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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프로젝트’ 오카도, 진퇴양난…롯데의 결단은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19 16:22 최종수정 : 2026-03-19 17:25

1호 부산 CFC 가동 7월~8월 초 예정
지주서 감사 돌입…사업성 향방 주목

오카도 부산CFC 조감도. /사진제공=롯데쇼핑

오카도 부산CFC 조감도. /사진제공=롯데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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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롯데쇼핑이 추진 중인 ‘1조 프로젝트’ 오카도 사업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핵심 추진자인 김상현 전 롯데유통군 HQ 부회장이 물러난 데다, 첫 고객풀필먼트센터(CFC) 가동까지 지연되면서 사업동력이 약화된 영향이다.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투자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주문하면서 오카도 프로젝트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첫 번째 고객풀필먼트센터인 부산 오카도 CFC의 가동 시점이 하반기로 늦춰질 전망이다. 당초 올해 5월께 가동을 목표로 했지만 현재로선 7월 중순에서 8월 초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1호 CFC는 착공 당시 2025년 말 가동을 목표로 했던 사업이다. 롯데쇼핑은 2023년 12월 5일 기공식을 열고, 공사가 완료되는 2025년 말부터 경남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과적으로는 당초 계획보다 가동 일정이 두 차례 밀렸다.

현재 오카도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롯데마트 관계자는 “기존 계획은 올해 상반기였으나 지속적인 정비와 테스트로 가동 시점을 7월 중순이나 8월 초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카도, 롯데쇼핑 ‘미래’에서 ‘부담’으로

오카도 사업은 김상현 전 롯데 유통군HQ 부회장이 주도한 ‘1조 프로젝트’다. 2022년 오카도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뒤, 2023년 부산에 첫 고객 풀필먼트센터(CFC) 건설에 착수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온라인 그로서리 1번지’ 도약을 목표로 한 전략적 투자였다. 글로벌 유통 플랫폼인 오카도의 자동화·물류 기술을 도입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었다. 롯데쇼핑은 이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자해 전국에 최대 6개의 CFC를 구축할 계획도 세웠다.

다만 사업을 설계한 김 전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내부 추진 동력이 약화된 모습이다. 여기에 핵심 거점인 1호 CFC 가동 지연, 2호 고양 CFC 공사 일시 중단 등 차질이 생기면서 사업 전반에 대한 재검토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특히 업계에서는 오카도 사업이 구조적으로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은 이미 쿠팡과 컬리, SSG닷컴 등이 지난 10여 년간 자체 물류망과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왔다. 이 과정에서 다수 유통업체들이 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사업을 철수한 사례도 적지 않다.

반면 롯데쇼핑은 후발주자로서 외부 플랫폼인 오카도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초기 투자 부담이 큰 데다, 시장 안착까지 시간이 필요한 구조라는 점에서 수익성 확보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대규모 설비투자가 선행되는 CFC 사업 특성상 가동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투자 효율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 재검토?…“통상적 감사일 뿐” 일축

이런 가운데 올해 초 롯데지주가 오카도 프로젝트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면서 사업 전반에 대한 점검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1월 열린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명확한 원칙과 기준 하에 투자를 집행하고, 이미 투자가 진행 중인 사업이라도 지속적으로 타당성을 검토하며 세부사항을 조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기조에 따라 주요 투자 사업에 대한 점검이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정준호 전 롯데백화점이 추진하던 타임빌라스 역시 롯데지주가 감사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표이사가 교체됨에 따라 6년 만에 진행된 통상적인 감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오카도 사업을 두고 전략적 선택의 기로에 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이미 집행된 만큼 사업을 전면 중단하기보다는 속도 조절이나 투자 재조정 등이 거론되지만, 수익성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일부 사업 축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카도와의 계약 구조상 사업 중단 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와 사업을 지속할 경우 부담해야 할 비용 사이에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이 부산 오카도 CFC에 투자한 금액은 2000억 원 가량이다. 여기에 지난해 4월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을 도입한 신선 장보기 앱 ‘롯데마트 제타’를 출시하며 사업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대규모 투자가 이미 진행된 상황에서 향후 사업 방향에 따라 롯데쇼핑의 온라인 전략 전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결국 오카도 프로젝트의 향방은 신동빈 회장의 판단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오카도 CFC 가동이 지연되고 있는 데는 정밀 테스트 등 이유가 있겠지만 사업성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과 가동 시점부터 인건비와 물류 등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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