새옷 입고 뛰어보자 팔짝”

홍지인 기자

helena@

기사입력 : 2023-05-08 00:00

롯데리아·엔제리너스 과감한 리브랜드
젊은 이미지로 변신…흑자전환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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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우철 롯데GRS 대표

▲ 차우철 롯데GRS 대표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롯데그룹 외식 사업 계열사 롯데GRS는 1979년 롯데리아라는 사명으로 창립되었지만 그 시작은 1972년 일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격호닫기신격호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창업주는 1948년 일본에서 롯데그룹 창업 후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다 1972년 햄버거 체인점인 롯데리아를 선보였다. KFC, 맥도널드, 버거킹 등 미국 패스트푸드 기업에 맞서기 위해서였다.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한 롯데리아는 1979년 서울 중구 소공동에 문을 연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 지하에도 자리를 잡았다. 한국 최초 패스트푸드 전문점의 등장이었다.

국내 패스트푸드 1호점인 롯데리아 소공점은 개점과 함께 서울 명소로 부상했다. 오픈 두 달 만에 월 평균 매출 3000만원을 기록했는데 당시 롯데리아 햄버거 가격이 450원이었으므로 하루에 2200여개 햄버거가 판매된 셈이었다.

당시 짜장면 가격이 350원, 성인 버스비가 80원이었던 걸 고려하면 롯데리아 햄버거는 무척 고가였음에도 큰 인기를 끌었다.

그때 롯데리아 소공점 아르바이트 인기도 엄청났다. 아르바이트생은 적성검사와 면접 절차, 외국어 테스트 과정을 거쳐 선발됐다. 그럼에도 아르바이트 지원자가 5000여명에 달했고 면접을 치르는 데만 꼬박 1주일이 소요되기도 했다.

이처럼 돌풍같은 인기를 끈 롯데리아는 소공점 성공을 발판 삼아 국내 패스트푸드 시장을 선점하며 성장을 이어갔다.

1980년대 중반부터 맥도널드, 버거킹, KFC, 파파이스 등 해외 패스트푸드 브랜드들이 한국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도 전국에 매장을 확대했고 최대 1300여개 지점까지 두는 역사를 썼다.

프랜차이즈 사업이 승승장구하자 롯데리아는 브랜드를 넓히기 시작했다.

현재 엔제리너스 모태가 된 커피 체인 브랜드 ‘자바커피’를 2000년 론칭하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으며 이후 패밀리 레스토랑 TGI Fridays, 크리스피 크림 도넛, 빌라드 샬롯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갔다. 각 브랜드들은 모두 각 분야에서 열풍을 일으키며 인기를 끌었고 이들 모기업인 롯데리아도 끝을 모르고 성장하는 듯 했다.

롯데리아는 지난 2017년 사명을 롯데GRS로 바꾸며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GRS는 Global Restaurant Service 앞 글자다. 그간 롯데리아에 집중됐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글로벌 종합 외식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행보였다.

그러나 롯데GRS는 시작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매출의 90% 이상이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에서 발생하는데, 상대적으로 ‘올드’한 이미지로 인해 외형이 갈수록 축소됐다. 롯데GRS 연결기준 매출액은 2017년 8581억원, 2018년 8309억원, 2019년 8399억원, 2020년 6831억원, 2021년 6757억원으로 점차 줄었다.

여기에 2020년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외식업계가 침체되며 영업이익도 급감하기 시작했다. 2019년 165억원을 기록했던 롯데GRS 영업이익은 2020년 -196억원, 2021년 -257억원을 나타내며 적자를 이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투입된 구원투수가 차우철 롯데GRS 대표다. 1968년생인 차 대표는 휘문고, 경희대 식품가공학과 졸업 후 1992년 롯데제과에 입사했다. 2004년부터 롯데그룹 정책본부를 거쳐 2017년부터 롯데지주 경영개선1팀장으로 일했다. 이후 2020년 11월 롯데그룹 정기임원인사에서 롯데GRS 대표로 선임됐다.

차 대표는 취임 첫 해 다양한 전략을 통해 부진 탈출에 집중했다. 실적이 부진한 점포를 정리하며 비용 효율화에 나섰으며 오랜 고민거리였던 패밀리 레스토랑 TGI Fridays를 매각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보였다.

그럼에도 드라마틱한 변화는 오지 않았다. 차 대표는 롯데GRS의 근본적 문제 해결에 나서기 찾기 시작했다. 바로 ‘리브랜딩’이었다.

그는 롯데GRS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표 브랜드인 롯데리아, 엔저리너스 등이 더 이상 대중들에게 특별한 이미지를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 엔제리너스 롯데월드몰B1점 베이커리존. 사진 = 롯데GRS

▲ 엔제리너스 롯데월드몰B1점 베이커리존. 사진 = 롯데GRS

롯데리아는 1979년 영광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브랜드 위상이 낮아졌으며 엔제리너스도 치열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안에서 특별한 장점을 드러내지 못하며 위축되고 있었다.

차 대표는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 인식을 바꾸기 위한 ‘리브랜딩’을 선택했다.

그는 취임 직후 신설했던 ‘브랜드 이노베이션 TF(태스크포스)’를 정식 팀으로 격상하며 브랜드 전략에 온 힘을 쏟았다.

먼저 롯데리아 매장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지난해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 1호 플래그십 스토어 ‘불고기랩’을 열었다. 불고기버거 양상추와 패티를 증량하는 등 품질을 개선하고 노후점포를 리뉴얼하는 등 활동도 전개했다.

지난해 6월에는 축구선수 손흥민을 롯데리아 모델로 발탁하며 스타 마케팅에 나섰다. 실제 손흥민을 모델로 내세운 이후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7% 이상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을 앞세운 ‘슈퍼소니팩’의 경우 일부 매장에서 재고가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는 후문이다. 기존 매장을 21년 만에 재단장해 플래그십 스토어로 선보인 롯데리아 안산DT점은 지난 1월 매출이 전년 대비 30%가 올랐으며, 방문객 수도 33%가 증가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제리너스는 세련된 이미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먼저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교체했다. 로고 서체를 변경하고 브랜드명 표기를 ‘Angel-in-us’에서 ‘ANGELINUS’로 바꿨다. 엔제리너스 상징인 ‘아기천사’ 이미지가 트렌드에 뒤쳐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를 과감하게 뺐다.

특화 매장을 통해 브랜드 개성도 높였다. 차 대표는 지난 2021년 간편한 식사와 디저트를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선보인 엔제리너스 베이커리 특화매장이 좋은 받응을 얻자 지역 유명 제빵 브랜드와의 콜라보 매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롯데GRS 관계자는 “엔제리너스 베이커리 매장은 경쟁사와 달리 오전에 만든 베이커리 제품을 커피와 만나볼 수 있도록 메뉴 및 공간 인테리어를 중심으로 고객들에게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며 “현재 20점 가량 베이커리 전문점을 확보했고, 향후 33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베이커리 특화 매장인 엔제리너스 석촌호수DI점의 경우 리뉴얼 이후 월 평균 매출이 70% 증가했으며,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6% 증가하는 등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외에도 차 대표는 직접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기업 이미지 개선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는 인기 유튜브 채널 ‘네고왕’에 직접 출연해 소탈한 모습으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또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해 “맞팔할 사람?!!”이라며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매장 방문은 물론 경쟁사 관련 기사를 공부하는 모습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차 대표의 노력은 점차 빛을 발하고 있다. 롯데GRS는 지난해 매출 781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5.7%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17억원 흑자전환 했다. 시장에서는 차 대표 체질 개선 전략이 비로소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차 대표는 브랜드 강화를 통해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롯데리아는 올해 새로운 BI를 선보이는 등 리브랜딩을 통해 ‘K-버거’ 대표주자로 자리잡는다는 계획이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K-버거’로 한우 불고기 버거를 내놓은데 이어 지난 2월 출시한 ‘전주 비빔라이스버거’가 2주 만에 150개 한정 판매 중 60만개 이상 판매되는 등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엔제리너스는 지역 상권 베이커리 특화 매장을 바탕으로 가맹점 모델 구축을 통한 육성에 나선다. 엔제리너스는 유명 베이커리와 협업한 특화 매장으로 점포 전환한 후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올 1월 리뉴얼한 엔제리너스 수유역점은 매출이 전년 대비 약 50% 증가했다. 롯데GRS는 향후 특화 및 베이커리 점포수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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