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74조5663억원, 영업이익은 4조6761억원으로, 잠정치와 거의 일치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55.2% 줄었고, 시장 전망치도 25% 이상 하회했다.
이번 실적 부진의 중심에는 반도체(DS) 부문이 있었다. 2분기 DS부문 매출은 27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고작 4000억원으로, 1년 전 6조4500억원에서 무려 94% 가까이 감소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매출이 큰 변동 없이 유지됐음에도 이익이 급감한 것은, 재고자산 평가손실과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이 대규모로 반영된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에서 보수적인 재무 정책에 따라 손실을 반영했으며, 비메모리 부문에서도 충당금과 저조한 가동률로 수익성이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HBM에서 경쟁사보다 부진한 것이 뼈아프다. 삼성전자는 2분기 HBM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증가했고, 이 중 HBM3E가 차지하는 비중이 80% 후반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AI 가속기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 HBM3E 품질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한 게 부진한 실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와 달리 엔비디아 HBM3E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는 2분기 영업이익이 9조2000억원에 달한다.
시장 관심은 내년 본격화할 HBM4 사업 계획에 쏠려있다. 삼성전자는 "HBM4 제품 개발을 완료해 주요 고객사들에게 샘플을 출하했다"고 말하며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과 경쟁을 예고했다.
비메모리 사업 정상화도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 새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7에 탑재한 '엑시노스 2500'를 신규 모델에도 추가 공급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엑시노스 2500은 삼성전자 시스템LSI가 설계하고 파운드리가 3나노 공정으로 생산한 스마트폰용 칩이다.
이어 최초로 2나노 GAA 공정을 적용한 '엑시노스 2600'도 선보일 계획이다. 내년초 출시할 자사 플래그십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혁만 상무는 "파운드리와 긴밀히 협력해 엑시노스 2600를 개발하고 있다"며 "2026년 상반기 주요 고객사 플래그십 모델 진입을 위해 성능 및 수율 확보를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엑시노스 2600은 전작 대비 큰 폭의 성능 향상을 통해 온디바이스 AI 기능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파운드리는 최근 미국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와 165억달러(약 23조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공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추가 공급 계약 가능성도 시사했다.
노미정 삼성전자 파운드리 전략마케팅 담당 상무는 "당사 선단 공정 경쟁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며 "매출 손익 확대는 물론 대형 고객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고 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