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992년 정재일 사장 이후 23여년 만에 임기 3년을 채우고 물러나는 CEO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금융 공기업인 산업은행 자회사로서 그 동안 최고경영자들이 낙하산으로 내러와, 이런저런 이유로 중도에 하차한 점 등을 고려하면 영예로운 퇴임이란 말마저 나온다.
특히 3년간의 재임기간 동안 강력한 리더십과 영업드라이브 정책 등으로 실적 향상을 거둬, 회사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한편, 30일 임시주총은 청와대의 인사검증 절차가 끝나지 않아 후임 대표이사 선임이 연기됨에 따라 신임 감사와 사외인사만 뽑을 것으로 보인다.
◇ 23여년 만에 중도하차 CEO행진 기록 멈춘다
지난 2012년 5월 2일, 제 19대 산은캐피탈 사장으로 취임한 김영기 대표의 퇴임 일정이 당초 계획에서 2주일 정도 미뤄질 전망이다. 후임 사장에 대한 인사 검증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2선 후퇴 일정이 지연됐지만, 지난 1992년 제 9대 대표이사인 정재일 사장 이후 지난 23여 년간 이어져 온 역대 CEO들의 중도하차 행진이란 불명예스러운 딱지를 말끔히 떼어낸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회사 측 관계자는 “지난 1999년 한국기술금융과 산업리스가 합쳐 산은캐피탈로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총 8명의 대표이사가 취임했었다”면서 “통상 3년의 임기를 마친 CEO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김영기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CEO들은 △후배에게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서, △실적 악화에 책임져야 하니까, △현대차 비리에 연관되어서, △증권사로 옮겨야 해서, △퇴직 압력 때문 등 중도하차 이유도 다양했다. 최고경영자가 비전을 갖고 장기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하는데 중간에 물러나면 회사의 성장에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제기한다.
이와 관련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 자회사로서 탄탄한 경영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이 같은(역대 CEO들 중도 하차 행진)이유 등으로 회사 실적이 들쭉날쭉했다”고 말했다.
◇ 재임 3년간 실적 호조로 제2의 전성시대 이끌어
그러나 지난 2012년 5월 산업은행 수석 부행장 출신인 김영기 사장이 취임하면서 강력한 리더십과 사업다각화 정책 효과 등으로 제2의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회사 측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김 대표는 취임 이후 리스 및 IB금융 등 기존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내부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수입차 리스 등 신규 사업 확대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지난 3년간 괄목할 만한 경영성과를 거뒀다. 특히 지난해는 회사 설립 이래 가장 많은 1012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한 해였다.<표 참조> 자산 역시 4조 원대로 성장하면서 기업금융 시장에서 지배력도 한층 탄탄해지면서 마켓리더의 자리도 다시 되찾았다. 금년 1분기도 이 같은 성장 기조가 계속되면서 320억 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여신금융협회 한 관계자는 “산은캐피탈이 지난 3년간 수익성 위주의 포트폴리오 재구축 등을 통해 우량 캐피탈업체로 재도약했다”며 “이로 인해 캐피탈업계에서 기업금융 부문의 선도 지위를 확고히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퇴임이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회사 측 관계자는 “지난 3년간의 괄목할만한 실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금융공기업 자회사란 특수성 때문에 아쉽게도 연임에 실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 30일 임시주총서 신임 대표이사와 감사 선임 예정
다만 후임 사장 인선이 차질을 빚으면서 김 사장의 경영일선 퇴임은 다소 지연되게 됐다. 이에따라 오늘(30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선임 건을 제외한 감사 및 비상임 이사직인 사외이사 선임 안건만 처리할 계획이다. 알맹이(신임 대표이사 선임)가 빠졌다고 하지만 한 달 넘게 공석 중인 감사를 선임하게 됐다는 점에서 회사 관계자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26일 정기주총에서 이당영 감사가 3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면서 아직 공석 상태다. 캐피탈업계의 전언에 따르면 신한은행 지점장 출신인 김형닫기

또 최정상 사외이사가 이번 임시주총에서 임기 2년을 끝내고 물러남에 따라 후임으로 김 모(某) 대학교수를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 관계자는 “감사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았던 최정상 사외이사가 2년의 임기를 끝내고 퇴임함에 따라 대학교수인 김 모(某)씨가 후임으로 내정됐다”면서 “상법상 규정에 따라 감사위원회 위원장은 송정환 사외이사가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감사위원회의 위원장은 상법상에 의해 사외이사 중 한명이 맡게 돼 있다.
〈 최근 3년간 산은캐피탈 주요 재무제표 현황 〉
(단위 : 억원)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