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사진=네이버
편집자 주: 카카오·네이버·토스를 필두로 한 빅테크(Big Tech)들의 증권업 진격이 본격화되고 있다. 빅테크란 당초 대형 정보기술(IT)과 인터넷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뜻하지만, 방대한 소비자 데이터를 보유한 이들의 증권업 진출이 파장을 일으키면서 전통 증권사들에 위협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다. 증권업에 진출한 네이버·카카오·토스는 각각 어떠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국내 온라인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는 네이버는 카카오와 달리 주식, 채권, 펀드 등을 중개하는 '투자중개업' 면허(라이선스) 취득을 하지 않았다. 대신 증권사와 제휴를 통해 우회적으로 증권업에 발을 들이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 등 증권사와의 협업을 통해 자산관리 초기 단계 서비스부터 해외주식 정보 제공까지 연일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으며 증권사들의 영역을 넘보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5월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인 네이버통장을 출시했다.
네이버통장은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래에셋대우와 제휴해 선보이는 첫 번째 금융서비스다. 하나의 네이버 통장으로 CMA뿐만 아니라 미래에셋대우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국내주식, 해외주식 및 펀드 등 금융상품 거래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네이버통장은 출시 후 예치금에 따라 최대 연 3%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기준금리가 연 0.5%로 인하되는 유례없는 초저금리 속 주요 증권사의 CMA 금리 또한 0%대로 떨어진 것과는 대비되기 때문이다.
네이버통장은 또한 네이버페이와 연동된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다. 네이버통장으로 페이 포인트를 충전한 후 네이버쇼핑과 예약, 디지털 콘텐츠 구매 등을 포함한 각종 결제처에서 네이버페이를 이용할 경우, 결제 금액의 최대 3%를 적립할 수 있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네이버통장을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투자 상품, 보험, 예·적금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네이버파이낸셜이 지닌 양질의 데이터 경쟁력과 기술을 금융 상품에 접목해 향후에는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별화된 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라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가 2015년 출시한 네이버페이 서비스를 통해 쌓인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지난해 11월 분사한 자회사다. 이후 미래에셋그룹과 협업해 증권 분야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말 미래에셋으로부터 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지했다. 네이퍼파이낸셜이 총 42만8571 신주를 발행하고 이를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펀드 서비스가 1주당 발행가액 186만5000원에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로써 미래에셋은 네이버파이낸셜의 지분 30%를 확보했다. 앞서 미래에셋과 네이버는 지난 2017년 6월 상호 지분투자를 통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이후 일찍이 금융 서비스를 추진해왔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미래에셋은 네이버 커머스 플랫폼 판매자와 구매자를 자연스럽게 금융 서비스로 유도하고, 손쉬운 금융 서비스로 인지도와 경험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구매 및 판매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금융상품도 제공할 예정이다. 또 네이버통장 출시를 통해 금융 사업 확장 교두보를 마련한 만큼 일반 이용자도 소액으로 쉽게 체험할 수 있는 주식, 보험 금융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투자 유치를 통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마련,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양사가 보유한 핵심 역량을 효과적으로 융합해 테크핀 시장에서 금융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통장 등의 출시로 네이버페이 인프라를 통한 커머스 록인(lock-in) 효과를 강화하고 금융서비스 확장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고객입장에서 전자상거래 이용 시 네이버통장과 네이버페이를 이용한 쇼핑이 가장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