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연기사 모아보기 한화그룹 회장(사진)이 'M&A(인수합병) 승부사' 기질을 다시 한 번 발휘했다. 13년 전 인수에 실패한 대우조선해양을 결국엔 품에 안은 것이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땅과 하늘, 바다까지 누비는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다.26일 산업은행은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이 이날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에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49.3%의 최대 주주에 오를 전망이다. 기존 최대 주주인 산은의 지분은 55.68%에서 28.2%으로 낮아진다.
1981년 29살의 젊은 나이에 한화그룹 총수에 오른 김승연 회장은 주변 반대에도 과감한 M&A로 한화를 재계 7위로 성장시켰다. 취임 1년 뒤인 1982년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현 한화솔루션) 인수는 현재 성장세에 밑거름이 된 사례로 꼽힌다. 2002년에는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인수를 통해 금융사업으로 확장했다. 2014년 삼성성그룹과 '빅딜'을 통해 인수한 화학·방산 4개사는 기존 사업 경쟁력을 더하고 신성장동력도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김 회장에게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2008년 김 회장은 "인생 승부수"라고 선언하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한 성장 비전을 제시했다. 당시 한화는 6조원 이상의 인수 금액을 내세워 우선협상자에 선정되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목전에 뒀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며 발목이 잡혔다. 한화는 당장 현금 확보가 어려운 시기라는 점을 들어 인수대금을 분할납부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산업은행은 특혜시비 등을 우려해 이를 거절했다. 이듬해 1월 결국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했다. 경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인수에 나섰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해군 잠수함(왼쪽)과 LNG선.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다시 나서게 된 것은 방산사업과 시너지를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장갑차와 자주포 등 육상 무기에 특화된 한화의 방산사업은 최근 위성통신, 우주 발사체 엔진 기술 등을 통해 항공·우주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여기에 잠수함·구축함 등 군 특수선에 강점이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사업이 합쳐 육·해·공을 아우르는 방산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상선부문에서도 최근 친환경 트렌드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한화의 에너지 기업들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아 분리매각까지 검토했던 산은도 한화가 나서자 반기는 눈치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26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은이 대주주로 있는 체제 아래서는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포함한 근본적인 경쟁력 개선에 한계가 있었다"며 "사업 이해도가 높고 재무적으로도 뒷받침이 가능한 한화그룹이 의수 의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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