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대표 남기천닫기

2024년 8월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 합병으로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은 숨 가쁜 한 해를 보냈다. 우리금융 그룹 시너지를 바탕으로 한 영업 등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사령탑인 남기천 대표는 2025년 최근 출범 1주년 기념사에서 "우리투자증권이 그룹의 비이자이익을 제고하는 중심축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우리투자증권이 종합증권사로서 실질적으로 출범한 첫 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3월 중순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받고, 같은 달 말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개시로 본격적인 증권 영업에 시동을 걸었다.
투자매매업 본인가 직후 올해 2분기 기준 국내채권 대표주관 6위, 여신전문채권 대표주관 4위, ABS(자산유동화증권) 대표주관 14위 등 리그테이블이 돋보였다.
상반기 공모채 인수와 인수금융 주선 실적도 이미 지난 해 실적의 네 배 이상 달성했다. 통영에코파워 회사채 발행에서 첫 대표 주관에 이름을 올렸다. 또, 현대캐피탈 등 여전채 인수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종금 사업은 금리 하락과 치열한 업계 경쟁에도 불구하고 우량여신 비율은 끌어올리고 예년 수준의 상반기 순영업수익을 달성했다.
종금의 단기금융업의 경우 합병일로부터 10년 간 영위할 수 있다. 단기금융업 라이선스 등을 활용해서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어음의 발행, 할인, 매매, 중개, 인수 및 보증, 어음관리계좌 업무, 설비 또는 운전자금의 투/융자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다만, 아직 합병 초기 비용 측면에서 실적에 하방 압력이 됐다.
올해 상반기 판매관리비는 621억원으로 비중이 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3% 늘어난 수치다. 합병 및 증권업 관련 인력충원에 따른 인건비 증가, MTS 개발 등 IT 투자 증가, 사무공간 확대 등 물건비 증가 영향 등이 반영됐다.
반면, 상반기 대손비용은 적극적인 자산 클린화 추진 등 건전성을 강화하면서 15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9% 줄었다.
특히, 우리금융 그룹사 간 시너지를 공략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내부에 CIB시너지사업본부를 신설했고, 우리은행 IB그룹장 부행장이 본부장 직을 겸직한다.
또 다른 한 축으로, 우리투자증권은 2025년 3월 말 ‘우리WON MTS’를 정식 출시하며 국내주식 중개 서비스를 개시했다.
우투증권의 리테일 고객수는 2025년 6월 말 기준 67만5000명을 기록했다. 올해 4월과 6월에 각각 MTS에 장외국내채권 판매 서비스, 장내채권 거래 서비스를 각각 신규로 도입했다.
퇴직연금 수익률 성과도 부각됐다. 우리투자증권의 2025년 2분기 기준 IRP 원리금비보장형 1년 수익률은 9.08%로 집계됐다.
이는 퇴직연금 판매 증권사 중 최고 수익률이다.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연속 수익률 최상위를 기록했다. 장기 수익률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IRP 전 계좌에 대해 자산관리수수료와 운용관리수수료 면제하고 있다. S클래스 기준의 낮은 펀드 판매보수를 적용한다.
우리투자증권 측은 “하반기에도 DCM과 대체투자, 인수금융 등에서 적극적인 수익확보에 나서면서 S&T(세일즈 앤 트레이딩)와 리테일 등 주요 사업부문 성과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신용평가는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리포트(2025년 6월)에서 “금융자문 등 IB업무 영업기반을 확대하고 그룹사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단, 업권 내 경쟁강도가 높아 성과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비우호적 금융환경이 영업자산 성장에 단기적으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964년생으로, 대동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 석사를 받았다. UC버클리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남 대표는 '증권 사관학교'로 불렸던 옛 대우증권에 1989년 입사한 공채 출신이다. 그는 옛 대우증권에서 영국 런던법인장, 고유자산운용본부장, 대체투자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대우증권이 미래에셋증권에 흡수합병 된 후에는 계열인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지냈다.
남 대표는 지난 2023년 우리자산운용 대표로 지금의 우리금융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우리종금 대표로 선임돼 우리금융그룹의 증권업 재진출에 토대를 닦는 ‘키 맨(key man)’ 역할을 했고, 우투증권 초대 사령탑을 맡고 있다.
자본력을 바탕으로 힘 겨루기를 하는 대형 증권사들 사이에서 신흥주자인 우리투자증권을 안착시키는 게 남 대표의 과제다. 우리투자증권의 2025년 3월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1조1494억원이다. 이는 업계 17위 수준이다.
다양한 배경의 인력들이 모여 ‘Melting Pot(용광로)’처럼 융합해서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해 나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우리종금, 우리은행 등 내부 인력부터 미래에셋증권 등 외부 영입 인력까지 혼합돼 출발했다. 기둥이 되는 사업부문 수장에 외부 수혈된 전문 인력들이 대거 포진했다.
올해 8월 CM(기업금융)본부 산하에 IPO부를 신설했는데, 한국투자증권 등에서 베테랑 전문 인력이 영입됐다. IPO 조직 신설은 향후 우리투자증권의 상장 주관 및 개인투자자를 공략할 공모주 비즈니스 등 리테일 강화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남기천 대표는 최근 우리투자증권 출범 1주년 기념사에서 “그룹 내에서 CIB 성과를 견인하고, 연금, 자산관리 등 그룹의 비이자이익을 제고하는 중심축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각 부문 간 균형 잡힌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자체 성장 및 유상증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본을 확충해서 초대형IB로 순차적 도약할 방침이다.
우리투자증권은 미래 증권사의 사업모델 키워드로 AI(인공지능)에 주목하고 있다. 그룹의 전방위적인 AX(AI 전환) 추진에 맞추어 증권사 고유의 AI 유스케이스(Use-case)를 적극 발굴하고, 이를 토대로 회사의 디지털 플랫폼을 더욱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통합 MTS 출시와 AI 기반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디지털 고객을 확대하며 리테일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고, WM 채널을 중심으로 한 자산관리 영업 기반을 강화하는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