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사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배상민 롯데 디자인경영센터장. 사진제공 = 배상민 롯데 디자인경영센터장 인스타그램 / (오른쪽 사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제공 =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이미지 확대보기최근 신동빈닫기신동빈광고보고 기사보기 롯데그룹 회장은 서울 한남동 구찌 가옥 매장을 찾아 화려한 명품 모피코트를 걸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배상민 롯데 디자인경영센터장 지난 3일 신동빈 회장의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하며 "회장님 구찌 플렉스. 취향이 같으시네"라고 언급해 온라인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공개된 사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이 집중된 것은 다름 아닌 신 회장이 신은 하얀색 운동화였다.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이 착용했던 신발은 롯데케미칼주관으로 7개 업체가 참여한 플라스틱 자원선순환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루프’(Project LOOP)를 통해 제작된 제품으로, 국내 패션 스타트업이 만든 9만7000원짜리 운동화다.
프로젝트 루프 참여사들은 지난해 3월부터 롯데월드몰, 롯데월드 등에 수거 장비를 설치해 폐페트병 10t을 모았다.
이렇게 수거한 폐페트병은 금호섬유공업에서 분쇄해 원료화했고, 한국섬유개발원은 원사와 원단을 만들어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인 'LAR'에 제공했다. LAR는 이들 소재를 이용해 친환경 운동화와 가방을 만들었다.
현재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이 운동화는 신 회장에게도 전달됐고 이후 신 회장은 이 신발을 평소 편한 자리에서 자주 신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프로젝트의 취지에 공감해 LAR 운동화를 즐겨 신는다"면서 "캐주얼 복장에 잘 어울리고 착용감도 편해 주위에 추천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재벌 총수가 친환경 운동화를 애용하는 모습은 이전에도 볼 수 있었다. 정용진닫기정용진광고보고 기사보기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개인SNS에 올린 패션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남색 상의, 청바지와 함께 정 부회장이 신은 흰색 운동화는 실리콘밸리 CEO들이 즐겨신는 올버즈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버즈 운동화는 울이나 유칼립투스 나무 등 친환경 소재를 쓰는 것이 특징이다. 탄소 배출 절감이 이 회사의 창립 목표다. 얼버즈의 운동화는 한 켤레를 생산할 때 2.94kg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이는 나이키 운동화 한 켤레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14.1kg)의 4분의1을 밑도는 수준이다. 얼버즈의 매출은 2019년 1억9400만 달러에서 2020년 2억1900만 달러로 증가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기업 총수들이 친환경 패션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치 소비’ 트렌드 때문이다.
KB금융그룹이 최근 발표한 [소비자가 본 ESG와 친환경 소비 행동]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의 3분의 1은 ‘제품 구매 시 기업의 친환경 활동 여부’를 고려한다고 답했다. 소비자 10명 중 9명 이상은 ‘향후 친환경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54.3%는 ‘10% 이내’의 추가 비용을 내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환경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라도 기업의 친환경 트렌드는 강화될 것”이라며 “기업들의 ESG경영기조가 강화되고,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2030세대를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