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사, 만성적 자본잠식에 소액주주도 떠나
FY2013(2013년 4~12월) 악사다이렉트는 자본잠식률이 20%로 마감되면서 전년(8.3%)보다 더 악화됐다. 지난해 10월 125억원을 증자했지만 누적된 적자로 인해 결손금이 2배로 늘어나 자본금을 크게 갉아먹었다.
자본잠식은 자기자본(자본총계)이 자본금(납입자본)보다 적은 상태를 말한다. 자기자본은 자본금과 잉여금, 기타포괄손익을 합친 금액으로 자본금보다 높게 나오는 게 정상이나 적자가 누적되면 잉여금을 모두 소진하고 자본금을 까먹게 된다. 시장에서는 자본잠식을 재무부실 경고로 받아들이는데 상장기업은 자본잠식률 50%가 넘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해 주식매매를 중지하고 100%가 되면 상장을 폐지한다.
이미 수년째 부실재무에 시달리던 악사는 2011년 3월에 300억원, 2012년 3월에 107억원, 2013년에 125억원을 들여 3년간 총 532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했지만 결국 자본잠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회계연도에 당기순손실 21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된 게 가장 큰 요인이다.
이러다보니 2년 전에는 소액주주들이 대거 빠져나갔다. 2011년 9월부터 소액주주들은 악사다이렉트의 대주주인 AXA S.A(프랑스 본사)에 주식매수를 청구했으며 덕분에 AXA S.A는 지분 5%를 소액주주로부터 매입해 99.5%를 보유하게 됐다. 소액주주들이 떠난 이유는 악사다이렉트가 수년간 이익배당을 하지 못한데다 계속된 적자로 상장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 하이카, 자본잠식률 60% 넘어 가장 심각해
지난해 9월 300억원을 증자한 하이카다이렉트는 자본잠식률이 63.2%로 전년(64.7%)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위험수위다. 당기순손실이 87억원에서 177억원으로 늘어나 증자를 하고도 자기자본이 134억원 감소한 것. 대주주인 현대해상(지분 100%)이 하이카를 설립한 이후 5차례에 걸쳐 자본금을 1700억원까지 늘렸지만 결손금이 1049억원에 달해 자기자본(624억원)이 반토막 났다.
FY2013 손해율은 95.3%로 3년 연속 90%를 넘었으며 자동차보험 비중이 100%에 달해 포트폴리오가 한편에 쏠려있다. 자동차보험만 취급하는 전업사의 한계라는 지적에 따라 작년 12월 책임보험, 비용보험, 상해보험 등을 추가해 종합손보사로 변모했다. 지난 3월에는 자동차보험 고객을 기반으로 운전자보험을 출시해 적자탈피를 시도하고 있다. 이익창출에는 2~3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더케이, 증자 1년 만에 또 잠식 ‘말짱 도루묵’
온라인사 중에 가장 건실했던 더케이손보도 자본잠식의 늪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고 적자로 전환돼 이익잉여금이 모두 소진되면서 자본금 5.1%가 잠식됐다. FY2013에 발생한 35억원의 결손금이 자본금(1000억원)을 깎아먹은 것이다. 대주주인 교직원공제회(지분 100%)로선 2011년, 2012년에 각각 200억원, 100억원을 유상증자를 통해 수혈해 줬지만 1년 만에 도로 아미타불이 된 셈이다.
사업비율은 17.1%로 업계 최저이나 손해율이 90.6%를 기록하면서 보험영업에서 111억원의 적자가 났다. 불행히도 자산수익률마저 2%대라 투자영업이익(75억원)이 보험영업의 손해를 메워주지 못했다. 자동차보험 비중은 88%인 반면 장기보험은 4%밖에 안 되는 온라인사 특유의 영업구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는 보험영업에서 생긴 손실을 투자영업이익으로 메우는 구조라 장기보험 비중이 클수록 이익에 유리하다”며 “그러나 자동차보험은 1년 만기상품이라 보험료를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없어 투자이익이 많이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보험이 다이렉트채널로 팔기 쉬운 만큼 온라인사들은 자동차보험에만 전업하거나 편중돼 있는데 손해율 역시 높다보니 만성적인 자본잠식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 온라인 3사 자본현황 〉
(단위 : 백만원)
* 출처: 각 사 (2013년 12월말 기준)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