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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증권사 IRP 수수료 ‘0원’ 경쟁...수익률 괜찮을까

홍승빈 기자

hsbrobin@

기사입력 : 2021-07-14 14:42

대형사 이어 중·소형사도 운용수수료 ‘제로’ 선언
IRP 고객 유치 출혈경쟁 및 수익률 관리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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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이미지투데이

▲자료=이미지투데이

[한국금융신문 홍승빈 기자]

개인형퇴직연금(IRP) 고객 유치를 위한 증권업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눈에 띄게 커지는 IRP 시장을 선점하는 차원에서 대형 증권사는 물론이고 중·소형 증권사들도 잇따라 ‘무료 수수료’를 도입해 투자자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의 이러한 수수료 인하 움직임이 지나친 출혈 경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들어 IRP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증권사 중 가장 먼저 무료 수수료를 앞세운 건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IRP 계좌에 부과되는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삼성증권 다이렉트IRP’를 출시하며 IRP 고객 유치 전쟁에 불을 붙였다.

IRP는 근로자가 재직 중 자신 명의의 퇴직 계좌를 만들어 연금 등 노후자금을 적립·운용할 수 있는 제도다. 확정급여(DB)형·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달리 투자할 종목부터 운용까지 가입자가 직접 정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IRP는 전통적으로 은행이 주로 판매하는 상품이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IRP 시장 점유율은 은행 69.3%, 증권사 21.9%로, 은행이 3배 이상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증권사들이 IRP 고객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과 수수료 면제 혜택을 선보이면서 IRP 자금이 은행에서 증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증권사 IRP 적립금은 총 7조5485억원으로 전년 대비 48.7% 증가했다.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IRP 수익률을 제공하는 점도 은행권의 자금 이탈을 불러온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 14곳의 IRP 평균 수익률은 11.21%로 은행(12곳) 4.7%, 보험(17곳) 3.34%를 크게 웃돌았다.

▲자료=현대차증권, 한화투자증권

▲자료=현대차증권, 한화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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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의 IRP 수수료 무료 움직임은 대형증권사뿐만 아니라 중·소형증권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달 IRP 사업자 중 최초로 책임 수수료 제도를 도입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IRP 전 계좌에 대해 업계 최저수준인 0.20~0.25%로 수수료를 낮췄다.

현대차증권의 책임 수수료제도란 고객 수익률이 최저수수료인 0.20%에 미치지 못할 시 수수료를 전면 면제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 기존 고객 및 신규 오프라인 IRP 고객 모두 수익률이 0.20% 이하 시 운용, 자산관리 수수료를 전부 면제받게 된다.

현대차증권은 이와 더불어 수수료 전액 무료 계좌인 비대면 다이렉트 IRP를 오픈했다.

신규 다이렉트 IRP 가입 고객은 연말정산 세액공제 등을 위해 본인 스스로 납입하는 가입자 부담금은 물론, 퇴직금 등 회사가 지급하는 부담금에 대해서도 운용, 자산관리 수수료를 전부 면제받는다.

한화투자증권 또한 지난달부터 대면·비대면 계좌 구분 없이 모든 고객에게 IRP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화투자증권을 거래하는 신규고객뿐만 아니라 기존고객도 IRP 수수료를 면제받는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나친 수수료 경쟁이 자칫 ‘제 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는 또한 수익률 관리 소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사들은 통상적으로 금융상품에 대한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내고, 이를 통해 운용에 필요한 인력과 비용 등을 충당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IRP를 관리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는 줄어들었지만, 그 대신에 고객 수가 늘면서 수익을 만회하고 있다”라며 “최근처럼 꾸준한 고객 유입이 있다면 지금과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증시 하락 등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원하는 만큼의 결과가 나지 않을 경우, 고객 유입이 지금보다 현저히 줄어들 수 있다”라며 “가입률을 일시적으로 늘리기 위해 수수료 경쟁을 펼치는 것보다는 가입자 수익률 제고 차원의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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