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올해 ‘게임체인저’가 되자고 강조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주택과 롯데ON 등 신사업을 앞세워 ‘뉴롯데’에 본격 시동을 건다. 오늘(27일) 열린 롯데쇼핑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는 잘 드러난다.
이날 정기 주총에서 롯데쇼핑은 신규 영위 사업으로 주택 건설과 전자금융업을 추가했다. 주택선설사업 추가는 마트·슈퍼·백화점 등 점포 700여개 중 200여개를 정리하기로 결정한 데 따라 폐점 부지 개발을 위한 차원이다. 전자금융업은 롯데그룹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ON)’ 사업의 일환으로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주택 건설 사업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신 회장의 부동산 신탁 시장 진출에 큰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리츠와 함께 시너지를 구성, 일명 ‘리테일 캡티브 부동산 신탁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신탁사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있는 대기업 또는 금융지주 부동산 신탁사들이 가장 부족한 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리테일 신탁”이라며 “마트, 백화점 등 유통채널 신탁에서 얼마나 성과를 보이느냐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롯데리츠의 경우 대기업 유통채널을 다수 가지고 있어 이를 통해 캡티브 시장 형성과 성장이 가능하다”며 “기존 부동산 신탁사들은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고 또 다른 시장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자금융업의 경우 다음 달 출범을 앞두고 있는 ‘롯데ON’의 힘을 실을 전망이다. 롯데ON은 계열사별로 운영되던 7개사(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닷컴, 롯데슈퍼, 롭스,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의 온라인몰 상품을 롯데ON에서 한 데 모은다. 이와 함께 오는 2023년까지 롯데의 e커머스 취급 규모를 20조까지 3배가량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계열사간 백엔드(back end) 통합 관리도 탑재했다. 롯데는 지난해 4월부터 하나의 아이디로 7개사의 개별앱에 로그인할 수 있다. 상품 데이터베이스(DB)가 통합되어 고객은 기존보다 훨씬 고도화된 검색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행보는 지난달 발표한 ‘2020 운영 전략’에 기인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롯데쇼핑의 구조조정이 골자인 해당 전략을 발표했다.
2020년 운영 전략의 핵심은 강도 높은 다운사이징(Downsizing)을 통해 운영의 효율성 향상과 수익성 개선이다. 이를 위해 롯데쇼핑 내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총 700여 개 점포 중 약 30%에 달하는 200여개 비효율 점포를 정리할 예정이다. 자산을 효율적으로 경량화하고 영업손실 규모를 축소, 재무건전성과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한편, 롯데쇼핑은 올해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비효율 점포 및 부진 사업을 정리하는 과감한 구조조정의 조속한 완료, 백화점∙마트 등 각 사업부별 운영 전략 실행 및 4월 출범하는 롯데ON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우선적으로 롯데쇼핑은 영업손실을 최소화하고, 재무건전성 확보 및 자산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롯데쇼핑 내 비효율 점포 정리 작업에 속도 낸다는 방침이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올해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롯데쇼핑의 핵심역량인 공간, MD 역량, 최대 규모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