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도전 중심에는 이연수 엔씨 AI 대표가 있다. 이연수 대표는 자체 개발 대규모 언어모델(LLL) ‘바르코(VARCO)’를 기반으로 게임을 넘어 다양한 사업 분야로 소버린 AI 생태계를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21일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참가 접수를 마감한다. 해당 사업은 정부가 소버린 AI 중심 한국형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 약 20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진행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설명회'에 참여하며 참전을 선언했다. 국내 게임사 중에서는 유일한 참가자다. 엔씨 AI 관계자는 “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참여를 위해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사실 엔씨소프트는 14년 동안 AI 연구를 이어온 국내 게임업계 AI 선구자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업계 최초 AI 연구조직 ‘AI 센터’를 신설했으며, 2015년에는 업계 최초로 자연어처리(NLP)센터를 설립했다. 2023년에는 이 두 조직을 통합해 리서치본부로 재편하고 김택진닫기

이연수 대표는 엔씨소프트 AI 초창기부터 사업을 이끌어 온 산증인이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이연수 대표는 삼성SDS에서 경력을 쌓았다. 다시 모교인 고려대학교에서 데이터 추론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2013년 엔씨소프트 AI랩 팀원으로 합류했다. 이후 AI 센터장, 리서치본부장에 이어 엔씨 AI 대표까지 맡고 있다.
이연수 대표의 성과물은 단연 지난 2023년 국내 게임사 최초로 자체 개발한 LLM 바르코다. 바르코는 게임 특화 LLM으로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에 이어 두 번째로 개발된 한국어 기반 LLM이다.
이연수 대표는 엔씨 AI 출범 이후 바르코를 앞세워 적극적인 글로벌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연수 대표는 올해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5’에 참가해 LG유플러스와 협력해 바르코 기반 AI 기술을 활용해 방문객들이 자신 얼굴로 생생한 게임 캐릭터를 만들고 게임 속 대사를 연기하는 ‘나만의 AI 캐릭터’ 영상을 체험 등을 시연했다.
이 밖에 이연수 대표는 ▲오디오 ▲그래픽스 ▲챗봇 ▲기계번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을 활용한 상용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MLB, 디스커버리 브랜드를 보유한 F&F 등 국내 주요 패션기업 10곳이 엔씨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자체 AI 모델을 기반으로 서비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도 LG, 네이버, KT, SKT뿐이다. 향후 미디어, 콘텐츠 등 다양한 산업에 맞춤형 AI 솔루션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기반으로 이연수 대표도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도 경쟁력을 자신한다. 최근에는 소버린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계획까지 공개하며 정부 맞춤형 전략까지 본격화하고 있다.

엔씨 AI '바르코 비전 2.0' 오픈소스모델 글로벌 벤치마크 성능표. / 사진=엔씨 AI
엔씨 AI는 지난 16일 한국어 기반 멀티모달 AI 기술력을 집약한 총 4종(14B, 1.7B, 1.7B OCR, Video-Embedding) VARCO-VISION 2.0 멀티모달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VARCO-VISION 2.0은 이미지와 텍스트를 함께 이해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차세대 인공지능 모델이다. 여러 장의 이미지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어 복잡한 문서나 표, 차트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차별화 요소다. 한국어와 영어 모두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으며 특히 텍스트 생성 능력과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VARCO-VISION 2.0 14B 모델은 글로벌 오픈소스 VLM((비전언어모델) 최고 성능으로 알려진 InternVL3-14B(140억 파라미터)와 알리바바 Ovis2-16B, Qwen2.5-VL 7B를 능가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4종 모델 중 14B와 임베딩 모델 2종은 16일 1.7B와 OCR모델은 차주 중 공개 예정이다.
NC AI는 이번에 공개하는 4종 모델 모두를 연구용 오픈소스로 공개한다. 기업과 개인, 공공기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국민 AI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다.
이연수 대표는 "기술 고도화로 글로벌 트렌드가 텍스트만 처리하는 언어모델을 넘어 비전 모델을 함께 활용하는 비전언어모델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번 4종 모델 공개를 통해 미디어와 게임, 패션 등 버티컬 AI로 기존 국내 멀티모달AI를 선도하는 NC AI가 비전언어모델에서도 한국의 주권을 지킬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