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사진=르노삼성자동차.
20일 자동차 업계에 다르면 르노삼성이 지난 14일 국내 출시한 르노 소형차 ‘클리오(CLIO)’에서 삼성 고유 엠블럼을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르노 측은 “수입된 차량에 대해서 르노 엠블럼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업계는 삼성과의 이별을 위한 절차로 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르노삼성이 국내에 출시한 차량에서 삼성 엠블럼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에도 르노 엠블럼을 장착해 판매했지만, 승용차에 르노 엠블럼을 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르노 본사로부터 수입·판매하는 QM3의 경우 르노 엠블럼을 요구하는 고객에게 르노 엠블럼을 부착해 출고하고 있다. 또 2015년에는 대리점 SI를 삼성을 상징하는 파란색에서 르노의 노란색으로 바꾼 바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삼성 브랜드 지우기 수순에 관한 일부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클리오에 르노 엠블럼을 사용한다고 해서 앞으로 삼성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 실적악화에 비싼 브랜드 사용료까지
일각에선 실적 악화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르노삼성의 지난해 매출액은 6조70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늘어났다. 반면 영업이익은 40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5% 줄어들었으며, 당기순이익 역시 감소했다.
여기에 매년 삼성전자에 매출의 0.8%에 달하는 브랜드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르노삼성차가 삼성 로열티 명목으로 삼성카드에 지불한 배당금은 426억원이었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아직 파트너십을 중단할 생각은 없다”라면서도 “2020년 계약 종료 이후 결정에 대해선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르노삼성과 삼성은 2010년 브랜드 사용 계약을 연장했다. 계약 만료 기간은 2020년 7월이다. 르노삼성이 2000년 삼성자동차를 인수한 이후 삼성카드가 2대 주주(지분 19.9%)로 남아있는 점 외에 양측간 별다른 교류는 없는 상태다.
유명환 기자 ymh753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