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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Essay] 가을엔 예술을 가까이, 갤러리 투어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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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9-0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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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국 김민정 기자] 그림 감상을 어렵게 생각하는 이가 많다. 하지만 작품이 내포한 상징적 의미를 찾고, 어떤 화풍인지 파악해야 한다는 부담은 떨치고 그저 바라만 봐도 마음이 고요해지거나, 감탄이 절로 나는 것들을 요모조모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감상은 충분하다. 순간순간이 하나의 예술작품과도 같은 가을엔 나들이하듯 가벼운 마음으로 갤러리를 둘러보자.

예술은 우리 모두 누구나의 것, 마이아트뮤지엄

마이아트뮤지엄은 ‘도심 속 예술이 있는 감성공간’을 위해 국내외 다양한 작가의 전시를 기획하고, 대중에게 수준 높은 작품을 소개하는 곳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도심 속 3,400㎡의 면적에 900㎡ 크기의 대형 미술전시공간으로, 탁월한 접근성으로 도시인의 일상 속에서 누구나 손쉽게 예술적 품격을 향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현재 고층 빌딩이 즐비한 테헤란로의 각박한 도시 풍경을 뒤로한 이곳 전시장에는 찬란한 햇빛과 출렁이는 바다가 수놓여 있는 중이다. 지난 여름부터 <앨리스 달튼 브라운, 빛이 머무는 자리> 전시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Travel Essay] 가을엔 예술을 가까이, 갤러리 투어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들은 우리가 기존에 알던 풍경화들과는 사뭇 다르다. 앨리스 달튼의 그림에서 나타나는 사실주의는 사실의 단순한 모방이 아닌 탓이다.

달튼의 작품은 우리가 그 동안 놓치고 있었던 사물과 자연의 고유한 매력에 접근하고 있으며, 그 지점에서 그녀의 작품들이 더욱 눈부시고 아름답게 다가온다. 때문에 작품들을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서 멀어진 자연과 휴양의 풍경들, 그리고 주변 사물들의 매력에 다시금 빠져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이아트뮤지엄에는 전시장뿐만 아니라 로비라운지, 아트샵, 카페 Tre Stelle, 다목적 세미나 룸인 오픈살롱, 컬쳐살롱, 교육공간 에듀살롱, 갤러리 SPACE M, 레스토랑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온 가족이 나들이하기에도 좋다. 전시는 오는 10월 24일까지.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518 섬유센터빌딩 B1

뜻밖의 즐거움, 비트리 갤러리

젊은 세대가 자주 찾는 홍대 부근에도 현대미술 작가를 소개하는 갤러리가 있다. 그것도 홍익대학교 정문 바로 옆 홍문관 1층이라는 낯선 공간에 말이다. 비트리 갤러리는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오페라 갤러리 등에서 10년 넘게 큐레이터와 갤러리스트로 활동한 정유선 대표가 2019년 봄, 문을 열었다.

이름인 비트리(B-tree)의 ‘비’(B)는 ‘균형 잡힌’(Balanced)을 의미한다. 관객과 컬렉터를 연결하는 갤러리,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예술가, 지속적인 문화 예술을 향유하는 컬렉터, 셋이 균형을 이루겠다는 뜻이다.

갤러리에서 예술가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소개하면 컬렉터들은 더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고, 예술가들은 작품 활동에 동력을 얻는 선순환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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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리 갤러리에서는 회화, 조각, 사진 등 다양한 영역을 다룬다. 개관전 <Balanced>에서는 이경미 작가의 회화, 이명호닫기이명호기사 모아보기 작가의 사진, 이환권 작가의 조각을 소개했다.

두 번째 전시 <브리콜라주>에서는 아트 퍼니처 작품을 만드는 김은학 가구 디자이너와 직접 촬영한 건축물 사진을 해체하고 조합해 콜라주 형태의 사진 시리즈로 새로운 건축 형태를 보여주는 원범식 작가의 작품을 선보였다.

현재는 김은학 작가의 개인전 <플래닛–언플래닛 Planet-unplanet>이 열리고 있다. 사물의 해체와 재조립으로 개성 있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김은학 작가는 상상 속에 자신만의 세계를 구상하는데, 이번 전시에서 그는 작가의 조형 언어로 새롭게 창조된 새로운 도시, 기존의 도시의 대칭점에 있는 작가의 상상 속의 세상을 만들어냈다.

공예적인 디테일이 살아있는 김은학 작가의 작품을 통해 실용적이면서 감각적인 매력을 지닌 아트퍼니처(Art furniture)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이번 전시는 9월 18일까지 진행된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94 홍문관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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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가는 줄 모르는 문화 재생 공간, F1963·국제갤러리 부산

오래된 공장이나 건물이 카페, 갤러리 등으로 재탄생하는 사례는 더 이상 뉴스거리가 아니다. 얼마나 오래된 공간이 새롭게 태어났느냐보다 더 중요한 건 그 공간을 얼마나 알차게 꾸몄는지다.

2017년 부산 망미동에 문을 연 F1963은 1963년 설립된 철제 와이어 공장이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 곳. 공장 시절을 연상시키는 뾰족한 삼각 지붕은 그대로 두고 세련된 메탈을 외관에 덧입혀 투박해 보이지만, 내부에 Yes24 중고서점, F1963 도서관, 카페 테라로사, 막걸리와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복순도가, 맥주 펍 프라하 993 등 크고 작은 매장이 알차게 들어서 있다.

F1963 도서관 옆에 자리한 석천홀에서는 고려제강, 부산광역시, 부산문화재단이 긴밀히 협력해 실험적인 공연과 전시를 선보인다. 정식 개관 후 첫 기획 전시 <부산리턴즈>는 부산을 대표하는 다섯 가지 키워드로 ‘바다’, ‘영화’, ‘노래’, ‘야구’, ‘골목’을 잡고, 부산 문화의 특성을 찾고 탐색하는 부산 오마주 전시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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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963 입구 쪽에 국내 주요 화랑인 국제갤러리의 분점인 국제갤러리 부산이 있다. 330㎡ 규모의 공간에서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동시대 유명 미술 작가의 회화, 조각, 사진 등을 다채롭게 소개한다.

현재는 박진아 작가의 전시 <휴먼 라이트 Human Lights>가 열리고 있다. 전시장 중앙에서 관람객을 맞이하는 화폭 안에서는 갤러리의 어느 직원이 작품을 포장하고 있다.

실제로 작가가 작년 국제갤러리 부산점을 방문했다가 찍은 현장 사진에서 출발한 장면이다. 이목구비의 묘사도 없이 멀리서 바라본 형상이지만, 그의 동료들은 인물의 자세만으로도 그를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애정 어린 묘사다.

박진아의 회화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비껴간 순간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인물을 소중히 담는다. 스냅 사진을 활용해 우리의 일상 속 장면들을 포착한 후 이를 재구성해 캔버스에 옮기는 방식의 작업을 진행해온 작가는 개별적인 사람들이 타인의 시선에 무감한 채로 자신의 행동에 집중하는 순간의 시공간을 품는다. 전시는 9월 12일까지.

•주소 부산시 수영구 구락로123번길 20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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