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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프랜차이즈 ‘을의 눈물’ 닦아줄까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7-07 14:09 최종수정 : 2017-07-07 14:15

프랜차이즈 규모 100조원 시대…가맹 분쟁 조정 신청 28%↑
더 강력해진 공정위…합의 이행 후 시정조치 면제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퇴직한 중장년층과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을 발판삼아 빠르게 성장한 국내 프랜차이즈산업이 가맹본부의 ‘갑질’과 오너의 일탈로 위기를 맞았다. 분쟁 조정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피해 가맹점주들의 피해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정부가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며 본격 프랜차이즈산업 손보기에 나섰다.

◇덩치 커진 만큼 늘어난 가맹 분쟁

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산업 규모는 지난해 기준 100조원 이상이다. 1999년 45조원에서 20년 만에 약 2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산업 종사자도 같은 기간 55만 명에서 130만 명으로 급증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지난해 기준 5273개이며 가맹점 수는 21만 8997에 달한다.

덩치가 커진 만큼 내홍도 늘어났다. 지난해 공정거래조정원에 접수된 가맹사업 관련 분쟁 조정신청은 총 593건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올해 1~5월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은 280건으로 전년 동기간대비 28% 늘어나는 등 최근 들어 증가율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분쟁 유형을 살펴보면, △정보공개서 제공의무 위반(109건)이 가장 많았으며 △허위 및 과장정보 제공(82건) △부당한 계약해지(35건) 등이 있다. 분쟁 조정을 신청하면 피해에서 구제받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가맹점주들은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당하는 등 본부의 보복이 두려워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갑질’과 오너 일탈로 뿔난 여론 앞에선 속수무책

더욱이 최근 불거진 오너의 일탈과 조직적인 가맹본부의 ‘갑질’ 앞에서 가맹점주들은 속수무책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성추행 파문이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최 전 회장의 성추행 혐의가 보도된 지나달 5일 이후 10일간 가맹점의 카드매출이 최대 40%까지 급감했다.

공정위, 프랜차이즈 ‘을의 눈물’ 닦아줄까

이른바 ‘치즈 통행세’ 의혹으로 시작돼 업무방해, 공정거래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6일 구속된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 전 회장은 자신의 친인척이 관여한 중간 회사를 통해 가맹점에 재료를 납품하는 과정에 폭리를 위해 약 5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더불어 가맹점에서 탈퇴한 점주들의 가게 인근에 직영점을 내는 ‘보복 출점’과 자신의 딸과 친인척을 ‘유령 직원’으로 올려놓고 30~40억원의 공짜급여를 챙겨간 의혹도 제기됐다. 이 일이 사회적으로 일파만파 커지며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단순한 분쟁이 아닌, 사회적인 문제로 불거지며 미스터피자 불매운동이 잇따르자 가맹점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는 상황이다.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MP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전 회장에 대한 구속을 촉구하면서도 “프랜차이즈의 특성상 불매운동은 가해자인 본사보다는 오히려 피해자인 가맹점주들과 종사자에게 더 큰 고통을 불러일으킨다”며 불매운동 자제를 호소하기도 했다.

◇공정위·정치권 ‘칼날’…프랜차이즈 ‘갑질’ 사라질까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최근 프랜차이즈산업의 잡음이 끊이지 않자 본격 수술에 나섰다. 더욱이 김상조닫기김상조기사 모아보기 공정위장이 청문회 당시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밝힌 바 있어 업계에서는 기대감과 우려감이 섞여 나온다.

최근 공정위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가맹본부와 가맹사업자 간 합의로 분쟁이 종결되더라도 가맹본부가 합의 내용을 지키지 않으면 공정위의 시정조치가 면제되지 않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공정위에 따르면 그동안 가맹본부가 합의 내용을 이행했는지 여부는 따지지 않았기 때문에 가맹본부가 ‘면피’를 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합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앞으로는 가맹본부가 합의 사항을 모두 지킨 후 시정조치 등을 면제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분쟁조정을 신청하면 거래 종료일로부터 3년이 지나도 분쟁조정을 신청해 공정위가 조사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치권에서는 본부의 ‘갑질’이나 비도덕적 행위로 가맹점이 피해를 볼 경우 법적으로 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 일명 ‘호식이방지법(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이밖에도 오는 10월부터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 통과에 따라 가맹사업법에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시행된다. 가맹본부의 △허위‧과장정보 제공 △부당한 거래거절(갱신거절·계약해지) 등으로 가맹점 사업자가 손해를 입었을 경우 본부가 피해액의 3배 범위에서 배상 책임을 지게 된다.

한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과 공정위 조사 등으로 업계는 긴장하면서도 일부 사업자들의 ‘갑질’ 근절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 소비자들의 마음을 다시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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