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임차한 선박(왼쪽)이 해상 블렌딩을 위한 중유를 다른 유조선(오른쪽)에서 수급 받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8일 업계에 따르면 SKTI는 지난 7일 국내 업계 최초로 실시하고 있는 ‘해상 블렌딩 사업’ 규모를 일평균 약 2만3000 배럴 수준에서 내년까지 9만 배럴까지 약 4배 확대하기로 확정했다.
이 회사는 SK이노베이션의 석유제품 수출과 트레이딩을 도맡아 하는 자회사다. 내년 4월부터 일 4만 배럴 규모의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SK에너지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가 본격 가동되면 SKTI는 일 13만 배럴의 저유황유를 공급하는 아·태지역 최대 업체로 도약할 수 있다.
서석원 SKTI 사장은 이와 관련 “내년부터 시행되는 ‘IMO 2020’ 규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저유황중유 사업을 키워 시장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며 “업계와의 상생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생태계 조성에 나서는 등 사회적가치도 창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행보는 김준닫기


‘IMO2020’는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부터 해상 연료유의 황산화물 함량을 3.5%에서 0.5%로 대폭 감축하는 규제로써 내년부터 해상 연료유 시장은 황산화물 0.5% 미만의 저유황유 중심으로 재편될 예정이다.
석유제품 해상유 시장은 연간 약 16억 배럴에 육박하는 대규모 석유제품시장이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고유황중유 수요가 올해 일 350만 배럴에서 내년 일 140만 배럴로 약 40% 가량 감소하지만 저유황중유 수요는 동 기간 일 10만 배럴미만에서 100만 배럴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박용 경유는 일 90만 배럴에서 200만 배럴까지 증가가 예상된다.
SKTI는 ‘IMO2020’의 영향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선박 연료유 시장에 선제적으로 제품 공급량을 크게 늘려 경제적가치를 창출할 계획이다.
SKTI 관계자는 “글로벌 연료유 시장 재편 속에서 선제적으로 저유황중유를 도입하고자 하는 선사들이 늘고 있고 2020년 말에는 과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높은 수익성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IMO2020’ 규제는 SKTI에게는 새로운 사회적가치 창출 기회가 되고 있다. SKTI는 업계 간 연대를 통해 환경 규제로 인한 변화에 맞서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SKTI는 지난 3월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정부 기관과 현대상선과 같은 조선·기자재업계와 ‘친환경설비(스크러버) 설치 상생펀드 조성’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스크러버(Scrubber)는 선박용 황산화물을 저감하는 장비. 바닷물을 이용해 선박에서 나오는 황산화물을 정화한다.
SKTI는 이 사업을 통해 총 19척의 선박에 스크러버를 장착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 유럽 기자재업체가 주도하는 스크러버 시장에 국내 중소업체를 발굴해 함께 스크러버 장착사업을 진행함으로써 중소업체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내 관련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게 된다.
SKTI가 설치 중인 스크러버는 해수로 배기가스를 세정 시 미세먼지 배출량도 상당량 줄어드는 효과도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