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산업군 육성은 일자리 창출과 이로 인한 인구 유입, 인프라 확충 등으로 이어져 울산지역 부동산 가치를 끌어올리는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일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앞세운 자동차 분야는 울산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손꼽힌다. 특히 울산 미포국가산단에 7조원을 들여 건립할 국내 최대 규모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2029년 완성되면 기존의 산업인프라와 연계해 자율주행차, 산업용 로봇 등 AI기술 융합을 통한 새로운 산업 생태계도 형성될 전망이다.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로 장기침체에 빠져 고전하던 조선해양업계 역시 전세계적인 친환경 정책 강화에 따라 반등했다. 특히 울산에는 국내 1위인 HD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580여개 조선업체가 위치해 있어 이러한 변화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9조원을 투입해 세계 최초로 TC2C 기술을 상용화해 연간 180만톤 에틸렌을 생산능력을 갖춘 석유화학공장을 건립하는 ‘샤힌 프로젝트’가 내년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미 글로벌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주력 산업 외에도 신재생에너지를 강조하는 새정부를 맞아 수소, 해상풍력, 이차전지 개발이 속속 진행되면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울산시는 대한민국 수소경제 시대를 선도하는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한국남부발전과 총 공사비 6000억원 규모 ‘청정수소 전소발전 사업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미포국가산업단지 내 부지에 울산 최초의 청정수소 전소 발전소(135㎿ 규모)를 구축할 계획이다.
해상풍력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말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 에퀴노르와 울산 앞바다에서 추진 중인 750㎿급 '반딧불이 해상풍력사업'의 기본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사업은 울산항 동쪽 70㎞ 해역에 부유식 풍력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이며, 이는 향후 아시아 최대급 해상풍력 거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울산이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됨에 따라 약 13조원 규모의 민간투자가 진행되며 2조원대 현대자동차 전기차 전용공장이 조성되는 등 굵직한 산업 개발도 이어질 계획이다.
울산이 기존의 주력산업에 더해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에도 나서면서 일자리 창출, 인프라 확장 등과 함께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올해 4월 울산 지역의 개별주택가격은 전년보다 1.3% 상승했다. 구·군별로는 남구가 1.62%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이어 울주군 1.25%, 중구 1.20%, 북구 1.15% 등이 뒤를 이었다. 미분양 주택도 줄어들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울산 미분양 주택은 총 3726가구로 지난해 12월 4131가구부터 3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특히 울산 아파트 공급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가운데 향후 부동산 수요가 증가하면 신축 아파트 위주로 희소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울산에서 주택건설사업 승인을 받은 총 122곳의 사업장 중에서 56.5%인 69곳이 미착공 상태다. 착공에 나선 53곳 중에서도 울주군 3곳 등 총 4곳이 공사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에 최근 주거 선호도가 높은 울산 남구에 공급된 ‘문수로 센트레빌 에듀리체’는 정당계약 시작 2개월 만에 조기 완판(완전판매)되며, 신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울산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증명했다.
지역 내 신축 아파트 희소성이 높아짐에 따라 신규 분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이 오는 8월 과거 한화케미칼 사택 부지를 개발하는 ‘한화포레나 울산무거’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5층, 8개동, 전용면적 84~166㎡, 총 816가구로 중대형 평형 위주로 구성된다.
이밖에도 연내 중구 다운동 울산다운2지구 C-1블록에 644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며, 북구 중산동에서도 939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공급이 계획돼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울산은 전통적인 산업수도로 자동차, 조선, 석유 등 기존 주력 산업 이외에도 정부에서 강조하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신산업까지 범위를 넓히면서 지역 가치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며 “산업 발전은 곧 부동산 수요 증가, 가치 상승, 인프라 확장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부동산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권혁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khk0204@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