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식음료(F&B) 프랜차이즈 투자 경험이 있는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파이브가이즈 매각을 위한 티저레터(간략한 소개문)를 배포했다. 구체적인 인수 구조와 가격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날 공시에서 “파이브가이즈 브랜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글로벌 본사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방향성이 결정된 바 없다”며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면 또는 1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2023년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해 나오면서 파이브가이즈 사업을 주도했다. 초기 기획부터 계약 체결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사업 첫 해(2023년 5월~12월) 성적은 매출액 100억원, 영업손실 13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듬해인 지난해에는 매출 465억원, 영업이익 34억원, 순이익 2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다. 전체 글로벌 매장에서도 높은 성과를 냈다. 국내 론칭 1년 만에 매장 4곳이 글로벌 톱(TOP)10(전체 매장 수 1900여개)에 이름을 올렸고, 2024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파이브가이즈 컨퍼런스’에서 프랜차이즈 어워드 5개 부문 중 2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최다 수상을 기록했다.
이처럼 파이브가이즈는 김 부사장의 경영 능력 첫 성과지표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각에 나선 데는 ▲로얄티 부담에 따른 장기적인 수익성 ▲프리미엄 버거 경쟁력 약화 등이 반영됐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한화갤러리아는 파이브가이즈 인터내셔널과 맺은 국내 사업권 계약에 따라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 미국의 프랜차이즈 컨설팅 플랫폼 IFPG(International Franchise Professional Gorup)에 따르면 파이브가이즈의 로열티 요율은 매출의 6~8% 가량이다. 여기에 매출의 2%는 브랜드 이미지 관리와 본사 마케팅을 위한 기금으로 추가 납부해야한다.
해당 기준을 적용했을 때 국내 파이브가이즈의 경우 약 8% 내외 로열티 요율이 적용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교육비, 감리비, 재계약비 등 기타 수수료 비용도 납부해야 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화갤러리아가 미국 본사에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는 37억원 가량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로열티는 본사에 매출 일정 비율을 지급하는 고정비 성격인 만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익성을 내기 쉽지 않은 구조다. 이에 흑자전환을 해낸 시기에 매각을 해야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프리미엄 버거 시장의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거란 분석이다. 파이브가이즈가 한국에 착륙했을 당시에도 프리미엄 버거 시장의 경쟁은 치열했지만, 현재는 고물가 등 소비침체가 이어지면서 중저가 버거 브랜드가 오히려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다이닝브랜즈그룹(舊 bhc그룹)이 지난 2022년 오픈한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슈퍼두퍼는 올해 초 오픈 2년 여 만에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고, 쉐이크쉑도 높은 지급 수수료, 인건비 등으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파이브가이즈의 경우 기업 철학에 따라 매장 내 냉동고가 없고, 신선한 재료를 직접 손질하는 등 재료 보관과 원재료, 재고 등에 대한 부담이 큰 만큼 해당 요인도 한화갤러리아에게는 큰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파이브가이즈는 1986년 미국에서 시작된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로, 신선한 재료와 주문 즉시 조리 원칙을 바탕으로 한다. 2023년 강남 1호점을 시작으로 압구정, 광교 등 7개 매장이 있으며 오는 25일 서울 용산에 8호점을 연다. 올해 1월에는 일본 법인을 설립했고, 향후 7년간 20개 점포 오픈 계획도 세웠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