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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중 하나생명 대표, 디지털 보험시장 진출 탄력받나

유선희 기자

ysh@

기사입력 : 2020-02-24 00:00

플랫폼 전용 상품 출시 계획 ‘디지털 보험사’ 신호
인슈어테크 시동 건 하나금융, ‘생보 성장’도 관심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하나생명의 디지털 보험시장 진출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한 하나금융지주가 디지털 종합손해보험사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생보 역시 디지털과 관련한 새 전략을 구축하는 모습이어서다. 주재중 하나생명 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 보맵과 양해각서 체결…시너지 기회 모색


하나생명은 보험 전문 인슈어테크 기업 보맵과 디지털 플랫폼 혁신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보맵은 모바일 보험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으로, 보험 가입부터 보험금 청구까지 원스톱 서비스 등의 소비자 친화적인 서비스로 주목받는 보험 플랫폼 중 하나다.

최근에는 글로벌 인슈어테크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해 동남아 시장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두 회사는 상품 개발과 판매, 마케팅 등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모든 부분에서 협업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나생명은 디지털 보험시장에 특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험 종합 플랫폼을 갖고 있는 보맵은 Open API 및 데이터 전략 등의 기술력을 공유할 계획이다.

우선 상품개발을 위한 공동 TFT를 구성하기로 했다. 손님의 니즈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디지털 전용 보험상품과 보맵의 제휴 사업자를 위한 플랫폼 전용 보험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보맵은 최근 기업 대상의 비즈사이트 개설, 국내 다양한 플랫폼 기업과 제휴로 B2B사업도 확대하고 있어 하나생명으로써는 긍정적인 요소다.

아울러 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공유하고 양사의 영업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는 프로모션 및 마케팅도 공동으로 기획하며, 디지털 보험에 특화된 Open API 사업모델 및 데이터 전략도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주재중 하나생명 대표이사는 “국내 인슈어테크를 선도하는 보맵과 파트너가 되어 매우 기쁘다”며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차별화된 하나생명의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보맵의 앞선 플랫폼 및 데이터 전략을 통해 양사의 성장은 물론, 손님께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선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하나금융의 ‘디지털 보험사’ 포부 주목받는 이유

보맵과 하나생명의 인연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하나생명, 하나캐피탈, 하나벤처스 등 계열사 3곳은 신기술투자조합을 결성해 보맵에 85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투자는 단순 스타트업 투자로 해석할 수만은 없다.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하나금융은 보험업 포트폴리오가 약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하나생명은 국내 생보업계서 중·소형사에 속해 비은행 부문 기여도가 낮았고, 손보사는 아예 갖고 있지 않아 미진출 사업 부문이었다.

게다가 보험사들은 인간 행동 패턴과 사회 문화의 변화를 반영하는 각종 통계에 따라 상품을 설계하고 판매 전략을 짜야 하는데, 이를 단독으로 분석해내기는 어려움이 있다.

보험사들이 영업을 하는데 필요한, 방대하고 유의미한 데이터를 가진 ICT기업이나 인슈어테크, 테크핀 기업들과 손잡는 이유다. 하나금융이 인슈어테크 기업에 관심 갖는 배경도 여기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금융은 최근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생보-손보 라인을 구축했다. 하나금융은 지난 14일 한국교직원공제회와 더케이손해보험 주식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대상 지분은 70%로 매매대금은 약 770억원이다. 하나금융이 더케이손보를 인수하면서 강조한 부분은 ‘디지털’이다.

현재 더케이손보는 자동차보험이 주요 상품이지만, 하나금융은 더케이손보의 디지털 종합손보사로의 전환을 공표하고 글로벌 디지털 손보사를 벤치마킹하고, 역량을 분석하는 등 전반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상태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혁신적인 디지털 손보모델을 통해 신규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많은 손님들이 손쉽게 보험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금융의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배경에서 하나금융이 인슈어테크사와 손잡는 건 온라인 보험 시장에 특화하려는 전략이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선 하나금융이 더케이손보 사업 방향을 세우고 손보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하나생명 역시 디지털 역량 확대에 대대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디지털 생보사’ 죽 쑤는데…성공할까

생보사가 온라인 시장에 진출한 후 시간이 꽤 흘렀지만 성장성에는 의문을 던지는 사람이 많다. 2012년 국내 최초 디지털 생보사로 출범한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생보사 온라인 시장점유율 1위지만 실적은 긍정적이지 못하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설립 이후 6년 동안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다. 설립 첫해인 2013년 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4년 167억원, 2015년 212억원, 2016년 175억원, 2017년 187억원, 2018년 168억원 등 매년 적자를 기록해왔다.

2019년 1~3분기에도 10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실적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설계사 중심의 대면 채널이나 텔레마케팅·홈쇼핑 등 생보사 정통 비대면 채널의 아성을 넘지 못한 한계가 컸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온라인마케팅(CM)채널의 초회보험료는 159억6000만원으로, 대면 모집 채널 초회보험료 5조3669억여원에 비하면 0.2%도 되지 않는 미미한 수치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새 보험에 가입해 내는 첫 번째 보험료로 보험사의 영업력과 성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종신이나 사망, 연금보험 등 생보 주력 상품은 보장 기간이 20~30년으로 길고 특약이 복잡해 비대면 채널에 적합하지 않은 특징이 있다.

반면 손해보험 상품은 기간이 짧고 금액도 저렴해 모바일에 적합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생보사들이 온라인 채널에서 힘을 못 쓰는 이유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녹록지 않은 사정을 고려하면 디지털 보험을 강화하고 나선 하나생명 역시 어려운 숙제를 안게 됐다.

현재 하나생명은 ‘하나1Q다이렉트 보험’이라는 온라인 몰을 운영하고 있지만 성과는 저조하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초회보험료에서 CM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0.2%(3300만원)에 불과해 온라인을 통한 고객 유입이 무의미한 수준이다.

◇ 꾸준히 성장하는 건 긍정적...관건은 ‘신뢰 확보’

규모가 작긴 해도 생보사 CM채널이 꾸준히 커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11월 CM채널 초회보험료는 전년 동기 121억7200만원과 비교하면 31%가량 늘어난 것이다.

초회보험료가 늘어난다는 건 디지털 강화 시도들이 제법 효과를 봤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올해 역시 업계 1위 삼성생명을 필두로 거의 모든 생보사가 디지털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나선 만큼 CM채널의 성장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CM채널 성장의 관건은 생보사들이 그간 고수해왔던 영업 방식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있다. 계약이 수십년씩 이뤄지고 사망에 이르러야 만기가 도래하는 보험상품 특성상 온라인 채널에서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보험업권도 정보 비대칭성이 많이 완화하는 추세지만, 모든 연령층에서 고객 신뢰를 확보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대면 판매 조직 체계가 워낙 견고해 신생 디지털 보험사들이 안착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모바일이나 인터넷 등 비대면에 익숙한 2030세대가 중장년층에 진입하기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 보험연구원이 최근 연령대별로 채널 선호도를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0대 이상은 대면 채널에 대한 선호도가 86~88% 수준인 반면 20대는 59.5%였고, 인터넷 등과 같은 직판 채널 선호도는 50대 이상은 2~3%, 20대는 39.5%로 집계됐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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