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큰 손실은 TV·모니터 사업을 담당하는 MS본부에서 발생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4.4%를 기록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1900억원대 적자를 봤다. 더 큰 문제는 매출이 계속 줄고 있다는 점이다. 2분기 매출이 4조393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1%, 전년 동기보다 14% 감소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LCD에 이어 OLED TV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영향이다. LG전자는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힘겨운 모습이다. 올 상반기 LG전자 판매금액 기준 글로벌 TV 점유율은 15.3%로 작년 16.1%에서 0.8%포인트 하락했다.
하반기에도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TV 수요는 정체 국면인데 경쟁은 더 심해졌다. 2024년 TV 평균 판매가격이 2023년보다 3.8% 하락했는데, 올해 상반기엔 전년보다 2.5% 떨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 내수 부진으로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지속하고 있어 강도 높은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에 LG전자는 최근 MS본부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대상은 50세 이상이거나 성과가 낮은 직원이다.
상반기 실적을 지탱한 HS(생활가전)·ES(에어컨)본부도 하반기 부진이 예고된 상태다. 미국 관세에 따른 비용 부담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미국 트럼프닫기

LG전자가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판매 가격을 올린다면 추가적인 수요 둔화가 불가피하다. 미국은 부가가치가 높은 프리미엄 가전 제품 중심 시장이라 LG전자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 있다.
김이권 LG전자 HS경영관리담당 전무는 지난달 25일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가전 수요 회복 시점 예측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면서 "미국·멕시코 생산지에서 공급을 확대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나마 VS(전장)본부가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기존 핵심 사업본부 부진을 만회할 정도는 아니다. 오는 9월말 미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라는 변수도 맞는다.
조주완 사장이 밀고 있는 다른 신사업인 AI 플랫폼 서비스, 구독, HVAC 등도 아직 별도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단계일 정도로 사업 규모가 크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가 올 3분기 매출 21조2000억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 3분기와 비교해 각각 4%, 20%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2.8%로, 3%대를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