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롯데쇼핑과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의 야심작 ‘롯데마트 제타’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롯데마트 제타’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그로서리 전용앱으로, 롯데마트가 전개하는 미래형 점포모델인 제타플렉스의 온라인 버전과도 같다. 롯데가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에서 쌓은 그로서리 노하우에 AI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앱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2022년 11월 한국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오카도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2030년까지 1조 원을 투자해 전국 6개 지역에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 Ocado Smart Platform)’을 적용한 최신 물류 시설을 구축, 2032년에는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 5조 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다졌다.
이어 롯데쇼핑은 지난해 오카도 사업을 이커머스 사업부인 롯데온에서 롯데마트로 이관했다. 롯데쇼핑 내 그로서리 사업을 온·오프라인 통합으로 롯데마트가 전담하면서 그로서리의 전문성을 가진 롯데마트가 맡게 된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롯데마트 제타’는 롯데쇼핑이 추진하는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 공략의 첫걸음이다. 이 앱은 사용자 개개인에게 맞춤형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AI 장보기’가 특징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스마트 카트’는 롯데마트가 자신하는 핵심 콘텐츠다. 버튼 터치 한 번으로 10초 내에 개인별 맞춤 장바구니를 완성하는 것이 차별점이다.
고도화된 AI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의 지난 구매 이력을 중심으로 소비 성향, 구매 주기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고객 취향에 맞는 상품을 선정, 장바구니를 완성한다. 고객의 구매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축적될수록 더 정교한 맞춤형 장바구니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구조다.
다만 현재의 ‘롯데마트 제타’가 완성형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온라인 그로서리 주문과 배송 전 과정을 다루는 통합 솔루션인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을 도입한 자동화 물류센터(CFC·Customer Fulfillment Center)가 구축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쇼핑은 OSP가 적용된 첫 번째 CFC를 부산에 짓고 있다. 2026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한다. 부산 CFC가 완공되면 상품 구색을 기존 온라인 물류센터보다 2배 가량 많은 4만5000여 종까지 늘려 고객의 선택지를 넓힌다.
배송 차량은 100% 냉장 차량으로 운영한다. 높은 수준의 콜드 체인 시스템(저온 물류 체계)으로 상품의 신선도를 최대한 유지한 채로 배송한다. 이를 통해 상품 변질, 품절, 오배송, 지연 배송 등의 고객 불편사항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카도 물류센터가 아직 완공되지 않아 현재 ‘롯데마트 제타’는 미완성이 아닌가 싶다”며 “내수경기가 안 좋고 경쟁자가 워낙 많은 시장이라 향후에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향후 앱 고도화를 통해 메인 화면에서도 AI가 사용자의 구매 성향과 주기, 선호 상품 등을 분석, 개인별 맞춤 상품을 선정해 노출한다는 계획이다. 고객으로선 불필요한 프로모션 정보와 상품 검색 없이 효율적인 장보기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