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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압박에 중동 리스크까지…식품업계 ‘이중고’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05 14:37

호르무즈 봉쇄에 유가·해운 운임 들썩
정부 물가 관리에 라면가격도 내릴까

진열대에 놓인 라면. /사진=픽사베이

진열대에 놓인 라면.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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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따른 가격 인하 압박과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중동 리스크가 겹치면서 국내 식품업계가 이중 부담에 직면했다. 제빵 프랜차이즈가 빵값을 내린 데 이어 라면업계도 가격 인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물류비와 유가 상승 가능성까지 겹치며 기업들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전쟁 여파로 유가·물류비 상승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물류비와 유가 불안이 가중되면서 국내 식품업계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여파가 만만찮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아라비아반도 사이에 위치해 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3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어, 전 세계 에너지 공급에 큰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유 약 70%가 중동에서 수입되고 있는데, 이 또한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서 온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해상 운임이 급등하고 유가 또한 치솟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상황에 따른 해운·물류 영향 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3일 기준 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중동–중국 노선 운임은 지난달 13일과 비교해 약 3.3배 올랐다.

이는 지정학적 위험을 피하려는 선박들의 대체 선적지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그에 따른 우회 운항으로 운송 거리(톤 마일)가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물동량은 평시 대비 약 80% 감소했다.

보고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이 한 달간 이어지면 글로벌 기준 원유 약 300항차, LNG 약 100항차의 도입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의 경우 원유 약 40항차, LNG 약 8항차 차질이 예상된다.

아울러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28일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현재까지 13% 오르면서 배럴당 81달러를 넘어섰다.

원유 가격의 상승은 플라스틱, 비닐, 페트병 등 식품 포장에 필수적인 석유화학 기반 자재들의 단가를 일제히 끌어올려 기업들의 제조원가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즉각적으로 제품 가격이 영향을 받지 않지만, 가격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 매장. /사진=SPC그룹

파리바게뜨 매장. /사진=SPC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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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설탕 가격 인하에 빵값 내렸다

미국과 이란 전쟁에 앞서 국내 식품업계는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 속에서 가격 인하 압박을 받아왔다. 정부는 지난 11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당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상반기(1~6월) 집중적으로 국민 생활과 밀접한 민생품목을 점검해 불공정거래를 척결하고, 왜곡된 유통 구조는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정부는 밀가루와 설탕 업체의 가격 담합 의혹 기업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후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등은 밀가루·설탕 가격을 인하했다. 밀가루 가격 인하 소식이 전해지자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빵과 케이크 등 제품 가격을 내렸다.

파리바게뜨는 단팥빵, 소보루빵, 슈크림빵 가격을 1600원에서 1500원으로 100원 낮췄다. 카스테라는 3500원에서 2990원으로, 프렌치 붓세는 2500원에서 1500원으로 가격을 내렸다. 케이크에서는 헌트릭스 골든 케이크가 3만9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소다팝 케이크는 3만3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조정됐다. 가격 인하와 함께 파리바게뜨는 이달 중 1000원 가격의 크루아상을 새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도 단팥빵, 밤식빵, 생크림식빵 등 빵류 16종의 권장소비자가격을 오는 12일부터 개당 100~1100원 인하한다고 밝혔다. ‘랏소 베리굿데이’ 케이크는 1만 원 내린다는 방침이다.

빵 다음은 라면?…정부, 릴레이 간담회

제빵업계에 이어 라면업계의 가격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간담회를 열고 시장 동향과 애로사항을 점검하기 위해 라면 업체들을 만난다. 간담회에는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 4일에는 식용유 업계와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식용유와 라면을 시작으로 과자, 빵 등 가공식품에 대해 간담회를 열고 품목별 상황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한 협력 방안으로 가격 인하가 논의될 수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제 정세로 인해 원유와 원자재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라며 “설탕, 밀가루 가격이 내려가도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다른 재료들의 가격이 높아져 가격 인하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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