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숲은 전날 종가(8만2400원) 대비 3.52% 하락한 7만9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30일) 숲이 부진한 실적을 공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숲은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300억14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9% 떨어진 수치다. 매출은 11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올랐다. 매출 증가는 디지털 광고 대행사 플레이디가 올 3월 반영된 효과다.
구체적으로 본업인 플랫폼 부문 매출이 전 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 증가했다. 숲 관계자는 "스포츠와 게임 콘텐츠 확장으로 라이트 유저 유입이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숲은 그간 현금성 아이템 ‘별풍선’을 핵심 수익모델(BM)으로 삼고 수익 안정성을 확보해 왔다. 하지만 별풍선 매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수익성 개선 필요성이 대두됐다. 별풍선은 플랫폼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구매해 스트리머에게 후원하기 때문에 높은 변동성이 단점이기도 하다.
숲은 비단 수익 구조만이 문제가 아니다. 대표적으로 e스포츠 등 콘텐츠 확보 전략에도 제동이 걸렸다.
숲은 지난해까지 독점 중계하던 ‘글로벌 e스포츠 월드컵(EWC)’ 중계권을 올해 치지직에게 뺏겼다. 올해부터 치지직이 한국어 중계권을 3년간 갖는다. EWC는 지난해 전 세계 온라인 시청자 5억명, 관람객 260만명을 기록한 e스포츠 대회다.
앞서 숲은 e스포츠 중계권 선점을 위해 T1 ‘페이커(이상혁)’을 앞세운 캠페인 등도 전개했지만 올해 중계권 확보에 실패했다.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3년간 글로벌 e스포츠 대회 'Esports World Cup(EWC)'의 한국어 독점 중계권을 갖는다. / 사진=네이버
이미지 확대보기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숲 MAU는 230만명으로, 치지직(263만명)보다 33만명 더 적다. 지난 5월도 숲 231만명, 치지직 257만명으로 치지직이 숲을 제쳤다.
숲은 장기 로드맵으로 내세운 AI 사업도 치지직과 치열한 경쟁한 경쟁이 예상된다. AI로 수익모델을 다각화하고 둔화된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AI를 플랫폼의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AI 리액션, AI 영상 생성, AI 채팅 분석 등 콘텐츠 제작을 자동화하거나 보조하는 기능으로 스트리머를 지원한다.
숲은 이를 통해 스트리머의 BM을 다양화하고, 플랫폼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숲 관계자는 "플랫폼 기반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해 AI 서비스 고도화, 기술 체계 정비, 글로벌 시장 확대를 과제로 설정하고 기술·운영 전반에서 기반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치지직 '모션스테이지'. / 사진=네이버
치지직은 AI를 적용한 버추얼스트리밍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네이버 사내 확장현실(XR) 스튜디오 '비전스테이지'와 '모션스테이지'를 플랫폼 내 버추얼스트리머에게 무료로 대관하고 있다.
네이버는 가로 13m, 높이 5m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원하는 배경과 인물, 모션캡처한 배우 움직임을 한 번에 표현하는 기술력을 보유 중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2회차 대관 신청자는 1회차에 비해 10배 증가했다.
이 밖에 치지직은 최근 회차별로 콘텐츠를 구매해서 볼 수 있는 ‘프라임 콘텐츠’ 서비스를 도입해 BM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치지직 관계자는 “EWC 등 다양한 콘텐츠 확보로 신규 이용자 유입이 확대 중이고 새롭게 합류한 스트리머들의 안정적 활동을 위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다양한 분야 스트리머가 팬들과 함께 개성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인프라를 고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