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그룹 경영비리 관련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닫기

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지난 달 말 신 총괄회장이 “채무자 자격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재산에 대한 즉시 강제집행이 가능하다”는 집행 공증 문서를 받은 직후이다.
신 전 부회장은 올해 1월 신 총괄회장의 증여세 2126억 원을 대납하기 위해 신 총괄회장의 주식을 담보로 한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신 총괄회장 측은 금융업체로부터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롯데제과 지분 6.8%와 롯데칠성음료의 지분 1.3%를 압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압류될 지분의 가치는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을 대신해 증여세를 납부한 2126억 원과 유사한 2100억 원 규모이다.
신동빈 회장 등 3형제는 신 전 부회장과 신 총괄회장 사이의 채무 계약이 신 총괄회장의 정신미약 상태에서 체결됐다며 ‘원천 무효’ 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8월 신 총괄회장의 한정 후견인으로 사단법인 ‘선’을 지정했으며, 신 총괄회장이 질병과 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 처리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 있다고 판단했다. 신 총괄회장의 한정 후견을 맡고 있는 ‘선’은 향후 신 총괄회장을 대신한 원고로서 소송을 이어갈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에 대한 지분 압류에 들어갈 시 신 전 부회장의 롯데제과 지분은 신동빈 회장의 롯데제과 지분을 압도하게 된다.
주식 압류시 신 전 부회장의 롯데제과 지분은 기존 3.96%에 신 총괄회장의 지분 6.83%가 더해져 총 10.79%가 된다. 이는 신 회장의 지분 9.07%보다는 많은 수준이며, 롯데제과의 지분 15.29%를 보유한 롯데알미늄에 이은 2대주주이다.
롯데제과는 그룹의 모태이자,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주축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계열사이다. 롯데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검토하고 있으며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는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분할과 합병, 분할합병을 검토하고 있다.
그룹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는 연내 상장을 추진중이며,롯데그룹 순환 출자 고리 중 54개가 호텔롯데-롯데알미늄-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상사-한국후지필름-롯데쇼핑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